찐 학교 - 학생 주도의 체험식, 통합 교육의 현장

지난 해 하이파에 살다가 네게브 지역의 벤구리온 스데보케 캠퍼스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을 때 유대인 이웃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었다. ‘덥고 외져서 생활은 불편하겠지만 아이들 교육은 최고다.’ 잘 모르고 왔지만 이 지역은 학부모들이 교육 때문에 이사를 올 정도로 이스라엘 내에서 교육으로 유명한 곳이라고 했다.

이곳에는 초,중학교가 하나, 고등학교가 하나 있다. 고등학교는 앞서 소개했던 사립 환경 고등학교이고 초,중학교는 공립 찐(Zin) 학교이다. 이곳이 찐 광야이기 때문에 지역 이름을 딴 것인데 아래에 네게브 개발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재단의 펀드를 제공받아서 그런지 ‘Katherine and Andre Merage Educational Campus’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진 학교는 1984년 세워진 초,중학교 과정 공립 학교로 1학년부터 8학년까지 300여명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있다.

<찐 학교 입구와 학교 안>


<2학년과 3학년 교실>


학교의 로이 교장에 의하면 찐 학교는 ‘인본주의적 가치관’을 최우선으로 하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다.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로 하여금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자신의 내적 능력에 익숙해 지도록 함으로써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하고 적극적이고 사려깊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켄 로빈슨)’이라고 말하였다. 학생의 내적 능력을 신뢰하여 그들의 숨겨진 잠재력을 개발시켜주고 스스로 깨닫고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의 특별한 점 1 : 많은 야외 활동과 체험 활동, 학부모의 적극적 참여

찐 초등학교는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서 야외 활동과 체험 활동이 많았다. 수업도 야외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반 공립 초등학교에 비해서 버스를 대절해서 가는 소풍이 많았다. 3학년의 경우 한 학기에만 해도 아침 산책로, 텔 아라드, 나할 에츠, 나홀 다비드, 엔 게디 여행, 연례 하이킹,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의 유적지나 자연으로 소풍을 다녀왔다.


이 학교는 수시로 수업을 바깥에 나가서 하는데 광야를 내려다보며 글을 쓴다거나, 조별 과제도 하고, 코스를 정해놓고 게임을 하면서 임무를 완수하는 공동체 훈련, 자연 관찰과 창작 활동 등 야외 수업을 많이 진행했다.

<야외 수업 및 소풍>

<근처 키부츠의 시설을 견학하고 배우는 수업, 마을 주민의 도자기 업체 방문>


또한 학교가 속한 미드라샤가 작은 마을이다보니 주민들은 자녀들이 이 학교를 졸업했거나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주민들은 가족 같이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서 학생들이 마을의 업체나 자영업소들을 방문해서 직접 체험하는 활동을 해주었다. 예를 들어 2학년 아이들은 동네의 한 주민이 운영하는 도자기 업체를 방문해서 직접 점토를 반죽하고 빚고 그릇을 만들어보는 작업을 했다. 또 목수 일을 하는 주민의 업체를 방문해서 나무를 직접 잘라보고 못을 박아 만드는 작업을 해보기도 했다. 학교 옆의 키부츠에도 종종 가서 농장 체험이나 가공 시설 등도 체험해보았다. 이 학교는 벤구리온 캠퍼스 내에 있다는 장점을 살려서 대학의 연구소와 시설을 직접 방문하여 견학하고 배우는 기회도 많이 가지고 있다.

<벤구리온 캠퍼스 내 연구소 견학 수업>


진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학부모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 교육에 관심을 가진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학부모가 많아서 그런지 일반 공립 학교의 경우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학부모가 강의를 하는 반면 이 학교는 거의 일,이주에 한 번씩 학부모가 강의를 하는 듯 했다. 과학계에 종사하는 부모가 와서 이번에 쏘아올렸던 베라시트 달탐사선에 관한 특강을 하거나, 건축 설계사 부모가 와서 각 시대의 건축 양식에 대해서 특강을 하였다. 노래와 뮤지컬을 하는 부모가 와서 아이들과 직접 노래를 하고 연극 공연을 하였고 양봉업을 하시는 학생의 할아버지가 오셔서 직접 양봉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작업복을 입어보고 꿀도 채취해보았다.

