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카즈 카르멜 '과학, 자연, 환경' 학교

메르카즈 카르멜 '과학, 자연, 환경' 학교(The School for Science, Nature and Environment)


수콧을 며칠 앞두고 하이파 동물원과 붙어있는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를 찾았다.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는 레알리 학교의 일원으로 1학년부터 9학년까지 있는 초중학교이다. 1-3학년, 4-6학년, 7-9학년의 세 파트로 나뉘어있다. 과학, 자연, 환경 중점 학교이며 각각의 히브리어 첫 글자를 따서 ‘마토스’ 학교라 불린다.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는 ‘아비탈야’ 학교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 ‘아비탈야’ 학교는 하이파에 세워진 최초의 유대인 학교로, 환경가이자 과학자이며 자연을 사랑하는 선생님이었던 핀하스 코헨이 1908년 만들었다. 1913년 설립된 레알리 학교는 아비탈야 학교와 통합되었다. 1998년부터 과학, 자연, 환경 중점 학교로 학생들을 집중 교육하고 있다.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자 큼직하게 지은 수카 옆으로 교장인 셀리그 씨가 환하게 웃으며 걸어왔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그녀의 안내로 학교 구석구석과 수업하는 모습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나는 길에 마주치는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께 스스럼없이 다가와 이야기를 건네고 불편 사항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길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들을 주우며 학교를 안내하는 셀리그 교장을 보며 몸소 ‘환경 보호’를 실천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는 전교생 1000여명, 총 31반으로 구성되어 있고, 교사들, 강사들, 상담사, 보건교사, 사서, 실험실 보조원, 컴퓨터 기술자, 사무직원들 등 100여명의 스탭들이 일하고 있다. 중학교 과정은 수학, 영어, 체육, 히브리어, 과학(물리학, 생물학), 미술, 그 외 음악, 영화, 그림, 춤, 사진 등의 선택과목들이 있었고 수업은 오전 8시부터 2시까지였다. 학비는 매달 1455세켈 인데 학비가 부담되는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제도가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6학년 교실에 들어서자 아이들이 그룹별로 모여 앉아 무언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과학 놀이 수업 시간이었는데 학생들이 여러 재료들을 이용해 보드 게임을 계획하고 디자인해서 직접 게임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각 그룹들은 각기 다른 재료들을 가지고 서로 토의하며 열심히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이날의 학습 목표는 경험과 관찰을 통해 각 재료들의 특징을 이해하고 실제 사용해보는 것이라고 했다.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는 현장수업이 많다. 어떤 과목은 학기 내내 거의 교실에서 수업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바깥으로 나가자 6학년 반의 생태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팀은 ‘새로운 꿈’이라는 주제로 좁은 공간에 활용 가능한 도시 원예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팀은 어느 정도 디자인을 마친 수직정원(인공적인 생활환경) 형태를 직접 만들어보고 있는 중이었다.

학교 뒤편으로 돌아가자 여러 동물들을 키우고 있는 우리들이 보였다. 학생들이 직접 동물들을 관리하고 키운다고 했다. 한 팀의 학생들이 한쪽에서 야외 우리를 만들고 있었다. 학생들은 후문을 통해 하이파 동물원에 가서 직접 동물들을 관찰하고 배우는 수업이 많다고 했다.

<우리를 직접 만들고 실제 동물과 함께 하는 수업>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의 실제 핵심 가치들에 중점을 둔 교육목표는 다음과 같다.

  1. 과학, 자연, 환경 간의 연결 고리들과 물리, 화학, 생물, 지구 과학 등의 과학 분야들 사이의 관계성과 상호 영향에 대해 배운다.

  2. 사람의 행동들이 사회와 환경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배운다.

  3. 과학적 사고와 지식, 그리고 도덕적인 가치에 중점을 둔 사고 능력의 조화를 이루도록 교육한다.

  4.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개별적 문제들을 선택해서 창의적 방식의 지식 적용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을 수업을 통해 제공한다.

