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당 현장 학습-여긴 엘로힘의 나라

‘부우웅~붕~붕부붕~’ 구성진 뿔나팔 쇼파 소리가 회당 안에 울려 퍼졌다. 오늘은 유치원에서 아이들이 회당으로 현장 학습을 온 날이다. 초롱초롱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망울이 고등학생 형이 불고 있는 쇼파를 향해 있었다. 형은 쇼파의 역사와 부는 때와 의미 등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고 실제로 쇼파 부는 시범을 보이고 있었다.

“자. 이번 주 지나면 새해지요? 새해에도 쇼파를 불어요. 이제 우리 한 번 만져 볼까요? 누구 먼저 만져 볼까?”

고등학생 형은 제법 능숙하게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며 쇼파를 만져 볼 수 있게 아이들 사이를 한 바퀴 돌았다. 한국식으로 생각하자면 종교인 학교의 종교 부장쯤 되는 학생 같았다.

이 회당 견학은 이스라엘 국가 의무 교육이 시작되는 첫 대상인 만 3세반에서 입학 후 제일 처음 나온 현장 학습이었다. 나는 5년여 기간 동안 이스라엘에서 살았지만 회당에 가본 일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아이들을 따라왔다. 회당은 1,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1층은 남성 칸, 2층은 여성 칸이라고 했다. 2명 정도 테플린을 감고 기도하고 있다가 우리 일행을 보고 자리를 비켜 주었다.

종교 부장 학생은 강단에 서서 ‘토라’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어린이 여러분, 토라가 뭐예요? 누가 주신 거지요? 네. 맞아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신 율법이에요. 누가 받았을까요? 맞아요. 모세가 받았지요.”

아이들이 대답을 잘 못하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답을 알려줘 가며 토라에 대해 간단히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서 종교 부장 학생은 토라를 보여주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회당 전면 강대상 벽면 휘장을 걷고 보고 문을 열고 커다란 토라 두루마리를 꺼냈다. 선생님들은 토라를 향해 모두 기립해야 된다며 아이들을 일으켜 세웠다. 한아름되는 토라를 안은 학생은 아이들 사이를 걸으며 한 명씩 경의를 표하게 했다. 몇몇 아이들은 뽀뽀를 하기도 했고 몇몇은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그는 이제 회당 가운데 강대상에 올라가 테이블 위에 토라 두루마리를 폈다. 그리고 오늘의 토라 포션을 손가락 모양 지시봉을 사용해 짚으며 낭독하기 시작했다.

신명기 28장의 일부를 한국의 창 소리처럼, 곡조 있게 읽는 소리에 몇몇 아이들이 킥킥거리기도 했다.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향해 그러면 안 된다는 손 사인을 보내며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낭독이 끝나자 학생은 다시 토라 두루마리를 정성껏 말아 강대상 뒤 보고에 넣고 문과 휘장을 닫았다. 토라가 들어가자 주위에 흐르던 경건한 분위기가 풀렸다.

아이들을 향해 돌아 선 종교 부장 학생은 ‘오늘 재미있었는지 물으며 귀여운 어린이 여러분을 만나서 반가웠다’며 작별 인사를 했다. 아이들은 다시 2열 종대로 줄을 서서 무사히 유치원 교실로 돌아왔다.


꼬맹이들을 따라 간 회당 현장 학습에서 이스라엘 교육에서 종교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또한 어른이 진행하지 않고, 어린 학생을 인도하게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러고 보니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재능기부의 형태로 자신들이 잘하는 부분을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수업의 일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유대인들의 삶에 깔려있는 ‘기부’ 문화는 비단 재정 만이 아니라 자신의 재능과 삶을 포함한 모든 것임을 다시금 알게 되었다. 여기는 엘로힘 하나님의 말씀이 사회 근간을 지탱하고 있는 나라 이스라엘이었다.

#향유옥합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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