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 칼렙(Calev Myers) 인터뷰

필자가 다니는 교회 예배에 카르멘이라는 스페인 출신 유대인 여자가 왔다. 개신교인이지만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알리야를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다며 우리에게 도움을 청했다. 동정은 갔지만 우리가 개입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게 자명해서 좀 거리를 두었다. 카르멘이 그 다음주 예배에 또 왔다. 통역하는 자매가 피아노를 치느라 카르멘 혼자 뒤에 앉아 있는걸 알면서도, 위장에 탈이 나서 예배에만 몰두하고 싶었기에 모르는 척 했다. 그 때, 목사님이 “우리 교회가 유대인 선교를 품고 기도한 데 대한 응답으로 한 유대인이 도움을 청하고 있는데, 우리는 기도만 하느라 외면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는데 찔림이 있어서, 마지못해 통역을 시작했다. 통역하다가 그녀의 머리에 두른 수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몇 달 전 어떤 목사님이, “머리에 수건을 두른 유대인 여자들이 보이는데 알리야 문제로 도움을 청할 테니 ‘외면하지 말라’”고 해주신 기도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거의 ‘외면할 뻔’했는데, 그때부터 ‘적극 개입’ 모드로 반전했다.

1492년 그 악명 높은 스페인 종교재판 때,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살던 유대인들은 ‘카톨릭 개종’과 ‘축출’ 두 가지 선택만이 주어졌고, 별수없이 개종 후에 비밀리에 유대교를 지켜온 유대인들을 ‘마라노’ 혹은 ‘브네이 아누심’이라고 부른다. 카르멘 집안 역시 이때 개종한 게 틀림없지만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주변에 아는 유대인에게 그녀의 알리야 문제와 숙소 해결을 부탁했지만, 한결같이 ‘지금까지 동일한 문제로 많은 아누심이 이스라엘에 왔지만 아무도 알리야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돌려 보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돈도 넉넉하지 않고, 건강까지 좋지 않은 그녀를 떠맡는데 대한 부담을 표시한 것이다. 그런데 알리야한 에티오피아 유대인을 돕는 사역을 하는 선교사님이 그녀에게 무료로 숙식을 제공해서 현재 그 집에 머물고 있다. 이쯤 되면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는 생각에 부담없이 손을 털려고 할 때쯤, 칼렙 변호사 인터뷰 제안이 들어 왔다.

1992년 미국에서 알리야한 메시아닉 유대인인 그는 2004년에 비영리재단인 JIJ(Jerusalem Institute of Justice)를 세우고 메시아닉 유대인과 기독교인과 같은 소수 종교인의 인권변호사로 활약 중이다. 이미 CNN, I24 News, Israel Today, CBN 등 수많은 미디어에 단골 게스트며, UN과 유럽 의회(European Paliament)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왜곡된 서방 언론 보도와 부당한 제재에 대해 “인권이라는 렌즈를 통해 자세히 살펴보면, 팔레스타인을 실제적으로 학대하는 세력은 검문소에 있는 이스라엘 군인이나 이스라엘 정부나 유대인 정착민들이 아니라 바로 팔레스타인 정권 그 자체라는 사실을 볼 수 있다”고 역설했다. 보통 인권관련 청문회가 UN이나 EU에서 열리면 한 시간 동안 500명의 연사가 돌아가며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그 중 서너 명 만 이스라엘의 방어 정당성을 지지한다고 한다.

2011년에는 “전세계에 있는 이스라엘의 친구들과 힘을 모아서 반유대주의에 대항해 싸우기”위해 Caucus라는 단체를 세웠다. 즉, 이스라엘 내에서는 ‘소수 종교인들의 인권’을 위해서, 대외적으로는 ‘반유대주의 타파’로 이스라엘을 대변하는 가장 민감한 두 가지 이슈를 다루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왕성한 활동을 벌이며 이스라엘에서 가장 유명한 메시아닉 유대인 변호사로 알려진 칼렙을 만났다.

다음은 칼렙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이렇게 민감한 이슈를 다루는 메시아닉 유대인 변호사로써 협박이나 불이익을 당한 적은 없는가?

세상이 많이 달라져서 크게 위협을 당하는 일은 없었지만, 미국에 있는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정권 부패와 자국민 핍박에 대한 강의를 했을 때 친팔레스타인계 학생들이 난동을 부려서 경비원들이 동원되고, 강의 후에는 경호를 받으며 학교를 떠난 적이 있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아미 오르티즈’ 사건으로 인해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 테러범이 속한 단체는 기독교인을 적대시하는 단체인데, 그가 검거되자 내 차 타이어 바람을 빼놓고, 차에다 스프레이를 뿌려놓은 경험을 했다. 확증은 없지만 그 단체에서 행한 일로 짐작된다.


가장 기억에 남거나 큰 성공을 거둔 사건은 혹시 영화 회복에 나왔던 ‘아미 오르티즈 테러 사건’이 아닌가?

