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교 방문기

11월의 갈멜산은 바람은 좀 차지만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어 활동하기 적당했다. 파란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하이파 시 엘리에제르에 위치해 있는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교를 방문했다. 야브네 학교는 종교인 시오니스트들의 교육적 이념에 의해 만들어진 ‘브네이 아키바 교육 네트워크’의 일원으로 공립 종교학교이다. 교사 37명, 학생 300여명에 13반으로 이루어진, 7-12학년 대상의 남자 중고등학교이다.


외부에서 본 학교는 3개의 메인 건물과 부속 회당, 그리고 축구장과 농구장이 딸려 있는 제법 큰 규모였다. 축구장에는 체육 시간인지 학생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학교 내부에 들어서자 복도를 따라 게시판과 홍보물들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내부 공간은 깨끗하기는 했지만 시설이 많이 낡아 있었다. 알고 보니 그 건물이 가장 오래된 학교 건물이었고, 그 옆의 건물들은 신축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했다. 학교에는 교실 외에도 도서관, 피트니스 룸, 대형 체육관, 농구장, 축구장, 식당 시설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잠시 참관한 교실에서는 히브리어 수업을 하고 있었다. 20명이 좀 넘는 키파를 쓴 남학생들이 교실에 쭉 앉아 있었고 두 명의 학생이 앞에 나와 노트에 적은 것을 읽고 있었다. 오늘의 주제와 관련해서 둘씩 짝을 지어 토의를 하고 난 후 한 팀씩 나와 발표를 하고 있다고 했다. 발표가 끝나자 학생들의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고 마지막으로 교사가 총정리를 해주었다. 야브네 예시바 학교의 수업 모습은 여느 이스라엘 학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도서관 책상 위에 두꺼운 탈무드 책을 펼치고 둘이 토론하며 공부하고 있는 모습은 여느 예시바 학교 못지 않았다.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학교는 예시바 종교 교육 기관이지만 높은 수준의 세속 교육들을 통합하여 함께 가르치는 형태의 학교이다. 이 학교의 주임 교사는 ‘원래는 토라와 탈무드만 가르치는 예시바였으나, 하이파 지역에서는 종교 유대인의 수요가 적은데다가, 다양한 배경의 이민자들의 유입 및 시대의 흐름과 요구에 따라 이러한 형태로 전환하였다’고 말했다. 그 결과 높은 만족도와 함께 학생수의 증가 및 괄목할 만한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보통 이스라엘의 예시바 학생들은 오로지 탈무드만 공부하며 직업없이 평생 종교인으로 살아간다. 그들의 군대 면제 문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스라엘 내 갑론을박 주제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교는 예시바이지만 세속 과목들을 함께 교육시켜 학생들이 졸업 후 이스라엘 시민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졸업 후 학생들은 물론 예시바 대학에서 더 공부해서 랍비가 되기도 하지만, 많은 수는 군입대를 하고 직업 전선에 들어가 종교적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것이다.

교과과정은 크게 듀얼 커리큘럼으로, 토라 트랙과 과학 트랙으로 나뉘어져 있다. 토라 트랙은 말 그대로 종교 교육 중심의 토라 심화 과정이다. 과학 트랙은 토라 기본 과정에 과학 심화 과목들을 추가한 과정이다. 실제적으로 야브네 학교에는 Chetz(기본 과정), Degel(토라 심화 과정), Keshet(뒤쳐지는 학생을 위한 과정), Lapid(과학 추가 과정)의 4종류 반이 존재한다고 한다.

