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니온 공대 일반 학부 최초 아시아계 입학생 '최기호' 군 인터뷰

"창의성의 교육 현장 이스라엘에서 공부해 생명 분야 연구자로서 기여하고 싶다"


<오짜르는 이스라엘 제일의 공대 '테크니온' 대학 일반 학부 과정에 입학한 최기호 군을 만났다. 보통 외국인 학생들은 테크니온 국제학부에 유학생으로 입학하여 영어로 수업을 듣는데 반해, 기호 군이 입학한 과정은 일반 이스라엘 학생들이 수능을 거쳐 입학하는 일반 과정으로 모든 수업이 히브리어로 진행된다. 국제학부 제외, 테크니온 개교 이래 두번 째 외국인 입학자이자, 현재 유일한 외국인 학생인 기호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이스라엘 테크니온 공대에서 화학 생명 공학과 1학년을 지내고 있는 최기호 학생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스라엘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거나 살아보셨던, 혹은 앞으로 살게 되거나 방문하게 되실 그런 분들일 것 같기에, 이스라엘에서 대학생이라는 경험을 하고 있는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 어느 정도의 지표가 되어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테크니온 공대 화학 생명 공학과 1학년 최기호 학생(24)>


테크니온 공대 입학을 위해 히브리어와 시코메트리 시험 준비

이스라엘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다수가 그 이름 정도는 들어 알고 있겠지만 ‘유학’을 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는 2015년 10월 한국에서 대학교 2학년을 다니던 도중 진로를 이스라엘로 변경하고 히브리어 알파벳만 암기한 채로 이스라엘행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저는 인터넷으로 하숙집을 구했고 무작정 제가 하고 싶은 공부로 유명한 테크니온 공대를 찾아갔습니다. 입학처에서는 입학을 하려면 히브리어 능력과 ‘Psychometry’라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개념의 시험 점수를 요구했습니다.

<테크니온 공대 로고와 전경>


저는 히브리어를 배우기 위해 하이파 대학에서 열리는 Ulpan(히브리어 교육 과정)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일 년간 히브리어와 Psychometry 시험을 준비했으며 작년 9월 학기에 테크니온 공대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히브리어 공부였습니다. 히브리어는 단어가 서로 너무 유사해서 외우기가 어려웠고 모음이 없으면 읽히는 방법이 다 달라지고 접해본 적 없는 언어이다보니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히브리어를 못하면 아예 대학 진학이 힘들어진다는 부담감 때문에 처음 몇 달은 하루 14시간씩 도서관에서 히브리어만 했습니다. 공부 방법으로 제 아랫반 친구들한테 히브리어를 가르쳐주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었는데 친구들이 가끔 질문을 하는데 저도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할 때가 많아서 복습도 되고 좀 더 깊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교재에 있는 지문을 모두 통째로 외웠는데 이렇게 하면 나중에 모음이 없이 읽을 때도 머릿속에 단어의 소리가 기억나서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감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입학을 위해 생소한 히브리어 공부에 매진>


이스라엘으로 유학 온 세 가지 이유 - 창의성의 교육을 배워 성장하기 위해

보통 사람들은 왜 이스라엘로 유학을 갔는지(왔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제가 이스라엘을 택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째로 이스라엘은 한국과 공통점이 많은 국가입니다. 작은 영토를 가졌으며 자국민만 사용하는 고유 언어가 있고 주변 적대국들로 인해 분쟁이 잦으며 100년도 안 되서 큰 전쟁을 치렀습니다. 그리고 모두 교육에 국가 발전의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통점을 갖고 있음에도 발현하는 결과가 한국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집니다.

이것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이스라엘, 유대인들은 수많은 노벨상과 특허를 가지고 창업하는 회사의 수가 엄청나고 그 효율이 대단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고등학교까지 많은 교육을 하여 수준 높은 학생수준을 보여주지만 모두 대기업 쪽에 몰려 순수 학문 쪽으로는 고등학교만큼의 세계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이 차이점을 배우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제가 직접 배우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한국에 새로운 교육문화를 적용시킬 수 있다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세 번째로 제가 미래에 하고 싶은 목표가 한국에서의 공부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생각에 외국에서의 경험이 저를 성장시켜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대학생의 차이점 - 학생들의 끝없는 질문과 자발적 학습

지금 한 학기 동안 공부를 하며 느낀 점이 많은데 몇 가지를 알려드리자면, 확실히 공부의 난이도는 한국의 고등학교까지의 과정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은 대학에 와서 행렬을 처음 접하게 됩니다. 함수도 다시 정리하고 기초부터 시작합니다. 그러나 접근 방식과 학생들의 태도가 한국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수학 강의에서 교수가 질문이 있냐고 물었을 때 강의실 30명 이상의 학생이 손을 들고 질문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정말 쉬워서 물어볼 필요도 없는, 혹은 한국 학생이라면 ‘그냥 자습해서 알아내야지’라고 생각할 법한 질문들을 부끄러움 없이 물어보았습니다. 교수님도 학생들이 모두 이해할 때까지 계속 예를 들어주고 학생이 마침내 이해했다고 했을 때 다음 과정으로 넘어갔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자기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알고자 하는 것. 이것이 공부의 원동력이 되어주고 비록 수업은 더디지만 끝에 도달했을 때 그 과목을 완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줍니다. 이 외에도 학업과 관련해서 학생들의 영어실력이나 과제, 혹은 학점을 받는 과정에서도 한국과는 많은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는데 너무 길어서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이해가 될 때까지 질문한다>




생명분야를 깊이 연구해서 아픈 사람들을 돕고 싶다

강조해 말씀 드리고 싶은 건, 분명 이스라엘의 경제적 성장이나 지적 자산의 가치 등이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를 이스라엘에서 느끼게 되었고 저의 진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연구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생명분야에 관한 연구를 하여 아픈 사람들을 돕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세계에 있는 불우한 사람들을 저의 연구로 돕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아마 이스라엘에서 공부를 마치게 되면 학문의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 이해하고 깊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히브리어가 완벽하지 않고 한국과는 다른 학교시스템이기에 어려움이 많지만 지금 일 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제가 느낀 많은 것들과 얻은 것들을 생각해본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스라엘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없고 한국은 유학으로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을 선호하는데 저는 이스라엘이 더 배울 것이 많은 나라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상기시켜드리며 이만 글을 마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교육 #기획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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