  5. 학생들 스스로 교육적인 행위에 중심에 두고 배움의 과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율적인 학습자가 되도록 준비시킨다.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함양하여 그들이 속한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리더로 자라도록 돕는다.











<토의 중인 프로젝트 팀과 질량 실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 모습>


수업 참관을 마치고 실제 학교 수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26년 차 과학 파트 주임 교사 이리트 선생과 영어과 시갈 선생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공립 학교와 비교하여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 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먼저 선생님과 학생들을 학교에서 선발하고, 학생들도 학교를 선택해서 온다는 점이 다르다. 서로 이렇게 헌신된 자세와 태도로 임하여 함께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입학 후 교사는 멘토로서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졸업 때까지 학생을 끝까지 책임진다. 또한 교사들은 공립처럼 주어진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 만의 커리큘럼을 계발하고 업데이트하며 더 나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다른 차별점으론 프로젝트 기반 수업이 있다. 그룹을 만들어 독립적으로 각자 맡은 역할을 감당하며 함께 하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수업이다. 서로 질문을 주고 받으며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며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서 하나로 나아가는 것을 배울 수 있다. 발표하는 것도 배움의 과정이다. 메르카즈 학교에서는 7년째 아주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다. 다른 학교들에서도 배워가는데, 우리의 경험과 수고들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잘 사용된다는 것에 감사한다. 보통 한 학년에 과학 영역 2개, 인문 영역2개를 선택해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 팀 발표중>


과학 영역의 프로젝트 수업에 대해 실제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과학 파트의 그룹 프로젝트는 필요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나 실제 손으로 만드는 활동들을 진행한다. 보통 4-9명이 프로젝트 팀으로 모여서 환경 문제(혹은 다른 주제들)에 대해 서로 상의하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토의한다. 생태 팀은 우리 안에서 동물들의 취미 활동 연구를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동물원에 직접 가서 수시로 관찰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리 팀은 직접 역사 유적지에 가서 실질적으로 배운다. 화학 팀은 온종일 랩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교사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컨셉 만 제시해준다. 왜 연구하느냐 어떻게 사용할 것이냐 등 가이드라인만 조언해주는 것이다. 배움에 있어 자기주도적인 능력을 계발시킬 수 있는 좋은 방식으로 아이들은 왜 배워야 하는지, 왜 이것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며 공부할 수 있다.

<수업모습>


학교 교과목 외의 활동이 있다면 말해달라.

수업 외 사회 기여 활동들이 많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한다. 음식을 나누기도 하고, 양로원에 가서 봉사를 하기도 한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자기 반에서 내가 반을 위해 도울 일이 없는지 생각하게 한다. 작고 사소한 일부터 자신이 속한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 능력을 키워준다. 즉 우리 학교의 비전은 각자 속한 사회에서 좋은 영향을 주는 리더로 아이들을 키우는 것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또한 우리 학교는 미구, 러시아, 독일 등 여러 학교들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번에는 독일에서 온 학생들과 골란 고원부터 예루살렘까지 걸어서 국토대장정을 하기도 했다. 함께 어울리며 국제 감각을 키우고 포용력에 대해 배운다.

<봉사활동 모습>

<독일학생들과 함께 한 국토 대장정>


종교 교육은 어떻게 하는가?

토라 교육은 사회적 텍스트에 맞게 철학적인 가치로 접근하여 배운다. 종교적인 교육은 아니다. 토라나 탈무드는 학문을 집대성한 책이다. 굉장히 논리적이고 수학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를 포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지적인 사고의 깊이가 깊어질 수 있다.

메르카즈 카르멜 학교는 과학, 환경, 자연 중심의 프로젝트 기반 수업으로 여러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우주 탐사 및 천문학 전국 대회 수상 외에도 GEMS 시험에서 주요과목-히브리어, 영어, 수학, 과학-부문 최상위권 학교로 랭크되기도 했다. 취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운동장 바닥에 아이들이 앉아 여러 활동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였다. 전혀 수업으로 보이지 않는 이러한 체험 학습들을 통해 스스로 체득하는 살아있는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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