<로마 시대 예술과 건축 양식 학부모 특강/베라시트 관련 우주 과학 특강>

<양봉업을 하시는 할아버지의 특강/재능기부 형태로 노래를 가르쳐주는 학부모>



학교의 특별한 점 2 : 월별 주제에 따른 통합형 수업, ‘파워 오브 러닝’ 학습법

3학년의 경우 배우는 교과목은 언어, 수학, 과학, 기하학, 토라, 체육, 영어, 미술, 사회 과목 등이었다. 아이들의 수업에서 눈에 띄는 점은 토의 토론식 수업이 많다는 점이다. 언어 과목이나 수학의 경우는 해당 수준에 맞게 학습이 진행되지만 나머지 교과목의 경우는 교과에 맞게 토의하고 토론하고 발표하는 스타일이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의 지리에 대해 배우는 지리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신이 여행을 가보았던 곳에 대해서 조사하고 몇 가지 질문에 맞추어 내용을 적어온 후 발표를 하면서 지리나 지역의 특징을 배우고 있었다.


이 학교의 특별한 점은 '파워 오브 러닝' 학습법에 의한 "지식의 원 교과"였는데

그것은 통합교과 형식의 수업이었다.


예를 들면 지난 3월에는 ‘버섯’이 주제였는데 아이들은 버섯 효모와 빵을 만들 때 부풀게 하는 이스트에 대해 배웠다. 과학 교사의 지도 하에 효모를 부풀게 하는 요소와 그것을 죽게 하는 요인에 대한 실험을 했다. 또한 곰팡이 균을 배양해보는 실험도 하였다. 이어서 담임 교사와 균류에 대해 배우면서 음식의 곰팡이 균이 어떤 조건에서 생기는지, 인체의 위험성과,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식품 위생에 대해 토의를 하였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각종 음식 패키지와 박스의 겉면에 적혀있는 유통 기한에 대해 보면서 식품군에 따른 유통기한의 차이를 확인했다.

<버섯 주제를 공부하며 식중독에 관해 배우고 식품의 유통기한을 조사하고 있다./

수업을 한 버섯 농장 주인이 선물한 버섯>


다음 날에는 가데스바네아에서 버섯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힐라 카플란 씨가 와서 이스라엘에서 서식하는 버섯과 외국의 버섯류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그녀는 표고 버섯 덩어리를 반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어서 아이들은 조별로 버섯이 어떤 영양소로 이뤄져 있는지 배우고 그것을 먹으면 몸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면역력 향상과 함암 효과 등에 대해 토의를 했다.


버섯에 대한 다양한 공부를 진행하고 한달을 마무리하면서 아이들을 조를 짜서 방과 후 모여서 ‘버섯’ 요리를 한 가지씩을 만들어오게 했다. 다음날 반에서 다같이 나눠먹으며 버섯 수업을 마쳤다.

<과학 실험 수업/자유로운 교실 풍경>


"저희가 다루는 월 주제는 처음 시작, 그룹과 나, 우정과 과거 여행, 버섯, 물, 세계, 박테리아 등이었습니다. 지식 기반 수업의 틀에서 우리는 읽기, 쓰기, 독해 및 듣기 및 말하기 능력을 연습하고 있고, 지식 순환의 틀 안에서 우리는 토라를 배우고 이스라엘과 세계를 배우고 있습니다. 과학의 경우는 전문 과학 교사에 의해 대부분 실험으로 이뤄지는데 물용해도, 자기 흡인력, 열 전달 등의 원리를 어려운 이론을 책상에서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실생활과 관련된 개념으로 실험을 하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교실에서 발표하고 있는 어린이/학부모가 진행하는 과학 실험>


또 다른 예를 보면 아이들은 과학 수업에서 식물을 잘라서 각 부분과 역할을 관찰하고 식물 재배에 필요한 조건을 알아내는 실험을 하였다. 다른 날에는 학생의 할아버지가 오셔서 열매에 영향을 미치는 세가지 핵심 변수-수질(염분 수준), 비료, 빛의 양이 얼마나 되야 식물이 가장 잘 자라고 많은 열매를 맺는지 함께 알아보는 실험을 하였다. 학생들은 벤구리온 대학의 물과학 연구소에 방문해서 식물의 성장과 물의 효율성 등 실험 시설을 견학도 하였다. 아이들은 물에 대한 주제를 마무리하며 학교 텃밭에 심은 화초들을 옮겨 담을 화분을 직접 점토로 만들고 꾸민 후 화분들은 학교 바자회에서 판매하여 자선 기금으로 기증했다.

