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영재 교육 살펴보기

이스라엘 교육부 주도의 무료 교육,

나만 잘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잘 되게,

영재의 특수 기능 외 전인적 발달을 목표


이스라엘은 2천여년간 전세계로 흩어져살던 유대인들이 1948년 다시 건국한 나라이다. 유대인 인구는 전 세계의 0.25%정도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는 전체 수상자의 27% 정도로 200명이 넘는다. 2017년 통계로 미국 100대 기업의 40%가량도 유대인 기업이라고 한다. 때문에 교육열 높은 한국에서도 유대인들의 학습법이나 교육법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앞서 소개한 길라 학교의 ‘아미림’ 영재 프로그램을 보면서 이스라엘의 영재 교육에 대해 언급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라엘은 교육을 무척 중시하는 나라이다. 로마에 의해 나라가 없어진 이후 세계로 흩어져 살던 시절에도 그들은 유대 공동체마다 학교를 먼저 세우고 의무 교육을 실시해왔다. 유대인들에게 ‘배움’은 뭔가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된다. 종교 유대인들의 경우는 인생의 첫째 목적이 자녀를 낳아 신앙을 전수하는 것(교육)이라고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녀 교육은 하나님의 중요한 계명인 것이다. 현재도 이스라엘은 교육 예산에 국가총소득의 10% 이상을 할당하면서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들의 기본 교육 철학은 아이들 각자의 적성을 살려주는 창의적 교육으로 아이들을 어른과 동등한 인격으로 여기고 존중하는 유대인 사고에서 비롯된다.

이스라엘은 건국 초기에는 평등을 내세워 영재 교육에 소극적이었다가 우수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973년 교육부에 영재교육과를 신설하고 영재 교육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육의 평등한 기회가 각 학생의 특성과 필요에 따라 투자가 되어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가치 아래 영재 학생들에게 차등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영재 학생들은 그만의 독특한 특성과 필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지, 예술, 체육, 사회, 기술, 과학 등 각 영역에서 적절한 학습 환경, 독특한 학습 트랙, 교수법 및 학습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영재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의 정서적, 사회적, 지적 필요를 제공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일깨워 윤리적이고 사회적 책임을 지닌,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는 엘리트를 양성하는 것이다.

"영재는 한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이 있는 아이,

일반 학교에 다니며 주당 하루나 방과 후 영재 센터에서 심화 수업을 받아,

소외계층도 아우르며 나 혼자 만이 아닌 공동체적으로 잘 되기 위한 영재 교육"

이스라엘의 영재 프로그램을 알아보기에 앞서 이들이 이야기하는 ‘영재’의 개념은 한국식의 IQ가 높고 공부만 잘하는 아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 교육부에서 말하는 영재는 “하나 이상의 영역에서 뛰어난 수준의 사고력과 학습 능력 또는 기술 (상위 10 % 또는 그보다 드문 성과 또는 입증 된 업적)”을 가진 학생을 말한다. 재능 영역에는 상징적 구조(수학, 음악, 언어 등) 및 감각 및 운동 기술(그림, 댄스 및 스포츠 등)이 있는 구조화 된 활동 영역이 포함된다. 이는 요새 많이 회자되는 ‘다중지능이론’과도 비슷한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영재 학생을 파악하기 위해 이스라엘 전국 학교에서는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 시험(언어, 수학 중심)을 치른다. 이 시험이 1단계 테스트로 통과한 약 15%의 학생들은 2단계 테스트를 실시한다. 전국 기준으로 1.5% -3% 수준이 되면 영재 프로그램에 수용되며, 3%-8%까지는 지역 영재 센터에서 교육 받게 된다. 그 외에도 교사나 학교 차원에서 발견하여 자격 시험을 보고 등록하기도 하는데 이스라엘의 영재 프로그램은 연령별, 재능별, 수준별로 굉장히 다양화되어 있고 전문화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지역마다 영재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초등학교 2학년에 실시하는 재능 시험에서 걸러진 학생들은 영재 센터에서 심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한국처럼 일반 학생들(사회)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에 하나 뿐인 기숙형 영재 학교인 과학 예술 영재 아카데미를 제외하고는 학생들은 일반 학교를 다닌다.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며 주당 하루, 혹은 방과 후 영재 교육 기관에 가서 주로 리서치 위주의 자신의 필요와 능력에 맞는 집중화되고 심층적인 교육을 받는다. 한국에서의 영재 교육이 과학고, 영재고 등 소수 엘리트 만을 위해 분리된 교육이라는 점과는 대비된다.


