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공립 학교의 종교 교육

"유대인의 역사와 문화와 전통을 전수하는 의미로서 유대교 교육"


하얀 옷을 입고 유대인들을 이집트에서 건져내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유월절 행사, 토라를 받은 것을 기념하는 오순절, 광야 40년 동안 인도하시고 지키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장막절... 이스라엘에서 아이들의 학교 행사에 참석해보면 성경에 나오는 절기 행사들이 많았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절기를 여전히 지키고 있는 유대인들을 보면서 조금은 신기하고 흥미로웠다. 그러면서 공립 학교에서는 종교 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해졌다.

<아이들이 들고 있는 토라 두루마리>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유대인들의 국가를 표방하며 가능한 한 많은 유대인을 이주시켜 유대인의 국가를 공교히 세우기 위해 노력해온 나라이다. 1948년부터 1998년까지 50년 동안 전세계로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 250만명이 넘는 이민자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왔다.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이렇게 짧은 시간 동안 너무 다른 문화권과 나라에서 살던 이민자들이 모여서 통합에 성공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를 위해 교육 및 문화적 프레임워크에 우선 순위를 부여하고 광범위한 자원을 제공하여 이민자들을 교육하여 왔다. 특별히 유대교는 다양한 문화적 백그라운드 속에서도 유대인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형성시켜 묶어주는데 큰 역할을 감당했다.

유대인 공립 학교는 종교 교육의 경중을 기준으로 하여 몇 가지 형태로 나뉜다.


1. Mamlachti (세속 공립 학교) : 최소한의 양의 성경 학습을 포함해서 일반 교육을 제공하는 공립 학교들이다. 그 중에는 Tali(농축된 유대인 교육 학교)라고 말하는 Mamlachti 교육 커리큘럼에 유대인 농축 학습 프로그램을 통합시킨 초등학교들과 Meytarim라 불리는 종교인과 비종교인 학생들이 일반 커리큘럼과 유대교 연구를 함께 공부하는 공립 학교가 속해 있다.

<일반 공립 초등학교의 유월절, 장막절 절기 행사>


2. Mamlachti-Dati (종교 공립 학교) : 이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는 유대교 교육 중심이지만 일반 학문과의 이중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학교이다. 대부분 율법을 지키고 종교적 시온주의를 지향하는 학생들로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는 남자 학교 여자 학교로 나뉘어 교육하고 있다.


3. Mamlachti -Dati-Torani (종교 토라니 학교) : 이 학교들도 유대교 교육과 일반 학문의 이중 커리큘럼을 제공하지만 좀더 토라 연구와 엄격적 종교적 분위기가 특징이다. 종교인들이 대부분이며 남자, 여자가 분리된 학교이다.


4. Chardal (Charedi Dati-Leumi, 종교 학교) :이 학교들은 정통 유대인을 위한 유대인 율법들을 엄격하게 지키는 학교들로 성경과 토라 연구에 중점을 둔 이중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5. Hinuch Atzmai - Haredi (오른 날개 하레디(초정통)종교 학교) : 이 학교는 토라 연구와 종교 성장에 중점을 둔 학교로 1학년부터 8학년까지는 최소한의 일반 교육을 제공하지만 그 이후는 일반 교육을 하지 않는다. 일반 대학 진학을 위한 바그룻 인증서를 받지 못하며 예시바를 다니며 종교인으로 살아간다.

