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교육 탐방 03. '유치원' : 야수르 유치원 방문기

이스라엘 갈멜산에는 하이파 항구부터 시작하여 산기슭을 따라 많은 마을들이 자리잡고 있다. 갈멜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는 ‘라맛 알론’ 마을은 아담한 규모로 조용한 주택가이다. 알론 마을에서 하나 밖에 없다는 3세반 유치원인 ‘야수르’ 유치원을 방문했다. 야수르 유치원은 공립 유치원으로 정원 20명 중 현재 15명의 원아가 있었는데, 정식 교사 1명과 보조 교사 1명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다. 첫 방문 당시 예시바 학교 옆에 붙어있어서 예시바 부속 유치원인가 했으나, 예시바 학교의 건물 별관을 쓰고 있는 것일 뿐, 아무 연관은 없다고 한다.


유치원 입구 철문에 도착해서 벨을 누르자, 담임 교사인 쉴라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녀의 안내로 유치원 내부와 수업 일부를 참관할 수 있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새로 지은 건물에 모든 교구와 각종 집기 등이 새 것이어서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이 좋은 이미지로 다가왔다. 쉴라 선생님은 보통 공립 유치원은 정원 30-35명인데 비해, 야수르 유치원은 작년에 생긴 신생 유치원이고 교실 사이즈가 크지 않아 정원이 20명이라고 말했다. 내년 근처에 새로 짓는 큰 교실로 이사하면 35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야수르 유치원의 하루는 7시 30분에 시작되어 오후 2시에 끝난다. 등원은 8시 30분까지만 가능하고, 학비는 국가지원으로 무료이다. 학기 초 학부모 모임에서 결정된 활동비를 걷어 아이들 간식이나 선생님 선물 등으로 사용하는데 보통 100세켈 선이라고 한다. 등록을 하고 싶으면 시 교육청 사무실을 방문하여 담당자에게 아이의 ID 번호를 말하거나 여권을 주고 원하는 유치원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면 담당자는 조회 후 그 유치원에 자리가 있을 경우 바로 처리를 해준다. 다음 날 아이와 함께 유치원 가서 한 두가지 인적 서류만 작성하면 끝이다.

현재 이스라엘은 만 3세부터 무상 교육으로, 이스라엘의 교육 예산은 국방 분야 예산보다 더 높은 GDP의 10% 이상의 금액이며, GDP 대비 교육 기관의 총 지출에 대해 OECD 국가 중 5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Wikipedia, Jerusalem post 2014). 그만큼 이스라엘은 아이들 하나 하나를 인재로 양성하는 것에 나라의 미래를 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종 테러와 국제적 지탄이 끊이지 않는 이스라엘을 강한 나라로 이끄는 원동력은 바로 인적 자원이라 할 수 있다. 유대인들은 보통 만 3세에서 만5세 사이에 아이의 지적 능력이나 인격의 틀이 형성된다고 생각하기에, 공교육은 3세부터 시작된다.


야수르 유치원의 하루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7시 30분-7시55분 : 유치원 문을 열고, 교육용 게임들과 테이블 게임들을 꺼내놓았다. 선생님은 차례로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이했다.

8시-8시55분 : 등원한 아이들은 원하는 테이블에 앉아 하고 싶은 게임들을 했다. 퍼즐 맞추기, 교구 블럭들, 그리기 등 다양했다. 8시 55분이 되자 쉴라 선생님이 트라이앵글을 땡땡 쳤다. 그러자 아이들이 놀던 장난감들을 스스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침 미팅을 위한 정리였다.

9시-9시40분 : 아침 미팅 시간이다. 아이들이 원으로 둘러앉자 선생님이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다. 선생님은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날씨는 어떤지에 대애 이야기 했다. 노래를 같이 부르고 새학기라 그런지 아이들 이름 스티커를 다 붙여주고는 옆친구 이름 외우기 게임을 하기도 했다.

9시40분-10시10분 : 손을 씻고 나서 자리에 앉아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은 주로 샌드위치와 야채, 과일, 물이었다. 흘리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스스로 잘 먹었다.

10시10분-12시 : 메인 활동 시간이다. 그 날의 주제에 맞게 가정집 놀이, 블록 놀이, 의사놀이, 학교 놀이, 그리기, 찰흙놀이,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한다고 한다. 오늘은 그리기 활동이었는데, 선생님은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잘 못하는 아이도 직접 도와주지 않고 혼자 마음대로 그리도록 두었다. 이스라엘 유치원에서는 크레파스나 물감을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왜냐하면 색연필이나 싸인펜보다 크레파스나 붓을 쓸 때 아이의 손 근육이 더 많이 사용되고 손가락의 힘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은 크레파스를 손에 쥐고는 삐툴삐툴하지만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색칠을 하고 있었다.

12시-12시20분 : 중간 세션. 다 함께 하던 활동들을 정리하고 화장실도 다녀왔다. 대변을 보는 3세 아이들은 보조 교사 오릿이 따라가서 도와주기도 했다.

12시20-1시30분 : 유치원 마당의 야외 놀이터에 나가서 노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미끄럼을 타기도 하고 붕붕카나 퀵보드 등 원하는 대로 놀았다. 이때 간단한 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

1시30-2시 : 놀이터에서 들어온 아이들은 손을 씻고 나서, 조용히 앉아서 원하는 놀이를 자유롭게 했다. 이때, 선생님은 오늘 배운 주제 활동에 대해 요약해서 설명해 주었다. 여러 색깔들을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했고 그림에 있던 물건들 이름을 다시 묻고 답했다. 그리고 오늘 잘한 아이에게 칭찬을 해주며 스티커를 붙여주기도 했다.

전체 진행은 담임 교사 쉴라 선생님이 했고, 중간 중간 보조 교사인 오릿 선생님이 청소와 함께 아이들의 직접적인 필요를 도와주었다. 젊고 교육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쉴라 선생님과 중년의 사랑 많은 오릿 선생님의 조화가 잘 어울렸다.


오후 2시가 다가오자 학부모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각자의 가방과 물을 챙겨 들고는 자랑스러운 듯 그날 만든 ‘작품’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시 교육청에서 지은 야수르라는 이름은 바다 새인 '퍼핀'을 말한다고 한다. 하늘을 훨훨 비상하는 새들처럼, 무상 교육 첫 나이인 3세 아이들은 이제 사회를 향해 첫발을 내딛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야수르 유치원에서 좋은 경험과 즐거운 배움의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사를 나누고 야수르 유치원 문을 나섰다.

#교육 #기획 #현장취재 #유치원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