특히 이 부분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랜 세월 공동체로 살아와서 그런지 공동체성, 사회성을 중시하는 유대인적 사고와 연관이 있다고 보인다. 나 혼자만 잘 되고 내 자식만 공부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함께 잘 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교육열이 높은 한국인과 유대인의 큰 차이점 같다. 한국 엄마는 우리 아이에게만 투자하고 우리 아이만 공부 잘 하면 되지만, 유대인 엄마는 학교 전체에 투자하여 좋은 학교를 만들고 함께 잘 하는 학생이 되는 것을 바란다. 내가 경험한 이스라엘에는 조기교육, 선행학습, 사교육이 없었고, 대신 활발한 학부모 위원회 활동이 있었다. 학부모들은 좋은 학교를 만들기위해 적극적으로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유대인 친구의 둘째 아들이 영재라서 영재 센터를 다니는데 오히려 ‘너는 공부만 해라’가 아니라 여가 시간에는 아이의 사회성이나 공부 외 다른 영역이 골고루 개발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 새로웠다. 내가 만난 유대인 부모들은 부모가 바라는 그림에 아이를 맞추게 하기 보다 아이에게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아이가 관심을 갖는 영역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소외 계층을 위한 배려도 눈에 띈다. 소외층의 아이들은 환경적 요인과 관심의 부족 때문에 잠재된 능력이 개발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교육부 자원에서 이민자 자녀들, 특히 에디오피아계 유대인 이민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발을 따로 진행하고 있었다. 최근 가상 교실을 이용한 온라인 교육 강화도 이러한 소외층 아이들의 영재 교육에 대한 접근성을 용이하게 하고 있었다. 이 부분을 보면서 사교육이 극심하여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두드러지는 한국의 영재 교육의 모습이 비교가 되었다.


"능력별, 수준별, 연령별, 영재 센터와 영재 프로그램을 이용한 영재 교육

한 가지 능력만 아니라 균형있는 발달을 목적으로,

세계에서 배워가는 이스라엘의 영재 교육"

이스라엘의 영재 교육은 앞서 언급한 영재 센터를 통해 이뤄지는 부분과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지는 부분이 있다.


프로그램이 너무 많지만 예를 들자면 초등 중등 학교의 경우는 앞서 길라 학교에서 언급했던 아미림 프로그램이 있다. 아미림 프로그램은 2008년 시작되었는데 지역 학교와 연계해서 우수 학생을 육성 하기 위한 것으로 기본 커리큘럼은 영재 교육자 란졸리 교수의 3중 교육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정규 교육 과정과 같이 진행하면서 그 이외에 과학, 예술, 수학, 언어 등의 학교와 맞는 영역에서 고유한 컨텐츠를 정해서 사고력을 높이고 리서치 기술을 함양하는 커리큘럼이다. 학생과 교사는 공통의 관심 주제를 정한다. 그리고 개별 혹은 그룹 과제를 잡고 그것을 직접 학생들이 조사하고 연구하고 관찰하여 발표까지 하는 과정이다. 아미림 프로그램에 가입을 하면 교육부로부터 예산이나 세부 지원을 받게 된다.

또 다른 영재 교육 프로그램의 예는 9학년-12학년 대상의 오디세이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페레즈 대통령에 의해 구상된 것으로 사회적 책임감을 가진 새로운 세대의 발명가 및 과학자 그룹을 육성하기 위해 개발되었다. 학생들은 과학 분야의 학문적 연구와 기술 및 문제 해결 능력을 습득하게 된다. 오디세이 프로그램은 정규 교육과 동시에 진행되며 방학을 이용하여 워크샵과 집중 교육을 받는다. 학생들은 과학 세미나, 연구 활동, 업계 견학, 컨퍼런스 및 대회 참가, 대학 연구 실험실 실습 및 학술지 발행과 같은 단기 과학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그 외에도 사회 과학 세미나, 과학의 역사, 과학자의 삶, 과학 윤리 및 과학 철학, 혁신의 발명, 사회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를 배운다.


이 외에도 과학, 공학, 수학 영재를 양성하는 연령별 대 프로그램들인 프리아티딤, 엑설런스2000, 아카데미아 프로그램 등이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 영재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점으론 균형있는 발달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과학이나 공학 영역의 영재 교육이라 할지라도 한 가지 능력만 발달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적 표현력을 기를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었다. 예를 들면 과학 프로그램이라 해도 그 이론적 혹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 철학에 대해 토론을 진행하거나,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창의적 글쓰기를 연관시켜보는 등 다양한 영역을 균형있게 발달시키고 있었다.


이스라엘의 영재 교육은 이미 인정을 받고 있어서 현재 이스라엘 교육부는 전 세계의 학계 및 교육 시스템에서 영재 교육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 한국, 대만, 일본, 중국, 케냐, 인도 등 다른 나라들에서 온 파견단에게 영재 학생을 양성하는 법을 나누고 있다. 이스라엘의 모든 영재 교육은 정부 지원(세금)으로 이뤄지는데 국민들도 상위 3%의 영재가 이스라엘을 부강하게 하고 이끌어 가는 주역이기 때문에 세금을 쓰는 것에 대해 큰 불만이 없다고 한다. 이스라엘의 영재 교육의 현장을 보며 이스라엘의 장점을 참고하여 한국의 영재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래보았다.


<참조: http://edu.gov.il/minhalpedagogy/gif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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