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과학 조기 교육 현장! 제1호 ‘키즈 과학 유치원’

과학 실험과 로봇 조립을 놀이로 배우는 만5세 아이들

내가 사는 곳에서 가까운 도시인 브엘세바는 현재 이스라엘에서 4번째 큰 도시로 하이테크 도시로서 입지를 굳히며 계속 개발되고 있는 중이다. 사이버 회사와 기업의 R&D 연구소 등을 유치하고 교육에 있어서의 과학 기술도 집중 육성하고 있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해 브엘세바에 이스라엘 최초로 ‘과학 유치원'이 설립되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이스라엘은 지식산업과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네이션’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은 첨단 지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수출이 전체 산업 수출의 50%를 차지할 정도인데 고용 인구의 7%가 올리는 성과라고 하니 대단할 따름이다.


그간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과학 교육을 중점으로 교육하는 것은 많이 보았는데 유치원에서는 어떻게 교육시키는지 궁금해졌다.


‘키즈 과학 유치원’은 외관 상은 다른 유치원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이 보였다. 그러나 내부는 일반 유치원에서는 볼 수 없는 각종 컴퓨터, 작동 레고 및 건설 키트, 로봇 실험 및 우주 관련 플랫폼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실내를 꾸며놓은 것을 보면 어린이 과학관에 온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왼쪽부터 담임 교사 인발 씨와 라쉬 재단장, 록히드마틴 대표 겸 CEO>

사진:Moshe Azulay


이 유치원은 어린이들에게 과학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Eshkol Ganim’ 프로그램에서 시작되었으며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더 어린 나이 때부터 불러 일으켜주고자 고안되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브엘세바 시, 항공 우주 기술 기업인 록히드 마틴, 라시 재단이 후원하고 있었다.


* STEM이란? STEM은 과학, 기술, 공학, 수학(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ematics)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과학 기술 관련 교육을 의미한다. 지난 20년간 이스라엘의 경제를 뒷받침했던 첨단 기술에 기반한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청소년들의 STEM심화 과정을 선택하는 것이 줄어드는 현실에서 이스라엘은 국가 차원에서 STEM 교육 육성을 우선순위로 삼고 크네셋(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국가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 Eshkol 프로그램이란? 이스라엘에는 지역마다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 센터인 ‘Eshkol Center’가 있다. 주로 6학년부터 18학년까지 학생들이 제한없이 실제 체험을 통해 더 많은 과학을 탐구하고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전문 과학 기술 교육자와 실험 장비 및 시설이 제공되는 공간이다. 부가적으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한 과학서비스와 교육도 제공되고 있다.


<과학을 이론이 아니라 실생활에 관련된 여러가지 실험을 하면서 재미있게 배운다.>


키즈 과학 유치원은 이러한 STEM 교육 육성의 일환으로 더 어린 나이인 취학 전 연령인 만5세 아이들에게 우주 천문학, 물리학, 화학 및 로봇 공학 분야를 노출시켜 과학적 사고를 개발하고 기술을 습득함으로 창의적 체험 학습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커리큘럼을 보면 특별 과학 교육을 받은 교사가 아이들과 1년 동안 300시간 이상의 과학 실험 및 연구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조기 교육이라고 해서 우리 나라처럼 ‘공부’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과학 실험을 하고 생활 속 과학 원리를 알아가고 탐구하는 체험 학습 위주의 교육이었다. '놀이를 통한 교육'이라는 이스라엘 교육의 모토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아이들은 과학 실험을 놀이처럼 재밌게 인식하고 하고 있어 보였다.


아이들이 하는 활동의 예를 보면 아이들은 화학 실험을 이용하여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 먹어보거나, 장난감 자동차를 이용하여 힘과 운동의 원리를 알아보기도 했다. 눈에 띄는 것은 레고 세트였는데 일반 유치원의 블록 장난감을 넘어선 전문 레고 로봇 세트였다. 이것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세계적으로 열리는 ‘FIRST 로보틱 컴패티션’에서도 사용되는 것으로 ‘레고 마인드 스톰(Lego Mindstorms) 로봇 키트’였다. 키트 안에는 유치원 연령의 어린이에 맞게 조각들이 들어있었는데 아이들은 움직이는 팔다리를 가진 로봇을 조립하거나, 움직이는 차량 또는 크레인 등을 만들어보고 있었다. 이 곳 아이들은 일반 유치원 아이들처럼 그림을 그리거나 만들기를 하는 대신, 로봇을 직접 만들고 조립해보면서 로봇의 작동 원리를 배우고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 팔을 이용해 물건을 집고, 바퀴를 이용해 움직이게 하면서 제어나 역학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

<레고로 노는 아이들, 레고의 작동 로봇 키트인 마인드스톰의 로봇 모습들>


납달리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의 아이들을 매혹적인 과학에 노출시키면 끝없는 경험과 도전의 세계로 이어”진다며 “유치원에서의 과학적 경험에서 아이들이 축적한 지식의 중요성은 수년 내에 입증될 것이며 확실히 중요한 개인적 및 국가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특히 과학 유치원의 공동 후원자인 록히드 마틴 사는 한국도 전투기를 수입하는 곳이라 눈에 띄었는데 마릴린 요손 회장 겸 CEO는 말하길 “이스라엘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에 능숙한 젊고, 재능있고 기술적으로 발전된 세대의 존재를 양성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유치원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STEM 관련 프로그램의 홍보”를 지속할 것이며 “모든 활동의 목표는 유치원부터 초등교육까지 이스라엘 국가의 과학 연구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후원 목표을 밝혔다.


다른 후원자인 라시 재단의 가비 대표 또한 과학 유치원을 통해 “첨단 기술 산업과 이스라엘 기술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시 재단은 이스라엘 사회를 굳건히 세우고 그 속에 존재하는 여러 사회적 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 주변부인 브엘세바 남부에 세워진 과학 유치원은 남부 어린이들에게 초기 과학적 노출을 제공하고 자연의 호기심을 강화시켜 혁신적이고 독특한 모델”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전하기도 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이스라엘의 과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한다.>


이번에 소개한 키즈 과학 유치원은 이스라엘의 교육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었다. 노출을 이용한 교육법, 체험을 통한 놀이 교육으로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하는 것이 교육의 시작이었다.


이스라엘 교육부가 이 곳을 실험의 장으로 삼아 유치원 과학 교육 커리큘럼을 체계화할 것이라고 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완성된 과학 유치원 커리큘럼을 한국에서도 보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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