그 사건도 중요한 사건이었다. 우리가 아무리 뛰어다녀도 이스라엘 경찰은 뒷짐만 지고 있었는데, 그 가족이 미국 시민권자였기 때문에 미국 FBI가 수사를 착수했다. 그제서야 경찰이 움직여서 결국 범인은 검거되어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이 외에도 유대교 회당은 면세를 받는데 반해 메시아닉 유대인들이 세운 예배 장소는 면세가 적용되지 않는 부당함을 법원에 제소해서 승리했다. 그로 인하여 모든 메시아닉 공동체는 면세 혜택을 받게 되었고, 예루살렘에 있는 유일한 메시아닉 학교 역시 학생수가 작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지 않았는데, 이 또한 제소해서 승리를 거두어 서류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곧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된다.


이런 일을 시작하게 된 동기가 무엇이며, 지난 십년간 많은 변화가 있었는가?

변호사로써 이스라엘 내 많은 차별법을 발견하고, 전세계에 있는 친이스라엘 기독교인들의 기금을 동원해서 이와 같은 차별법을 개선하고자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이미 언급한 메시아닉 공동체의 세금을 감면해 준 일이고, 이스라엘 내 기독교인에 대한 편견도 많이 나아진 편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초정통 유대인들이 영향력을 미치고 있어서 그들의 반대를 이겨내기가 쉽지는 않다.


전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바라는 일은?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기도하는 일도 고맙지만, 현재 이스라엘이 처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BDS(이스라엘 제품 보이콧 운동)로 기독교인 사업가가 이스라엘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실제적으로 도움을 준다. 이스라엘은 점점 외교적, 정치적으로 고립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성경을 믿고 이스라엘을 사랑하는 기독교인들이 힘을 실어주는 방법뿐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에 와서 노방전도를 하거나 직접적인 전도를 하는 것은 오히려 반감만 높일 뿐이다. 지난 이천년간 기독교의 이름으로 유대인에게 자행된 악행을 알고 있다면, 유대인들 선교 방법은 달라야 한다. 겸손한 자세로 기도를 하고, 그들의 진정한 필요가 뭔지를 들어줘야 한다. 이스라엘 제품을 많이 사주고, 유대인의 친구가 돼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먼저 관계를 맺은 후에 그들이 복음에 대해 물어올 때 전도를 하는 것이 좋다.

유대인 로비스트는 전세계 기독교 세력에 비하면 너무 미미하다. 이-미간 관계가 지금 최악인데 오바마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그는 취임하자마자 카이로에 있는 무슬림 대학에 가서 미국에 끼친 이슬람 유산에 대해 경의를 표하며, 이제 미국은 무슬림을 포용할 때가 됐다고 연설했다. 하지만 오바마는 아이언돔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방위비 지원을 늘리는 등 군사적으로는 할 일은 했다.

마지막으로 카르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지금까지 단 한명의 아누심도 알리야에 성공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전망은 어둡다고 했다. 에티오피아에 있는 기독교인들(베타 유대인)은 그 나라에서 ‘유대인’이라고 핍박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알리야 하는 길이 조금씩 열려지고 있지만, 그들 역시 알리야한 후에는 유대교로 개종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아누심은 그러한 정황도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 아직까지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가능성은 낮다. 유일한 방법은 유대교로 개종해서 알리야를 하는 길 뿐이다. 유대인 기독교인들의 알리야를 정부에서 저지하는 이유는 유대인이 아닌 다른 종교인-아랍(무슬림), 기독교인- 등으로 이스라엘 땅이 채워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메시아닉 유대인으로서 너무나 민감한 사안을 다루고 있는 그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다. 그의 아내 ‘쉘리’는 벤예후다 힐렐 거리에 있는 “쉐멘 사순”예배처에서 매주 금요일 예배를 인도한다. 개인적으로는 메시아닉 교회의 목회자에게 듣는 선교 현황도 귀하지만, 일선에서 이스라엘 정부와 반유대주의를 주창하는 전 세계를 향해 싸우는 칼렙의 얘기를 통해 ‘이 세상 정사와 권세를 잡은자’와 전략적으로 싸우는 방법을 듣는 것도 중요한 것 같다. 또한 현재까지 칼렙이 세운 비영리 단체에 한국에서 온 기부는 없었다고 하는데, 이 글을 읽는 이스라엘 선교를 후원하는 단체와 기독교 기업의 마음에 성령께서 감동을 주시도록 기도한다.


* 칼렙과 관련 링크 참고

연사로 초청을 원할 때: http://www.calevmyers.com/request/

칼렙이 쓴 글이 실린 곳: https://firm.org.il/learn/author/calev-myers/

기부를 원할 때: http://jij.org/

쉘리의 찬양: https://shemensasson.bandcamp.com/releases

#유대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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