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음으로 자율성과 선택의 파워를 키워주는 <얀쿠타 유치원> 방문기


얀쿠타 유치원은 예루살렘 시내와 가까운 자본틴스키길에 위치한 사립 유치원이다. 자신들의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두 엄마, 벨라 쉴로미와 오르가 의기투합하여 8년 전에 설립한 이 유치원은 현재 3개월부터 5살에 이르기까지 60여명의 아이들이 다니고 있다.



<유치원 정문>


반갑게 맞아준 벨라가 제일 먼저 보여주는 것은 공룡 장난감들이다. 매달 마다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11월에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수 있는 낙엽, 솔방울 등으로 유치원 곳곳을 장식함과 동시에 공룡이라는 아이들이 흥미로울 만한 주제를 접목시킨 “다이노벰버(DINOVEMBER)” 진행하고 있다. 3년째 진행되고 있는 이 다이노벰버 프로젝트는 아이들이 좀 더 아이들 답게 일상에 대해 경이로워하는 것을 유지시켜 주고자한 한 학부모 부부에 의해 시작되었다. 매일 아침마다 유치원에 도착한 아이들은 휴지를 마구 풀어 헤쳐 난장판을 만들어놓거나 페인트를 칠하고 있다거나 낙엽으로 장식된 벽을 타고 오르고 있는 공룡무리를 발견하게 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지난밤에는 공룡들이 어떤 일을 벌였을지 기대하며 유치원에 오는 아이들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페인트칠하는 공룡들-공룡사진출처: 얀쿠타 유치원 홈페이지>


<샤밧 키두쉬를 하고 있는 공룡들>

얀쿠타의 교육철학

유치원의 설립멤버이자 유치원장인 벨라에게 얀쿠타 유치원의 신조를 들어본다.

<벨라 쉴로미 원장>


얀쿠타 유치원은 특별히 아이들 개개인에게 되도록 많은 선택권을 주려고 한다. 매일 반복되고 구조화된 분명한 아젠다의 틀 안에서 유치원에서 제공하는 활동을 어린이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관심과 속도에 따라 활동에서 활동으로 옮길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함으로서 창의성과 높은 자존감, 자신감, 선택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들을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인 사람이 아니라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자율적인 개체로서 대해주는 교육 접근 방식을 택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유치원의 교육체계에 적응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각 어린이의 독특한 필요에 적응하기를 기대한다”고 하는 점이 실로 놀라웠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들이 어딘가를 기어 올라가고 싶어하면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은 치우고 짐보리 같은 안전하게 기어오를 것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좀 더 큰 아이들의 경우 이야기 듣기, 아트 공작, 그림 그리기, 모래놀이 등의 활동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면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매일 블록놀이만 하느라 한번도 만들기에 참여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면 교사는 자연스럽게 아이의 관심을 유도함으로서 만들기를 선택해보도록 하는 식이다. 일단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잘 마칠 수 있도록 최대한 돕는다. 식사 시간도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모두가 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어떤 놀이에 몹시 몰두하여 집중하고 있다면 나중에 오도록 배려한다.


선택을 하게 될 때 아이들에게는 자율성이 주어지고 동시에 자립성이 길러진다. 식사 시간에는 자신들의 접시와 포크 등을 스스로 준비하고 빵에 스프레드를 바르는 등 최대한 혼자서 해낼 수 있도록 하고 먹은 접시를 정해진 곳으로 치우는 것도 아이들의 몫이다.

<빛과 모래놀이>


이야기를 듣다보니 교사에게 요구되어지는 역량과 에너지가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적인 공동생활에 맞게 아이들을 인솔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터인데 아이들 개개인의 자율성을 그토록 인정해야 하다니!

벨라에게 교사채용에 대해 물어보니 역시나 헌신된 좋은 교사를 고용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한다.


교사채용기준과 교사관리

교사를 채용할 때는 학벌보다는 바른 마음 가짐을 가지고 있는가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열린 마음으로 유치원의 교육방침을 따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정식채용전에는 보통 한주간의 인턴생활을 하도록 해서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실제 교사 생활의 격차를 줄이고 최종채용을 결정한다. 일주일에 한번은 헤드 교사들과 미팅을 하고 헤드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을 관리한다. 또한 교사들에게도 새로운 활동을 개발 할 수 있는 자율성과 선호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다. 왜냐하면 교사들이 하는 일을 즐기고 행복해야 아이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업 중인 모습>


얀쿠타에서 강조하는 또 다른 하나는 사회성이다. 선택을 통하여 더 강한 자신감과 자존감을 길러주면서 동시에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 주력한다. 공감능력과 함께 배려와 서로 돕기 등을 가르치고, 자신들의 생각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 줄 수있도록 한다.


이런 교육 신조를 실천하기 위해 “원더링 박스”“빅브라더데이”등을 진행한다. 주말마다 한 어린이는 부모님과 함께 “원더링박스”를 준비한다. 큰 상자안에 아이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는 여러 물건들을 넣어 오고 유치원에 와서 그 물건들을 꺼내어 보여주며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 부끄러워 하거나 말이 없던 아이들도 이 시간을 통하여 자신들에 대해 소개하고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들의 감정, 생각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돕는다. 그렇게 함으로서 아이들은 더욱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 동생이 태어난 아이들을 위한 “빅브라더데이”가 있다. 아기동생을 유치원으로 초대하고 형, 누나로서 아이들의 역할들을 소개하고 칭찬해 준다. 그렇게 함으로서 아이들이 동생을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형, 누나가 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밖의 정보


♦ 유치원은 오래된 건물이긴 하지만 단독채이고 여러공간의 바깥놀이 공간을 마련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키우는 텃밭도 있으며 동네 산책도 자주 나간다고 한다.

♦ 부모님들에게는 정직하면서도 구체적이고 격려가 되는 피드백을 주려고 노력한다. 아트를 싫어하는 아이가 있는데 ‘오늘 아트활동을 너무 잘했어요’ 라고 하기보다는 ‘오늘은 15분이나 아트 테이블에 앉아 있었지 뭐에요’ 하는 식이다.

♦ 요리사가 늘 상주하고 있어 유기농 식단은 아니지만 집에서 만드는 가정식과 같은 음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식단을 모두 채식으로 바꿨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고 한다.

♦ 원비는 연령대에 따라 한달에3000-3400쉐켈(약 90~100만원) 이다.



“아이들이라고 하더라도

개개인의 취향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바로 이스라엘 교육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듭 강조하는 얀쿠타 유치원장 벨라의 말을 끝으로 자율성선택능력, 표현력사회성을 길러주고자 하는 얀쿠타 유치원의 방문기를 마친다.

#현장취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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