<벤구리온 대학 물 과학 연구소 내 연구 시설을 견학하는 아이들>

<할아버지와 함께 한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요소에 대한 실험/

아이들이 키운 화초를 직접 만든 화분에 심어 바자회 때 판매했다>


이러한 학교의 커리큘럼은 ‘파워 오브 러닝’ 학습법에 기반한 것으로 학습의 힘인 6가지 영역, 학생들의 상호 협조하는 대인 관계의 힘, 가치 교육의 힘, 지식 습득의 힘, 창조성의 힘, 스스로 학습의 힘, 목표를 설정하고 이뤄가는 힘을 통합적으로 길러주는 것이었다. ‘파워 오브 러닝’ 학습법은 교사들의 노력 하에 매달 주제에 맞게 다양한 방법과 체험형 스타일로 학생들의 흥미와 자기 주도 학습을 높이고 있었다.



학교의 특별한 점 3 : 사막 속의 친환경 건물

진 학교는 ‘환경 교육’에 관심을 기울이는 교육부가 선정한 ‘녹색학교’이다. 이스라엘 독립 60주년을 기념하여 이스라엘 내의 녹색학교 6개 중 한 곳으로 선정되어 사막 기후에 적합한 친환경 교사로 개축되었다. 시공사에 의하면 디자인은 환기 시스템을 높여서 여름의 냉방과 겨울의 난방을 자연적으로 하도록 디자인 되었으며 천정과 창문의 디자인은 태양광이 잘 들면서 덥지는 않게 설계되어 학생들의 성적과 기분, 건강을 향상시키는 양질의 햇빛을 제공하고 에너지를 절약하게 하였다고 한다.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전기 센서로 제어되는 효율적인 조명이 설치되었고 메인 창은 모든 교실에서 자연 환기와 통풍에 용이하게 제작되었고 사막의 기후에 맞게 설계된 건물이 지어졌다.

<자연 냉난방, 자연 채광과 환기, 통풍에 용이한 교실 설계, 사막의 기후에 맞게

지어진 친환경 건물이다>


학교 뒷 마당에는 넓직한 텃밭과 작은 동물원이 있었다. 아이들은 직접 화초를 키우고 야채를 재배하고 있었고 햄스터, 거북이, 토끼, 비둘기, 앵무새에게 밥을 주고 키우고 있었다. 학생들은 안입는 옷이나 장난감 등을 기증하거나 재활용하여서 친환경적인 습관을 생활 속에서 익히고 있었으며 학부모들이 참여하여 폐타이어나 폐자재를 가지고 재활용해서 학교 안의 의자나 테이블, 소품 등을 만들기도 했다.

<폐타이어를 색칠하고 스폰지에 천을 입혀 재활용 의자를 만들었다/

학교 텃밭과 동물원 입구>



학부모들이 말하는 학교의 장단점

장점 : 훌륭한 교사들과 훌륭한 교장 선생님이 있다. 우수한 학교이다. 학생을 존중하고 보살피는 따뜻한 학교이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매우 친절하며 교장 선생님도 격이 없이 학생들을 돕는다. 학생들이 순수하고 착하다. 아주 특별한 학교이다. 아이들을 교육하기에 참 좋은 학교이다. 학교가 잘 정돈되어 있고 아름답게 유지되어 있다. 훌륭한 학교장이 부임하고 나서 수업의 질과 학교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싶어하고 교사들의 수준과 교육의 질이 향상되었다. 부모들과 함께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개방적인 학교이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위치한 학교이다.


단점 : 학부모 참여가 지나쳐서 과도한 개입이 되기도 한다. 스포츠 과목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지역이 커져서 전학생이 많아지면서 학급의 학생 수가 증가해서 아쉽다.

<찐 학교의 도서관과 교실>


학부모로서 찐 학교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인본주의적인 시각에서는 매우 훌륭한 교육을 하는 학교이다. 교장과 교사들의 교육자로서의 자세나 수준이 높고 공교육이지만 제대로된 교육을 실현하고 있는 학교이다. 그러나 종교적인 입장에 본다면 토라 교육이나 종교 교육이 매우 약한 세속적인 학교이다. 교육부의 기준때문에 최소한의 종교 교육만 행하고 있는 듯하다.(절기 세데르도 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은 시골의 자연 환경 속에서 뛰어놀며 체험식의 학습을 하는 점은 장점으로 여겨진다. 단점은 많은 체험 활동과 야외 활동을 하다보니 교육비가 비싸고 지나치게 인본주의적이다. 하이파에서 일반 공립 학교의 일년 비용이(학비는 무료이고 보험이나 책값, 활동비 등 내는 금액) 400-500세켈 이었던 데 비해 이 학교는 1600세켈을 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부모들은 진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매우 만족하며 아이들을 보내고 있었다.

#교육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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