과학 수업을 하는 교실을 들어가보았다. 7학년 Keshet반(뒤쳐지는 학생을 위한 반)에서는 전구와 건전지를 가지고 간단한 회로 실험을 하고 있었다. 다른 7학년 반인 과학 심화반에서는 해양 연구 실험이 진행 중이었다. 같은 학년이라도 반에 따라 그 수준과 수업 내용의 차이가 있었다. 야브네에서도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는데 전부 다 하는 것은 아니고, 한 팀을 구성해 학생들이 주제를 선정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한다. 8학년의 이번 프로젝트 주제는 "Think Positive"라고 한다. 학생들은 긍정적인 사고를 막는 현실적 문제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하고, 긍정적 사고를 하기 위한 다양한 방향 제시를 하기 위해 각자 맡은 부분을 조사하고 있었다. 학생들은 자발적이고도 주도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프로젝트를 마치면 학부모와 여러 관련자들을 초대해 전시 및 발표도 할 예정이다.

야브네 학교는 예시바답게 등교 후 0교시는 전교생 기도 시간이다. 학생들은 아침 기도를 마친 후 오전 시간 내내 토라 관련 수업들을 배운다. 세속 과목들은 오후 시간과 금요일에 주로 배치되어 있었다. 수업은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고, 복장은 검정색 수트가 아닌, 키파만 썼을 뿐 색색깔의 교복 티셔츠에 자유복장이었다.

이 학교의 교과목은 각종 토라수업과 바그룻 과목들을 포함한 영어, 과학(물리학, 생물학), 수학, 히브리어, 지리, 체육 등이 있는데 수학 8포인트, 과학기술 6포인트, 영어 7포인트, 히브리어 7포인트였다. 주요 과목 외에도 다양한 교양 수업들이 있었는데, 나의 성격과 기질을 파악해 자아 정체성을 알아가는 수업도 있었고, 성과 임신에 대한 성교육 수업도 있었다. 이스라엘 만의 색다른 수업이 있다면 바로 진로 상담 수업인데, 대학 진로 상담이 아니라 군입대 진로 상담이었다. 인사 담당 군인이 학교를 방문해서 입시설명회처럼 군입대설명회를 한다.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하는 이 군대 수업을 듣고, 내 적성에 맞게 군입대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바깥과 연결되어있는 학교 3층 로비에는 학교 전시실로 꾸며져 있었다. 로비 공간을 역대 교장 랍비들의 사진들과 각종 학교 전시물들이 채우고 있었다. 전시실을 통과해서 바깥으로 나가니 학교 부속 회당이 보였다. 회당은 신축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었다. 이 곳에서 학교의 각종 모임 및 행사가 진행된다고 했다. 회당 안에서는 기도하는 학생과 그 옆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는 학생이 보였다.

야브네 학교는 종교 유대인들의 필수 항목인 구제 활동을 매우 중요시한다. 학생들은 정기적으로 노인요양원, 병원, 상이군인, 테러피해 가족들, 어려움에 처해있는 가정들을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한다. 이번에 7학년 학생들은 팀을 나눠 한 팀은 근처 소방서를 방문하여 소방관들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하였고, 다른 한 팀은 근처 요양시설을 방문하여 독거 노인들에게 공연을 하고 왔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구제 활동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교과목 만큼이나 중요하고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교내 활동이었다.

야브네 학교의 교육 목표는 ‘우수하고 창의적인 리더십 발굴, 하나님과 사람을 생각하는 학생을 육성, 학생들을 격려하여 자신감을 향상시키며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를 위해 ‘모든 학생과 교사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고, 창조적인 분위기와 열린(우수한) 교육 문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사 학생 간 상담 시스템이다. 교사가 담당 학생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학생들의 크고 작은 고민과 문제들을 면담한다. 이 시간이 잘 자리잡은 야브네 예시바는 교사 학생 간의 친밀함이 높은 것이 자랑이라고 한다.

기자가 방문한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교는 예시바 종교 교육과 세속 교육을 병행하여 '종교심이 바탕된 젊은 리더십'을 키우고 있었다. 그들이 이스라엘 사회 속에서 종교적 영향력을 끼치는 것을 보며 한국 기독교 교육의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브네이 아키바 시리즈>

1. 브네이 아키바 교육 네트워크

2.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교 방문기

3. 브네이 아키바 야브네 예시바 학생 인터뷰

#교육 #기획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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