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국가로의 비결, 이스라엘의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Senor와 Singer가 2009년 출간한 도서 'Start-Up Nation'은 월 스트리트 저널과 뉴욕 타임즈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20개의 언어로 번역된 책이다. 이 책은 혁신 주도의 하이테크 경제의 성공을 일군 ‘창업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을 전세계에 알렸다. 천연 자원도 없고 인구도 적으며 건국 이후 끊임없이 적들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미국인의 2배, 유럽의 30배가 넘는 벤처 캐피털 투자액을 지원받는 벤처 기업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이스라엘. 오늘은 그것을 가능하게 한 요인 중 하나인 유치원부터 고등 교육에 이르기까지의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을 알아보려고 한다.

이스라엘 STEM 교육의 역사

이스라엘의 과학 기술 교육은 1948년 국가가 건국되기 전인 1910년 대부터 시작된다. 1924년 최초로 하이파에 테크니온(이스라엘 공과 대학교)이 설립되며 토목 공학과 건축학을 교육하기 시작했고, 1925년 예루살렘의 히브리 대학에서 생물학, 화학, 유대교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1968년 초에 와이즈만 연구소가 설립되었고 데이비슨 과학 교육 센터가 운영되면서 STEM 교육 자료 작성, 교육 방법 개발, 커리큘럼 설정 및 STEM 교사 교육에 전념하게 되었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는 나라를 세우는 필요성에 따라 직업 기술 학교가 많아졌지만 기술 교육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이스라엘 주변부의 사회 경제적 배경이 낮은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후 1970년대와 1980년대 교육 시스템에 과학 기술 과정이 도입되었고 1990년대 직업 교육은 감소하고 학문 지향적인 이론적 연구가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1990년 교육부 장관 주재로 이스라엘의 과학 기술 교육의 수준과 범위를 조사하는 위원회를 열고 STEM교육을 다시 체계적으로 보완해 나갔다.


2000년대에 들어 이스라엘의 산업은 세계의 흐름에 맞게 점점 더 과학과 공학에 기반을 두게 되었고 과학 기술 교육 트랙을 선택한 학생 수가 늘어났으며 동시에 실력있는 STEM 교사가 필요한 시점을 맞는다. 현재 이스라엘 교육부는 고교 및 고등 교육에서 STEM 과목, 특히 수학에 우선 순위를 두고 교육시키고 있다. 2017-2018학년도 이스라엘 고등 교육위원회(Institute for Higher Education)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사회 학사 학위보다 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학생이 처음으로 많아졌다고 한다.

<STEM 교육을 받는 아이들, 사진:Courtesy HAFTR>


각급 학교와 군대에서의 STEM 교육

1. 초,중등 학교의 STEM 교육

과학 기술은 이스라엘 교육부에서 지정한 핵심 과목 중 하나이다. 이스라엘의 일반 학교는 10학년까지 수학과 과학 수업을 필수로 받고 있으며 STEM 심화 과정인 수학, 물리, 화학 및 생물학 선택과정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졸업 후 STEM 전문 과정인 13학년과 14학년을 계속할 수도 있다. 중등 학교(7-12 학년)에서 제공되는 과목은 다음과 같다. 과학 교과 내에서 생물학, 화학 및 물리학과 기술 교과 내의 컴퓨터 과학 컴퓨터 과학, 정보 기술, 산업 화학, 생명 공학, 컴퓨터 제조 시스템 및 기계 및 전기 엔지니어링, 그리고 다양한 수학 영역(대수, 기하학, 삼각법, 미적분학) 등이다.

<중고등학생들의 각 과목별 학습 비중(STEM in Israel: The Educational Foundation of ‘Start-Up Nation, Gili S. Drori)>


수학 과목은 12학년까지 필수이며 과학 교육(생물학, 화학 또는 환경 연구)은 10학년까지만 필수이고 11학년과 12학년에선 선택 과목이다. 이스라엘 고등학생의 35% 이상이 과학 및 기술 심화 과정을 이수하고 있으나 현재 이스라엘의 STEM 교육은 성별 불균형, 전문화된 교사의 부족, 커리큘럼 상 실제 기술적 측면의 부족과 노동 현실을 고려하지 않음, 커리큘럼의 빈번한 변경과 입학 시험 준비에 중점을 두는 등(Risk Management of Education systems: The Case of STEM Education in Israel) 다양한 문제점도 안고 있다고 한다.


이에 교육부는 STEM 교육 행정기구를 창설하고 STEM 교육 목표 설정, STEM 커리큘럼 및 관련 교육법 수립, 교실로의 ICT 도입 지원, STEM 과목에서의 학생 성취도 모니터링, 그리고 이스라엘의 '교육 시스템을 21 세기로 바꾸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2. 고등 교육과 군대에서의 STEM

2012년 통계로 이스라엘에는 8개의 종합 대학, 27개의 컬리지와 70여개의 첨단 기술 교육 기관이 존재하고 있다. 이스라엘 성인 인구의 약 46%가 고등 교육을 수료했음을 의미하며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국가 보조금과 각종 기금은 대학과 연구소에 치중해있으며 실제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의 연간 과학 기술 교육 시간(STEM in Israel: The Educational Foundation of ‘Start-Up Nation, Gili S. Drori)/UJA 후원의 STEM 교육>


이스라엘에서는 18세 인구 중 75%가 의무적으로 입대해야 하는데 STEM 교육의 흐름은 군대에서도 끊어지지 않고 각종 기회를 통해 이어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IDF는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Atuda(학문적 보호 구역)’라는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학문 및 연구 분야에서 병역을 이행하는 병역 특례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군 생활을 하며 군사 작전에 필요한 전문적인 STEM 관련 전문 기술을 가르치는 STEM 군사 훈련도 있고 우수한 신병을 기초 과학의 학문적 연구로 이끌고 국방 관련 R&D 방어 프로젝트에 임하게 하는 과정도 진행 중이다. 로켓포를 막아내는 '아이언돔'을 보며 과학이 국방력이 되는 이스라엘의 현실과 STEM 교육이 군대에서도 중시되는 것이 이해가 된다.

<각 나라별 STEM 교육 할애 시간(Bureau of Economic and Business Research)>


이스라엘이 첨단 지식 기술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된 요인 중 하나에는 STEM 교육이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다른 OECD회원 국가와 비교할 때, STEM 교과에 할애하는 시간의 비중이 7-8세의 경우 6위, 9-12세의 경우 13위, 13-15세의 경우는 19위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또한 4년마다 실시되는 수학・과학 성취도인 TIMSS(Trends in International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에 의하면 2011년 기준 이스라엘은 수학에서 17위, 과학 분야에서 12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통상 5위 안에 드는 한국에 비하면 낮은 등수이다. 국가 세금의 교육비 지원도 낮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학급 규모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으며, 고등학생의 47%만이 고등 교육 기관에 입학하는데 필요한 수준에 도달하고 STEM 및 R&D 분야에 대한 지원도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약하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이 세계 지식 경제에 선도주자로 학계, 지식 및 기술 집약 산업, 벤처 캐피털 분야에서 높은 성공률과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이스라엘에서는 학생 중 30-40%의 아이들이 커서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응답하고 부모들이 바라는 자녀의 직업 상위 세 가지도 엔지니어, 의사, 과학자라고 한다.(Koren and Bar 2009 : 2499) 이런 모습이 한국의 연예인이나 1인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한국의 학생들과 대조되며 앞으로도 이어질 과학 기술 강국 이스라엘을 가늠하게 했다.

#교육 #일반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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