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평등의 민주 이념이 살아있는 교육 현장 ‘민주적 열린 학교’

1. 일반 소개-학생이 주체가 된 교육

이스라엘에는 다양한 색깔의 교육 철학을 가진 사립 학교들이 존재한다. 한국으로 생각하면 대안학교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보다는 더 체계화된 교육 철학 하에 세워져 이스라엘 교육의 한 분파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민주적 학교'이다. 민주적 학교는 1987년 이스라엘에 세워진 이래 이스라엘 전역에서 25개의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오늘 소개할 텔아비브의 민주적 열린 학교(Open Democratic School)는 1989년 두번째로 설립된 학교이다.

민주적 열린 학교란?

민주적 학교는 인권, 자유, 평등의 개념을 기본 가치로 강조하는 민주주의적 교육접근법을 가진 학교이다. 민주적 교육은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 타인과 환경에 대한 감수성, 평등 및 인권 존중의 정신을 육성하며 자기주도적인 배움의 툴을 익힐 수 있게 돕는 것을 말한다.


학교는 모든 학생들을 개인으로서 독특한 인격체로 보고 동등한 대우를 하며 각각의 자율성을 인정한다. 학습에 있어 각자의 개성 및 발전과 성장 속도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지식을 습득하고 다루는 방법을 제공해줌으로서 학생들이 처한 환경과 상황 속에서 스스로 그것을 발전시켜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돕는다. 특히 다양한 국가, 교육, 사회, 경제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공동체로 지내며 화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여 인권과 평등 정신에 대해 경험으로 습득하게 한다.


오픈 학교란 교사, 학생 간의 개방적이고 열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배울 수 있는 학교 시스템을 말한다. 학습은 학습자 주도로 이루어지는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 아래 교사 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교사-학생-그룹이 서로 동등하게 관계하면서 공동이 함께 학습하고 배우는 형태를 띤다.


학생 평가에 있어서도 외부적 요소에 의거하여 다른 학생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세운 목표에 비춘 자기 평가를 중시한다. 평가가 사회적 잣대나 경쟁적 구도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내적인 반응 및 앞으로의 발전에 초점을 둔 격려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학생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학교, 자유에 따른 의무를 수행하며

민주적 이념을 경험하게 한다. 수업도 교사, 학생, 그룹 간 평등한 상호 소통식 형태로 대화식, 토론식 수업이 많다."


민주적열린학교기본정보

민주적 열린 학교는 사립 학교로 유치원부터 초등, 중등, 고등 과정이 있으며 학교는 8시부터 2시까지, 금액을 추가할 경우 4시까지 방과 후 과정을 할 수 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저학년은 조회와 종례 시간을 제외한 하루의 대부분을 무엇을 할지 직접 선택하여 보낸다. 학교 내외부 시설에서 원하는 것을 하며 놀거나, 미술 활동을 하기도 하고,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기도 한다. 연령에 맞게 교과 과정도 있어서 선택하여 원하는 만큼 배울 수 있다. 4학년부터는 수업을 선택하는데 있어 더 많은 선택권과 개인적, 사회적 책임이 있게 되며 각종 위원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고등학생은 매일 아침 짧은 아침 모임을 갖고 수업은 학년 초 자신이 선택한 수업을 듣게 된다. 수업은 기존 공립학교 교과 과정과는 달리 민주적 학교 스타일에 맞게 제공되며 학생 관심 분야 및 수준에 따라 선택하여 듣는다. 멘토(교사)와의 멘토링 시간과 일주일에 2회 정도 모이는 전체 미팅은 의무 사항인데 전체 모임에서는 주로 이스라엘 사회의 다양한 인물에 대한 강의나 학생들의 관심사를 토론하고 게임을 하기도 하는 등 공동 활동 시간으로 보낸다.

"학교 생활은 선택한 수업, 자유시간, 멘토와의 시간 등으로 이루어진다.

전체 미팅을 제외하고는 학생이 자신의 일과를 정한다."


민주적 학교의 특별한 점

1) 자율시간표와 다중 연령 수업

민주적 학교에는 필수 수업이 없으며 다중 연령 수업으로 학습 시스템 내에서 자신의 시간표를 자유롭게 짠다. 아이들은 워크샵, 게임, 예술 활동, 커뮤니케이션, 여행 등 틀에 매이지 않은 형태의 다양한 수업 활동 들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수업을 선택하는 경험을 통해 자기자신, 자신이 좋아하는 일, 자신의 재능 등을 알아가게 된다. 다만 일단 학생이 그 과목을 선택하면 한 학기 간 지속해야 하며 교사의 과제와 요구사항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학교는 학생의 자유를 최대한 동기부여 시켜주고 존중해주지만 또한 모든 단계에서 스스로 책임지는 것을 가르친다. 개인, 그룹 별로 멘토(교사)가 함께하면서 가르치고 도움을 주고 있다.


교과목은 언어, 사회, 수학, 과학, 역사, 예술 기본 과목들을 비롯해 영화, 미술, 화학, 물리학 등의선택 과목도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학습 센터에서 학생의 재능과 수준에 맞게 개인 학습 프로그램을 설계해주는데, 학교 내부의 아트 센터, 수학 센터, 컴퓨터 센터, 학교 외부의 도시과학센터,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 이에 맞게 학습할 수 있다. 학생이 좀더 관심을 갖는 분야가 생기거나 우수한 두각이 나타난다면 적극적으로 육성을 돕는다. 예를 들어 베이킹에 관심이 있는 학생의 경우 외부의 제과 센터를 연결하여 장기적으로 베이킹을 배울 수 있도록 연결해주고 있었다.

