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론 유치원 방문기 - 놀이와 체험으로 신체 전인적 발달을 교육합니다.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광야 지역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해 있는 알론 유치원을 방문했다. 이 곳은 만5세 대상의 간호바(취학전 반) 유치원으로 몇 년전까지는 공립 유치원이었으나 현재는 ‘Kibbutzon’ 데이케어 센터 위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세미 공립이다. 때문에 2시까지 보낼 경우 정부 보조를 제외하고 매달 560세켈 정도의 원비를 내야 한다.

<알론 유치원 입구와 놀이터 전경>


알론 유치원에는 정교사 로니 씨와 보조교사 줄리에타 씨, 시갈 씨가 스물 아홉 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주 6일로 오전 7:30부터 아이들이 오기 시작하여 8:30에 조회를 시작한다. 금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날은 1:30-2시 사이에 아이들이 하원하는데 추가로 돈을 낸 아이들은 2시에 점심을 먹고 4-5시까지 유치원에 남아 있게 된다. 이스라엘은 대부분 맞벌이 가정이라 대다수 아이들이 종일반을 하고 있었다.


유치원의 일과는 오전, 오후로 나뉘는데 크게 오전에는 조회, 간식 시간, 메인 교육 및 활동 시간, 자유놀이시간이 있었고, 오후에는 놀이터 자유놀이시간과 책 읽어주는 시간이 있었다. 이전에 살펴보았던 다른 공립 유치원들과 일반적인 내용은 비슷하기 때문에 알론 유치원 글에서는 이스라엘 유치원의 교육 커리큘럼과 활동들에 중심을 두고 살펴보려고 한다.

유치원 교육 커리큘럼 살펴보기

이스라엘 유치원에서 원의 교육 및 운영 전반은 아동 교육학 학위를 가진 정교사가 담당하고 있다. 보조 교사들은 아이를 돌보고 정리 및 진행을 돕는 역할이다. 유치원은 절기별, 월별로 다른 주제를 가지고 교육을 하고 있었는데 교육부의 기본 지침 아래 교사의 재량에 따라 유동성있게 진행되는 방식이었다. 기본적인 이스라엘 유치원의 커리큘럼은 인지기능, 정서기능, 창의성, 운동능력, 음악(노래나 춤) 영역의 발달을 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자세한 예는 다음과 같다.


한해의 시작(유대력으로 주로 9월) - 첫 만남, 선생님과 친구들과 친해지기, 유치원의 규칙 배우고 적응, 유치원 각 코너들 알아가기.

첫 달(티슈리) - 로쉬 하샤나 절기, 욤키푸르 절기, 수콧 절기 등 각종 절기에 대해 배우고 절기별 음식을 함께 먹고 관련 만들기 활동들을 한다. 로쉬 하샤나 때는 꿀과 사과 먹기, 석류 나무에 가서 석류를 관찰하고 잘라서 석류 열매 체취 후 먹어보기, 회당 견학 혹은 수카 짓고 그 안을 꾸미기 등.

함께 하기 - 게임, 대화, 열학 놀이들을 통해 친구들과의 관계 및 타인을 위한 존중을 배운다. 팀웍을 길러주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갈등을 해소하는지 가르쳐준다.

<소그룹 위주로 활동하며 더불어 사는 세상을 배우게 된다.>


나와 내 몸 - 몸의 감각과 기능, 기관의 이름과 기능을 배운다. 심장과 동맥, 오감, 촉각과 조직 및 운동 기관 등.

하누카 - 하누카 절기를 맞아 역사를 배우고 관련 음식을 먹고 만들기를 한다. 기름에 튀긴 도넛인 수브가니오트를 먹고 하누키아 촛대나 기름병, 팽이를 만든다.

나무 - 나무로 사용할 수 있는 많은 것들 알아보기, 나무로 만든 제품들 가져오기, 나무를 직접 만져보고 경험하기, 나무의 각종 열매들 알아보고 가져오기 등.

가족의 날 - 가족 사진을 가져와 각자의 가족 소개, 핵가족과 확대 가족의 의미 알기, 그 외 다른 형태의 가족도 언급, 부모님이나 조부모를 초대해서 함께 가족의 날 행사 열기.

튜비슈밧, 부림절 - 튜비슈밧 절기에 나무를 심고 식물 키우는 활동, 부림절에는 코스튬 파티 및 재미있는 테마로 한 주내 즐긴다.

<유치원 정원에 화초 심기/토마토 농장에서의 토마토 따보기>

<어린이 날이라 할 수 있는 부림절의 모습들, 다양한 테마로 매일 축제가 이어진다.>


색상 - 자연의 다양한 색깔에 대해 관찰하기. 자연에서 채취할 수 있는 색상 알아보기, 물감 색을 섞어 만드는 실험 등.

유월절 - 유월절 절기의 역사 배우기, 절기 음식과 세데르를 직접 체험 해보기, 모세 이야기에 맞는 작품이나 모형 만들기.

현충일 - 이스라엘을 지킨 순국선열들에 대해 감사하기.

독립 기념일 - 이스라엘 국가의 건국과 알리야에 대해 이야기 듣기, 건국의 선조들에 대해 배우고 이스라엘 땅의 각 지역에 대해 지도를 보며 알기.

라그바오메르 - 라그바오메르 절기에 대해 배우고 불의 혜택과 피해에 대해 배우기. 하루 날을 정해서 유치원 아이들과 가족들이 모여서 불 피우기.

