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붙여주시고

김삼성 선교칼럼 - 사람을 붙여주시고


엘라 친구 중에 ‘유바’라는 신앙이 좋은 여자가 있었다. 유바의 남편 박 비탈리는 그 당시에 불신자였는데 지금은 저의 교회에서 수석 부목사로 사역하고 있다. 유바는 나름대로 하나님을 찾고 있다가 선교사가 왔다는 말을 듣고 매일 우리를 찾아와서 무조건 하나님 얘기를 졸라댔다. 유바는 고려인이지만 한국말을 전혀 못했다. 하나님을 알고 싶은 갈급한 마음만 있을 뿐 어쩌지 못하고 지내다가 우리를 만난 것이었다. 마치 하나님께서 백부장 고넬료에게 먼저 환상을 주시고 그리스도를 향한 갈망하는 마음을 갖게 한 다음에 베드로를 만나게 한 것과 같았다. 하나님을 향한 갈망을 갖고 있던 유바는 알마티에서 나의 사역을 돕기 위해 하나님께서 예비해 두신 사람이었다.


유바는 갈급한 마음으로 항상 내 곁에서 배우기도 하고 또 전도 대상자를 만나게 해 주기도 했다. 고려인들의 환갑잔치나 결혼잔치가 있으면 꼭 나를 데려가서 독일에서 온 한국 사람이라고 소개해 주었다. 그때 마다 나는 5분간 자기소개를 하라고 기회를 주면 10분, 20분씩 설교를 했다. 어떤 사람은 ‘그런 소리 집어치우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듣지 못한 얘기인데, 새로운 것 한 번 들어 보자.’고 하기도 했다. 유바가 하루 종일 전화로 아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니 모이는 숫자가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동안 신학 공부만 하느라 실제 목회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전도하고 설교하려니 심각한 부족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기도로 하나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 사역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선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또 예배를 드릴 때 무슨 말씀을 전해야 합니까?” 나는 하나에서 열까지 어린 아이처럼 보채고 매달렸다. 이 무렵 김정재 선교사가 찬양선교 팀을 따라 5개 도시를 돌고 알마티 사역을 위해 왔다. 훌륭한 통역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게 됐다.


엘라에게는 ‘샤샤’라는 10살 난 아들이 있었다. 아주 어질고 착한 아이였다. 통역을 통해서 샤샤에게 복음도 설명해 주고 성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일러 주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나에게 “네가 가진 것을 주라.”는 감동을 주셨다.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무릎을 쳤다. 인생에 대해 고민하다가 하나님을 만난 사실, 그리고 성령으로 거듭남으로 말미암아 내 인생이 변화된 사실을 떠올렸다. 바로 그것이었다! 사람을 만날 때 나의 체험을 전하는 것이 최선의 전도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이다. 우선 샤샤에게 복음을 설명해 주고 요한복음 14, 15, 16장을 읽으며 알아듣기 쉽게 이야기해주었다. 이어서 기도하면 하나님이 성령을 주시고, 성령이 임하면 방언이 터지고 은사가 임하며, 하나님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영적인 눈이 떠진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물었다. “너 성령 받을래?” 그 아이의 대답은 물론 “예스”였다.



명망을 얻게 하시고


나는 샤샤에게 손을 얹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방언이 터졌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나는 샤샤에게 방언은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샤샤는 어머니 친구인 유바에게 달려가서 자기가 하나님에게서 성령과 방언을 선물로 받았다고 나름대로 열심히 설명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유바가 흥분해서 맨발로 달려왔다. 자기도 당장 방언을 선물로 받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유바에게도 방언이 터졌다. 알마티 사역 초창기부터 역사가 일어나고 있었다. 유바는 더욱 성령 충만해서 “내가 지금 하나님의 선물을 받았다.”고 동서남북으로 자랑하고 다녔다. 나의 사역에 불이 붙기 시작했고 그 불은 거세게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1991년 2월의 일이다. 간질병이 걸린 26살 된 ‘올가’라는 여자를 만나게 됐다. 올가는 6년째 매일 약을 한 움큼씩 먹으면서도 간질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은혜교회 선교합창단이 왔을 때 요한복음을 다 읽고 예수 믿겠다고 결신했다. 복음서를 읽어보니 죽은 자도 살리시고, 질병도 치료하시는데 자기가 지금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으니 그 예수의 이름으로 좀 낫게 해달라고 했다. 그때 나는 조금 당황했다. 한번도 병든 자를 위해 기도해 본적이 없고 기도로 치료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마가복음 16장 17-18절 말씀이 생각이 났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저희가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뱀을 집으며 무슨 독을 마실찌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 즉 나으리라 하시더라.” 나는 스무 명의 신도들과 함께 그 여자에게 손을 얹게 하고 기도했다. 기도는 1시간 넘게 계속 됐다. “하나님, 이 아이가 낫지 않으면 하나님 망신이니 꼭 낫게 해 주십시오. 그리고 하나님께서 영광 받으시고 이 기적을 통해서 전도의 문을 열어 주시옵소서.”


땀이 범벅이 되도록 기도하는데 그 커다란 여자가 쓰러지고 말았다. 올가는 1시간이 지나도록 흔들어도 깨지 않고 잠들어 있었다. 일주일 후 올가는 또 왔고 기도하면 또 쓰러졌다. 그 다음 주도 올가가 기도를 받은 후 넘어져서 자는 듯한데 어떤 고려인이 “어, 귀신 나갔네!”하고 탄성하는 것을 들었다. 그때 나는 올가에게서 귀신이 쫓겨 갔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래서 그 사실을 선포했다. “예수님이 오늘 너를 확실히 낫게 해 주셨다. 귀신으로 말미암은 간질병이 나았다.” 올가는 사실 첫 번 기도 받을 때부터 이미 몸이 개운해졌고 그날 이후로 약을 안 먹었는데도 한번도 발작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했다. 이 소문이 퍼지면서 온갖 환자들이 교회로 모여 들기 시작했다. 편두통 환자, 디스크 환자, 심장병 환자 등등 온간 환자들이 모여 들었고, 이 사람들은 올 때마다 꿀단지, 먹을 것 등등을 들고 와서 낫게 해달라고 했다. 예배는 저녁 7시에 시작하면 밤12시, 새벽 1시에 끝나는 게 보통이었다. 한 영혼이라도 반드시 거듭나게 하고 구원의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도의 목표로 삼았던 나였기에 교회에 오다가 안 나오는 사람들을 일일이 만나서 교회로 끄집어내서라도 성령을 받게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분명한 성령 체험이 있었고 그것이 곧 예수를 믿는 기쁨이고 믿음을 유지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치유사역만 한 것은 아니다. 구소련 시절 하나밖에 없던 한인신문 고려일보에서 인력을 초빙해 일주일에 한번씩 한글을 가르쳤다. 조선극단이라는 유일의 한인 극단에서도 주5회 한글학교를 열었다. 영어는 현지 러시아인 영어교사를 고용해서 가르치게 했다. 영어교실에는 처음부터 60명이나 모여 성공적이었다. 게다가 교회에 가면 병 고친다는 소문으로 찾아오는 사람이 더 많아지게 됐다. 어쨌거나 나는 전도만 할 수 있으면 만족이었다.


#선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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