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베 므낫세 복지원 - 이미영 외 1명

네베 므낫세 복지원 - 이미영

어느새 네베 므낫셰에서 일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시간이 참 빠르다. 지난주에는 워커들과의 관계로 힘들어서 하나님께 지혜롭게 대할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주에는 새로운 시각으로 워커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다. 워커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던 에드나에 대한 편견이 어느 정도 사라지게 된 일이 있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에드나는 할머니들의 목욕도 대충대충 시켜드렸고 옷도 제대로 입히지 않으며 빨리 입으라 소리를 질렀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할머니들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느꼈는지 에드나는 더듬더듬 영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들이 처음에는 혼자서도 옷을 입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도움을 받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근육을 움직이지 않아 점점 힘을 잃어간다고 말이다. 때문에 자신이 이렇게 할머니 스스로 옷 입으라 얘기하는 것은 할머니들의 건강을 위함이라고 말이다. 에드나의 말을 듣고 나니 그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할머니들에게 하는 그녀의 모든 행동이 적절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일정부분 수긍이 되면서 에드나를 잘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하지 못할 것 같았던 에드나의 행동이 이해되기 시작하면서 워커들에 대해 너그러운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다른 워커들과 일 할 때보다 훨씬 힘들었지만 헤어질 때마다 일부러 더 크게 에드나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그러자 에드나도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여는 것 같이 보였다. 전과 달리 말도 많이 시키고 무언가를 설명하려 애쓰고 조금 더 많이 웃어주었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했던 한 주였다. 한 가지 더 감사한 일은 워커인 유대인 베드로에 관련된 일이다. 유대인이긴 하지만 크리스천인 우리가 샤밧을 지내러 예루살렘에 가는 아침이면 항상 샤밧샬롬을 먼저 외쳐주고 유대인이 율법에 얽매여 사는 것이 어리석다는 것을 인정하는 발언으로 늘 기도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워커였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오전 산책 스케줄 중에 만났는데 선규씨에게 머리를 내밀며 축복기도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선규씨가 짧게 한국말로 기도를 해줬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지만 다시 한 번 하나님께서 그 친구를 만나주시기를 기도했다. 지속적으로 나를 놀라게 하는 베드로에게 성령님께서 찾아가 깨닫게 하시기를 기도한다. 그 와중에 슬픈 일도 있었다. 내가 맡은 산책 스케줄 명단에 있는 ‘리오르 아비도르’라고 하는 프렌즈가 세상을 떠났다. 스케줄이 확정된 후 일주일에 세 번은 산책을 시켜야 했던 리오르는 늘 정해진 시설에 있지 않았었다. 찾아 갈 때마다 워커들이 병원에 있다고 하는 바람에 한 번도 얼굴은 보지 못했던 프렌즈였다. 처음에 언뜻 듣기로는 피부에 질환이 있어 병원에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혈액에 문제가 있어서 그러한 질병들이 나타났던 것이라고 한다. 병원에서 최선을 다해 치료하려 애썼으나 끝에는 뇌출혈까지 와서 산소를 공급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했다. 8년 가까이 네베 므낫셰에서 지냈던 프렌즈라 워커들도 모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리오르를 산책시키기 위해 사피르로 찾아가서 부고를 듣던 순간 너무 당황스러웠다. 소식을 전하던 워커에게도 뭐라 해줄 말이 선뜻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마음 한 구석이 저릿해져 사피르를 나왔다. 선규씨와 같이 나오면서 둘 다 한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얼굴도 보지 못한 나도 이런 마음이 드는데 지난 1년과 함께 했던 선규씨의 마음이 어떨지는 묻지 않아도 짐작이 되는 바였다. 그러자 이제 친해져서 장난도 치고 반갑게 인사도 나누는 프렌즈들과 어느 날 갑자기 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하는 생각에 잠시 서글퍼졌다. 삶과 죽음이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철없이 살다가 이러한 순간들이 오게 되면 우리의 생과 사의 경계가 종이 한 장 보다도 가깝다는 사실에 절로 숙연해진다. 리오르를 보내고 다른 프렌즈를 산책 시키러 가는데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귀하고 감사한 시간인가 새삼 깨달아졌다. 할 수 있는 일은 매순간 최선을 다해 프렌즈들을 사랑하는 일, 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일밖에 없다.