"수업의 형태가 틀에 매이지 않은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며,

이론 내용보다 실제 경험하고 활동하는 실습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2)멘토 시스템

민주적 학교에서 멘토링은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멘토링은 학생들에게 따뜻하고 지속적이며 정기적인 관계의 발전을 경험하게 하고, 개인적 자유때문에 약해질 수 있는 소속감과 결속력을 강화시켜 준다.


멘토(교사)는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학생들이 자유와 권리, 책임을 수행하는데 있어 가이드와 같은 역할을 한다. 멘토는 그룹 학생들과 아침과 오후에 한시 반 가량 미팅 시간을 가진다. 일주 일에 한번은 소그룹으로, 이주에 한 번은 개인별로 미팅 시간을 가진다. 개인 멘토링은 학생 개인의 자유를 타인의 자유의 원칙에 맞게 실제 적용하며 누리도록 돕는 것이고, 그룹 멘토링은 사회성 향상, 공동체와의 관용과 연대, 책임 및 개인적 및 사회적 참여를 촉진시키는 것이다.


멘토는 이러한 시간을 통해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들의 학습 과정과 학교 생활, 친구와의 관계나 사회성 측면, 개인 발달 과정, 가정 문제 등 개인맞춤식 도움을 제공한다.

"민주적 학교의 중요한 체계 중 하나는 멘토 시스템이다.

멘토는 학생의 가장 가까운 조력자로 학생의 개인적, 사회적, 정서적 영역의

총괄적인 가이드 역할을 한다."


3)공동체로서의 학교 – 위원회 체계

민주적 학교에 있어 학교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으로 구성된 민주적인 공동체를 의미한다. 때문에 학교에서 공동체 일원들은 다양한 위원회 활동을 통해서 학교의 관리, 행정 결정, 복지, 불만 사항 접수 및 감사 활동 등 학교를 실제적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위원회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가 참여하는 위원회와 실제 학교 생활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학생 위원회가 있다. 학부모나 교사 위원회는 연중 서너 번 모임을 갖고, 학생 위원회는 학기 초 원하는 위원회를 선택하여 구성원들이 집행부를 선출하여 매주 한 번씩 회의를 열어 다양한 주제에 대해 결의한다.


민주적 학교는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약 10-15개의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 학교의 경우는 총회를 담당하는 회의 위원회, 감사 활동을 하는 감사 위원회, 분쟁 해결 및 중재 역할을 하는 토론 위원회, 학교 예산을 짜고 이행하는 예산 위원회, 교사를 채용하고 해고하는 교사 위원회, 학교 행사들을 계획하고 시행하는 행사(문화) 위원회, 징계 위원회, 기획 위원회, 기부위원회, 윤리 위원회, 스포츠 위원회, 여행 위원회, 환경위원회, 도서관 위원회 등이 있었다.

"민주적 학교는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가 주체가 되어 학교를 운영한다.

다양한 종류의 위원회 활동이 실제 학교의 모든 활동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하여 학생들의 기획 위원회 회의록 자료를 살펴보았다. 형식은 오래 전 중고등학교 시절 HR 시간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한 학생이 어떤 주제에 대해 발의를 하자, 그에 대해 학생들이 여러 의견들을 내놓았고 그것을 모아서 다수결이나 다른 민주적 방법으로 결정을 내리는 식이었다. 건의 사항 시간도 있었다.


눈에 띄는 주제 중 하나가 ‘민주적 학교를 공립학교화하는 제안’이라는 회의였다. 이 주제를 제안한 학생은 민주적 학교가 이미 이스라엘의 주 교육 시스템의 일부라고 말하며 공립화 된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이러한 질 높은 교육을 제공받을 수 있고, 현재 민주적 학교의 학부모들이 학비를 내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에 찬성하는 여러 학생들의 의견들이 있었고 공립학교화하기 위해 교육부의 재정이나 교사 채용조건 등에 맞춰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논의가 되었다. 의장은 말미에 이 주제를 장기 플랜으로 진행하자고 정리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4)학생 교사 프로젝트

민주적 열린 학교에는 ‘학생 교사(Teaching Students)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각 학생이 관심있는 지식 영역을 선택해서 교사가 되어 반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기 내내 돌아가면서 수업을 하고 그 결과물을 학기말에 발표를 하게 된다. 학생마다 지도 교사가 교육 컨설팅을 해주며 프로젝트를 돕고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지면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민주적 학교에서는 학생이 교사가 되어 수업을 준비하여 수업을 한다."


민주적 열린 학교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학교로 옮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자유권을 최대한 누리며 존중하며 회의와 합의를 통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학교를 운영해가는 시스템이었다. 학습도 원하는 대로 개인의 수준과 관심에 따라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는 열린 형태였고, 멘토가 가이드를 하며 자유에 다른 책임과 의무 또한 가르치고 있었다. 나에게는 다른 부분도 많았지만 특히 학생 개개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그에 맞게 도움을 주는 멘토 시스템이 가장 큰 공립 학교와의 차이로 다가왔다. 이 학교의 경우는 학비를 매달 1200세켈 정도를 내는데 필요한 경우 학교의 장학금 제도에 신청하면 된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한 번쯤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드는 민주적 열린 학교, 좀더 자세히 알고 싶은 궁금증이 일어났다.


<참조 : www.tlv-edu.gov.il, 학교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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