<이스라엘인이라고 해서 모두 하나님을 믿거나 종교심이 깊지는 않다. 오히려 더 많은 인구가 세속적 유대인들로 신앙없이 살아간다.>


1번부터 5번으로 갈수록 종교 교육이 심화되고 일반 교육이 감소되는 커리큘럼을 가진 학교라고 보면 된다. 이 글에서는 1번 일반 공립 학교의 종교 교육의 흐름에 대해 전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스라엘의 국가 교육법에는 종교 교육의 목적이 학생들의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양하기 위해 ‘성경과 토라를 가르치고, 유대인의 역사와 유산과 전통’을 가르친다고 명시되어 있다. 1980년 교육부에 유대 교육 강화 부서가 신설된 이후 학교 교사들에게 유대교 세미나를 제공하고, 학생들에게 종교 교육을 진행해왔다. 고등학교의 경우는 토라와 탈무드를 통해 현대인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가르침을 받는 커리큘럼도 도입되었다. 이런 시도들을 통해 학교 기반의 종교 교육이 강화되었고 외부 종교 단체와의 연계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이스라엘 인구의 약 절반이 자녀들의 유대인 교육에 있어 현대적이고 민주적인 세상에 개방적인 교육을 시키기 원한다고 응답했다. 1991년과 1996년 교육부는 대학 교수들과 공립 학교의 유대인 교육에 대해 조사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위원회를 열어 유대교라는 종교적 의미보다는 인본주의적이고 문화적 의미를 강조하는 방향의 제안서를 내놓았다. 또한 2003년 정부는 이스라엘의 교육 진흥을 위한 국가 특별 전담반을 신설하고 15개월 간의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국가 교육 계획’을 내놓았는데 이때 보고서는 이스라엘 교육 시스템에 대한 포괄적인 개혁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에서의 다원주의를 중시하며 유대인 만이 아닌 아랍인, 드루즈 및 체르케스인 등의 독립권을 보장하여 그들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그들의 문화 유산과 종교적 전통을 보전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제안하였다.

<아랍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공립 두르즈 학교의 수업 모습, 이들은 종교 교육 시간에 두르즈 교를 배운다.>


2007년 초에는 세속적인 유대인들과 종교 유대인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성경 교육을 위한 공공 위원회’가 조직되었는데 성경 연구를 지적 탐구를 통한 학생의 성취에 도움을 주는 교육 시스템의 중심 주제로 바꾸는 시도를 하였다. 위원회는 각 학교의 아침 조회에서 성서 이야기와 주제에 관한 토론을 각급 학교에 권고하였고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시행되었다. 위원회가 발표한 강화된 종교 학습 프로그램에는 성서 이야기, 성경 주제에 관한 음악, 문예 및 예술 경연 대회, 방과 후 행사, 각 초등 학교의 성경 공부 시간 등을 포함하여 현장 학습을 포함하고 있었다. 위원회의 책임자는 “성경은 영원한 생명을 심은 유대 민족의 책이며 젊은 세대에게 유대인의 유산을 전해주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공공위원회가 성경을 우리 문화 생활의 중심으로 되돌릴 실질적인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종교 교육 방향성에 맞춰 현재 공립 학교들은 종교 교육을 하고 있다. 신성한 종교적 관점이라기 보다는 유대인의 문화와 유산, 역사적 측면에서 토라와 절기, 종교 관습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일반 공립 학교는 매주 2-3시간 정도를 종교 교육에 할당하고 있다.

<초등/중등/고등 학교의 교과별 시간, 종교 교육의 할당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 파란색이 일반 공립 학교이고 오른쪽 노란색은 공립 종교 학교이다.(Facts and Figures 2013)>


보통 초등학교의 경우는 종교 수업 시간에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모세, 노아 등 구약의 성경 이야기들을 배운다. 그리고 절기마다 예술 활동에 접목하여 노래를 부르고 만들기를 한다. 부림절, 유월절, 오순절, 욤키푸르, 장막절, 하누카 등 절기별로 전교생이 참석한 행사도 진행하는데 학부모회 중 종교인 모임에서 전체적인 진행을 돕는다. 학교에는 연계된 랍비가 있어서 정기적으로 학교를 방문하여 학생들에게 토라, 유대교 관습, 기도법, 관련 도구 등에 대해 가르친다.

<공립 초등 학교에서의 랍비의 종교 수업 모습>


이러한 공립 학교에서의 종교 교육은 ‘신앙’적인 면보다는 학생들로 하여금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이스라엘 국가를 이해하는데 있어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스라엘 건국 후 공립 학교에서 국교인 유대교 교육의 정도를 놓고 정치 계파 간의 갈등과 연계되어 의견이 분분했었지만 현재는 위와 같이 정리되어 진행되고 있다. 심화된 종교 교육을 원하는 학생은 원하는 스타일의 종교 교육을 제공하는 곳으로 진학하면 된다. 다음 글에서는 학부모로서 참석한 공립 학교의 종교 교육의 현장, '메시바트 토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참조: http://edu.gov.il/sites/Hemed/Pages/homepage.aspx/Religious Education in Israel(Asher Ma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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