크파르 시므온 - 정소연

마지막 봉사일지이다. 우리 부부는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봉사를 종료하게 되었다. 이번 주 내내 하나 둘씩 짐을 싸고 숙소 정리와 청소를 하며 떠날 준비를 하였는데 아직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하는 생각도 들고 기분이 묘하다. 우리가 이번 주를 끝으로 떠난다고 해서 우리 시설에서는 화요일에 우릴 위한 송별 파티를 마련해 주셨다. 우리가 그동안 찍었던 레지던트들의 사진과 영상들을 편집해서 만든 영상도 시청하고 레지던트들과 함께 노래하는 시간도 가지고 또 우리에게 인사하고 싶은 레지던트들은 나와서 인사하는 시간도 가졌는데 여러 명의 친구들이 벌떡 일어나서 우리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고 원장님이 시키는 대로 “토다 라바” 하며 인사를 하고 지나쳐갔다. 우리 친구들은 솔직히 무념무상인 친구들이 많다 보니 그냥 무슨 상황인지도 모르고 나오라니까 나와서 인사하고 들어가고 하는 거다. 그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모습이 여전히 귀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만약에 우리 친구들이 우리가 간다고 해서 대성통곡을 하며 가지 말라고 붙잡고 보고 싶을 거라고 얘기 했다면 아마 나는 펑펑 울었을 거 같다. 그리고 내가 떠나가고 또 다른 봉사자들이 오고 이별과 만남이 반복 될 사이클 속에서 슬퍼지게 되고 상처 받게 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친구들이 너무나 시크하고 쿨하게 “고마워~ 잘 가~ 행운을 빌어~ 나중에 보자~” 이렇게 무심하게 툭 인사를 던져 주는 모습에 그저 피식 웃음이 나왔다. 섭섭하다는 마음보다 참 재미있는 이별이구나~ 이별이 이렇게 웃음이 나오고 재밌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어디 가서 해보기 힘든 경험 중의 하나일 듯싶다.) 그리고 파티의 마지막으로 우리 친구들이 만들고 그린 작품들을 선물로 한 아름 주셨다. 목공예 작품부터 바구니, 양털 족자, 그리고 그림까지~또 직원들의 편지를 전달해 주셨다. 정말 두고두고 잊지 못할 뜻 깊은 선물이었다. 이제 봉사를 종료하는 마지막 시점에서 그렇지만 평상시와 별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일상 속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톰’이다. 톰과 처음 만났을 때 바구니 수업을 진행하면서 참 쉽지 않는 친구였었다. 굉장히 단순한 사고력을 가지고 있는 친구다 보니 길디 긴 갈대를 바구니를 만드는데 필요한 길이로 자르는 작업을 시켰는데 그저 단순하게 길이를 재는 틀에 갈대를 넣고 컷터를 들고 댕강 자르더니 컷터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멍~하니 앉아 있곤 했다. 다시 땅에 떨어진 갈대를 주워서 작업을 하라고 시켜도 말귀를 잘 못 알아들어서 엉뚱한 것을 집어 들곤 했는데 이번 주엔 무심코 톰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아니 글쎄 양손을 다 쓰는 스킬을 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우와 약 1년간의 시간 동안 우리 톰이 참 많이 발전하고 똑똑해졌구나! 하며 문득 보람을 느꼈다. 그저 늘 제자리걸음 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우리 친구들이 작고 사소한 것이지만 조금씩 더 배우고 조금 더 발전하고 있었다는 것을 지나쳐 온 시간 속에서는 알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 끝에 다다라서 뒤를 돌아보니 이제야 그 큰 그림이 보여서 끝이고 마지막이란 것이 나쁘지만은 않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약 4일간에 걸쳐서 모든 직원들에게 줄 편지를 손수 제작했다. 남편이 나름 집에서 혼자 터득한 켈리그라피로 제사장 축복문을 적고 난 그 주변에 예쁘게 그림을 그려 넣고 색칠을 하며 꾸몄다. 그리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워커들과 찍은 셀피 사진을 프린팅 해서 붙이고 더듬거리는 히브리어 글씨로 간단한 편지도 써서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다. 모두가 다 감격하고 기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다. 진정으로 우리가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시고 나중에 이스라엘 여행 오면 너희는 호텔은 안가도 된다며 본인 집에서 먹여주고 재워주고 다 해 줄 테니 연락하라고 말하는 분도 계셨다. 너무 좋은 말씀들도 많이 해주시고 우리를 껴안고 뽀뽀 해주시는 분들도 꽤 많았다. 정말 알게 모르게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 같아서 가슴이 너무나 따뜻해졌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은 이 따뜻한 분들이 하루 빨리 복음 안에서 자유하게 되며 구원 얻은 천국 백성으로 기쁨 가운데 살아갈 수 있게 되길 바랄 뿐이다. 우리의 이 작은 움직임과 삶이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기를 바라고 또 우리를 인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구 삼으셔서 일하셨음을 선한 결과물로 우리가 목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이들을 위하여 신실하게 역사하여 주시기를 한국에 돌아가서도 우리 교회 성도님들, 청년들과 이스라엘에 관한 기도제목을 나누며 함께 계속 이스라엘을 위하여, 크파르 시므온을 위하여 기도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크파르 시므온아~ 안녕~~ 늘 기억 할게~~


#봉사 #에피소드 #비아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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