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론시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 현장취재

“아이들을 위한 도시(children’s city)”라는 도시의 슬로건답게, 홀론시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동 교육을 시도하는 것으로 점점 더 그 명성을 높여가고 있다. 우리가 방문한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도 특화된 아동 교육을 시도하고 있는 홀론시의 교육 프로그램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표본이 되는 학교였다.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는 2013년에 신설된 초등학교로, 생긴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18개의 반에 약 850명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어, 홀론시의 크기와 비교하면 작지 않은 규모의 학교였다.

(사진설명 : 신식 건축물이 눈에 띄는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의 외관)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입구에 설치 되어 있는 2층 높이의 예사롭지 않은 설치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불타는 성벽과 유대인의 전통 악기 등, 층층으로 이어지는 구조물은 분명 아이들의 솜씨였다. 학교의 선생님에게 물어보자, 아이들이 학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합심해서 만든 설치물이라며, 허술해 보여도 나름 이스라엘의 역사를 면밀히 담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사진설명 :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만든 설치물. 이스라엘의 역사를 담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학기 프로젝트라는 것이 수업의 일환이냐고 물었더니, 흥미로운 대답이 이어졌다. 이 학교는 PBL(project basic learning, 문제기반학습)을 학교의 핵심 교육 프로그램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학교 수업과는 무관한 별개의 프로젝트를 3개월에 한 개씩 자신들이 직접 조사, 계획, 완성시키는 프로그램이다. PBL 활동 그룹은 아이들의 의견과 선생님의 의견을 조합해 주로 10명 이하의 학생들이 한 그룹으로 지어지는데, 프로젝트의 주제는 아이들의 관심사에 따라서 자율적으로 정해지며, 아이들은 일주일에 8~10시간을 PBL 활동에 할애하게 된다.

여기에서 선생님들의 역할은, 아이들이 인터넷을 통해서 어떻게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를 지도하거나 아이들이 혼자서 하기 어려운 일들에 조금씩 도움을 주면서 아이들이 최대한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다.

(사진설명 :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 학생들의 미술 작품들)


예를 들어서 이번 학기에 5학년 아이들의 PBL 주제는 “유기 동물 입양 행사”를 주최하는 것인데, 그 프로젝트를 이뤄내기 위해 아이들은 각각 유기 동물 센터에 연락을 취해서 행사에 초청을 하는 팀, 행사 자체를 기획하고 예산을 책정하는 팀, 책정된 예산을 가지고 음식 준비, 데코레이션, 손님 접대 등의 실질적인 행사 준비를 하는 팀 등 각각 역할을 나눠서 3개월에 걸쳐서 행사를 준비한다. 그 과정에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찾은 센터 중에서 어떠한 센터가 믿을 만 한지를 추리거나 아이들이 행사 예산을 짜는 일 등을 같이 고민하고 옆에서 보조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 또한 아이들이 물어보고 도움을 청할 때를 제외하고 다른 때에는 아이들의 프로젝트에 선생님들이 개입하는 것을 최소화 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들은 12월 말에 인근의 유기 동물 센터 몇 군데와 학부모들을 초청해 자신들이 3개월 동안 조사한 것들을 발표하고, 해당 센터들에서 데리고 온 동물들을 직접 입양하는 것까지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다양한 애완 동물들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그 동물들을 키우는 방법 등을 스스로 조사하고 학습하고, 동물을 유기하는 것이 얼마나 큰 사회적 책임을 무시하는 비도덕적인 행위 인지에 대해서 깨닫게 되며, 마지막으로 직접 유기 동물을 입양하면서 자신이 배운 가치와 지식들을 적용시켜서 한 생명의 가치가 얼마나 귀한 지를 배울 수 있게 된다.