예루살렘의 날 - 이스라엘의 수도 예루살렘의 유적지와 정보에 대해 배우기.

샤부옷 - 샤부옷 절기의 의미와 역사 배우기. 밀에서 빵을 만드는 과정 배우고 직접 빵 만들어보기, 샤부옷의 7가지 열매 직접 만져 보고 다른 과일이나 채소들도 가져와 분류해보기.

사계절 - 자연과 환경, 사계절에 대해 배우기. 야외학습과 체험여행 등.

<유제품을 먹는 샤부옷 절기의 유치원 식탁/올리브를 직접 따서 피클로 담궈보기>


유치원의 다양한 활동들 살펴보기

알론 유치원은 취학 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음악, 언어, 수학 사고의 발달, 과학과 자연, 운동과 체육, 독서 활동들을 하고 진행하고 있었다. 주로 아이들은 소그룹으로 활동을 하는데 자신을 표현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나와 다른 다양한 접근법과 의견들을 받아들이고 경청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한다. 아이들은 함께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사회성과 대인관계기술을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자유놀이 시간

이스라엘 유치원은 자유롭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노는 시간이 많다. 그 안에서 사회성과 협업력, 신체 운동기능 향상, 정서적 언어적 기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놀이 시간이 끝나면 아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논 것을 정리정돈 해야 한다. 이스라엘 교육부의 유치원 교육에 대한 기본 방침은 '노는 것을 통한 교육'이다. 취학 전 유치원 연령대의 성장 단계에서는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는 오감과 신체, 정서 영역이 개발되야 하는 부분에 맞지 않고 배움에 대해 어렵다는 인식과 좌절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때문에 놀면서 학습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높이고 있다.

<유치원 실내외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 놀면서 전인적 발달이 이뤄진다.>


음악 활동

이스라엘은 유치원도 그렇고 초등학교도 그렇고 노래하고 춤추는 활동이 많다. 절기별로 노래들이 많고 유치원 생일 파티를 가봐도 노래와 춤이 대부분이다. 이스라엘의 문화의 한 면일 수 있을 테고 교육의 면에서 생각해본다면 아이들은 음악 활동을 통해서 감각 기능과 운동 및 감정 정서의 영역을 기를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유치원에서 하는 다양한 예술 만들기 활동들, 예술로 오감과 정서 및 신체 기능이 계발된다.>


예술 만들기 활동

예술은 아이의 세계를 풍요롭게하고 창의력을 발휘하여 자신을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알론 유치원에서는 거의 매일 아이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예술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림 그리기부터 찰흙 만들기, 각종 재료로 조각 만들기, 붙여넣기, 모자이크 등 다양했다.


로니 씨는 ‘아이들에게 가능한 한 다양한 재료(수채화 물감, 돌, 나무, 판지, 플라스틱, 종이, 스티커 등)를 경험하고 직접 사용하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런 모든 재료를 '손으로 준비하고 사용하는 과정에서 손의 소근육을 발달하게 하고자 손 쉬운 재료(크레파스나 색연필)보다 다양한 질감과 소재를 사용하여 진행한다'고 했다. 보통 절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주제가 없이 해당 재료를 가지고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교사의 도움이 많이 없다는 점이 한국의 유치원과 비교가 되었다.


“출생부터 3세까지 아이의 뇌는 관능적 경험을 인식하고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이고 2세에서 4세 이후에 감각이 더욱 정교해지기 때문에 저희 유치원에서는 다양한 예술적 활동을 통해서 아이들의 오감을 개발시키고 있습니다.”


<유치원 정원 가꾸기/감자를 직접 캐서 구워먹기>

<동물을 돌보고 있는 아이들 / 유치원의 활동들은 실제로 체험해보고 배우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야외활동

특히 알론 유치원은 시골 지역의 특성을 활용하여 매주 1회 이상 외부에 나가 야외활동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나무를 타고 흙 속에서 뛰어놀고, 감자를 직접 캐서 구워먹어보기도 하고, 작은 동물들과 식물들도 키우고 있다. 마을의 올리브 농장과 토마토 농장에 가서 열매를 따고 음식도 만들어 보았다. 여러 모양의 꽃잎들과 나뭇잎, 가지들을 모아 각자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고 있었다.


눈에 띄는 점은 아이들이 맨발로 걸어다니며, 흙에서 뒹굴어 옷이며 머리며 지저분하다는 점이다.(유치원 놀이터도 바닥이 우레탄이 아니라 모래였다.) 그런데도 교사나 학부모 모두 개의치않는 모습들이 내게는 다르게 다가왔다. 이 마을은 네게브 광야에 있는 작은 마을로 쇼핑몰이나 아무런 편의 시설이 없다. 편리한 도시와 기계의 빠름을 선호하기보다는 자연 속에서 조금 불편하고 거칠어도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 이런 모습은 실리콘밸리의 최첨단 IT 산업을 주도하는 곳의 학교에서는 일절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쓰지 않고 옛날처럼 불편을 선택하여 손으로 쓰고 직접 몸으로 하는 교육을 한다는 점을 떠올리게 했다. 알론 유치원의 놀고 경험하는 교육도 비슷한 맥락의 교육 철학이 맡바탕에 있지 않나 싶다. 알론 유치원을 방문하여 교육 전반을 살펴보면서 놀이와 체험을 통한 배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교육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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