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유대인 엄마 에이낫의 자녀 교육

지난 번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오랜 만에 만난 친구가 책 한 권을 보여주며 말했다. “너 이스라엘에 살잖아. 이거 보고 맞는지 어떤지 좀 얘기해줄래?” 책은 유대인의 자녀 교육에 관한 내용이었다. 다른 지인들도 유대인 교육에 대해 묻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에서 일고있는 유대인 교육에 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 화요일 오전 평범한 유대인 엄마인 에이낫을 그녀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에이낫은 7살 딸 샤케드와 4살 아들 싸아르를 둔 엄마이다. 그녀는 대학에서 영어 교육 전공 후 영어 교사로 일했었다. 그러다가 학업을 다시 시작하여 테크니온 도시환경학과 석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박사 과정 마무리 중이다.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생생한 유대인 교육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가정 교육 ‘Kids time’의 중요성


먼저 에이낫의 가정 교육에 대해 질문하자 에이낫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에 대해 말했다.

“가정 교육이 참 방대한데 그 중에서, 저는 아무리 바빠도 한 아이씩 일대일로 함께 하는 시간을 정해놓고 아이와 놀아주고,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해줘요. 그 동안 다른 아이는 TV를 보거나 혼자 놀고 있게 하고요. 한 아이와의 시간을 마치면 다른 아이와 그런 시간을 가져요. 아무리 집안 일이 많고 바빠도 아이와 둘이 함께 하는 Kids time은 놓치지 않는 답니다.”


에이낫은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소통의 시간이 자신의 자녀 양육에 있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 시간에 ‘공부’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어떤 교재나 책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공부를 가르치지는 않아요. 공부는 학교나 유치원에서 배우면 되니까요. 집에서는 함께 대화하며 몸을 부대끼며 노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영어 교사를 할 때도 실제적으로 영어 공부를 직접 가르친 적은 없어요. 그리기, 만들기, 스티커 붙이기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 놀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영어가 익혀지도록 했지요. 그리고 아이들이 질문이 많잖아요. 어떨 때는 끊임없이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저는 바로 답을 해주지 않고 다른 질문을 해요. 아이와 질문을 주고 받으며 아이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있도록 도와준답니다.”

유대인 엄마들도 아이 교육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조금은 다른 포커스와 방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있었다.

창의적 사고는 ‘노 푸쉬’로부터

보통 히브리어 알파벳이나 1,2,3 숫자조차도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가르치지 않는다는데, 어떻게 이들은 노벨상 수상은 물론 창의적 사고로 벤처계의 큰 손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이들의 창의적 사고의 열쇠에 대해 에이낫은 '노 푸쉬'라며 말문을 열었다.


“제가 모든 유대인들을 대변하지는 못하겠지만 제 생각에는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푸쉬하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부모나 교사는 아이들의 의견과 결정을 존중해주고 어떤 이상한 말을 하건 무시하지 않고 귀 기울여 들어줘요. 저는 어떤 선택의 상황에 있어 이쪽이 아이에게 더 좋을 거 같을지라도 입을 꾹 다물고 아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하게 내버려둬요. 이번에도 방과 후 활동(후그)을 결정할 때 제가 보기엔 이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제 딸이 다른 걸 하길 원해서 그냥 하라며 칭찬해줬어요. 유대인 교육에는 어떤 틀이나 룰이 많지 않아요. 아마 룰이 많아서 아이가 맞춰야 한다면 창의적 사고가 어려울 거 같아요.”

에이낫의 딸 샤케드는 라맛 레메즈의 공립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녀는 유대인들의 창의적 사고를 학교 교육의 예에서도 찾고 있었다.


“저희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제가 졸업한 학교이기도 한데 이곳은 특별한 형태의 실험적 교육학교로 아이들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혼내지 않아요. 오로지 잘한 것을 찾아내서 칭찬을 해요.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들까지도 찾아내서 칭찬하고 메달을 붙여 줍니다. 교실 뒤편에 커다란 현황판이 있는데 아이들이 칭찬받을 때마다 하나씩 메달이 붙여지고 다 붙여지면 모두가 선물이나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이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을 ‘Good human being’이 되도록 가르치는 것이지요.


아울러 이스라엘에서는 선생님과 학생, 선생님과 학부모 간에 격이 없어요. 스스럼없는 친구처럼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다양한 사고 계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에이낫은 유대인의 창의적 사고가 아이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존중해주는 유대인 문화와, 칭찬과 격려를 통해 고무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었다. 그녀는 또한 집에서도 아이들의 실수때문에 일어난 문제나 새로운 시도를 위한 저지레에 대해서 혼내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꾸려하기 보다 장점을 계발시켜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유대인 엄마들에게는 시험 성적이 좋고 나쁘고가 중요하지 않답니다. 성적 등급보다 얼마나 노력을 했는가가 더 중요하지요. 또 절대 다른 아이와 비교해서 말하지 않아요. 저도 학창 시절 성적이 안 좋을 때 저희 부모님께선 한번도 공부하라고 푸쉬 하신 적이 없어요. 제 결정과 생각을 늘 존중해주시고 격려해주셨지요. 결국 전 원하는 제 길을 결정해 지금은 테크니온에서 박사 과정을 하고 있는 거고요. 저는 성적 좋은 아이보다 기쁘고 즐겁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좋은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

평범한 유대인 엄마 에이낫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 아이의 엄마인 나의 양육 모습이 여러 부분 마음에 걸렸고, ‘몇 등, 몇 점’에 관심을 두고, 각종 학원들이 즐비한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했다. 그녀는 일부러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신이 자라 온 방식과 배워 온 스타일을 가지고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다. 유대인의 성공 모습 만을 보고 그들의 교육 방법을 스킬로서만 배우려하기 보다, 그들 이면에 깔려 있는 기본 정신과 교육 마인드를 먼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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