또한, 2학년 아이들의 경우 히브리어의 각 단어들의 뿌리를 조사해서 그 단어들이 어떠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고대 히브리어의 원 뜻과 비교하는 내용을 담은 “히브리어 책 만들기”를 프로젝트의 주제로 잡고 열심히 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했다. 아직 히브리어 조차 초급 수준인 6살짜리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초입에서부터 단어의 뜻을 파악하고 그 역사와 의미를 찾아보는 프로젝트를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 외에도 3학년 아이들은 예루살렘의 역사와 예루살렘 내의 유적지를 조사하고 궁극적으로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계획한 예루살렘 필드 트립을 준비하는 프로젝트를, 4학년 아이들은 태양계를 조사해서 각자의 방법으로 조사 내용을 발표하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사진설명 : 4학년 아이들의 PBL 프로젝트 중 태양계 조사 중 일부)


특별히 작년에 학교에서 열린 PBL 프로그램 발표회 날에는 홀른시의 시장과 CEO가 직접 방문을 해 아이들의 발표를 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1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각색해 만든 인형극인 “인형의 이야기( Doll story)”와 3학년 학생들이 자신들이 감명 깊게 읽은 동화책들을 컨셉으로 한 “이야기 동산(Story Garden)”의 프로토타입으로 이루어진 전시회가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사진설명 : 아이들의 PBL 프로젝트 설명을 듣고 있는 홀론시 시장)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의 특이점은 이뿐이 아니었다. 비록 초등학교지만, 요즘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격동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를 절감하는 이곳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시대의 흐름을 이용해서 그것을 오히려 학업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도록 학생들이 수업에서 아이패드, 컴퓨터, 스마트 기기 등을 수업에 사용하고 그것을 조사와 학업 활동에 이용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물론, 스마트 기기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학교는 정해진 수업 시간에 정해진 조사를 위해서 사용하도록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학습 참여를 유도하고 수업에서 배우는 것들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첨단 기기인 3D 프린터의 사용을 도입하고 있다. 올해 처음 시도를 해 보는 단계이기 때문에, 학생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도 이 첨단 기술의 사용을 같이 배우는 입장이지만, 스마트 제품을 사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는 아이들이 오히려 선생님들보다 더 많은 활용도를 보이고 있어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요구에 따라가기 위해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배우는 지구나 몸 속의 장기를 직접 3D 프린터로 만들어 보면서 글과 사진을 넘어서는 생생한 지식을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사진설명 : 학생들에게 3D프린터를 이용한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3D프린터기의 사용법을 배우고 있는 선생님들)


이외에도,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자주 열며(아이들에게 호응이 좋은 강연은 우주 전문가, 천문학 박사 등 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연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야외에서 뛰어 노는 것이 지겨워지면 그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야외 잔디밭에 미니 도서관을 설치하는 등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학교의 교장 이릿은 “우리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기본적으로 다른 초등학교와 동일하게 수학, 영어, 히브리어, 과학 등의 기초 4과목을 교육하는 것 이외에 다른 수업들은 PBL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개별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러한 교육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키워가는 연습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거기에 그녀는 “이 초등학교의 아이들은 머리로 학습할 뿐 아니라 손으로 학습하는 법을 안다는 것인데, 이것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자극하고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마주쳐도 피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학습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고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는 전교생이 PBL프로그램에 참여하는데, 이는 홀론시를 넘어서 이스라엘에서도 유일하다. 때문에 아리엘 샤론 초등학교만의 독자적인 PBL 프로그램을 벤치마킹을 위해 이스라엘 내에서도 많은 학교에서 이 초등학교를 방문하고 있는데, 특히 홀론시의 다른 학교들은 일 년에 한 개 정도의 프로젝트를 시범적으로 진행하면서 적극적으로 PBL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새로운 교육 시스템의 도입을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아이들에게 보다 흥미롭고 재밌는 교육을 제공하고자 하는 홀론시 교육 정책의 효과가 가까운 미래에 빛을 보기를 기대해본다.


<홀론시 교육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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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기획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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