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초등학교에 입학하다

첫째 아이가 어느덧 초등학교 학령기가 되었다. 한국으로 치면 내년 3월에 입학을 할 나이인데, 이스라엘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만 6세 9월에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지난 6월에 우리 집이 속한 학군의 초등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입학 설명회를 한다고 초대하는 글이었다. 당일 날 갔더니 교장 선생님이 학교에 대해 30분 정도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학부모들과 질의 응답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나서 학교 시설을 안내해주고 수업하는 교실도 직접 보여주었다. 이런 식으로 다른 초등 학교들도 입학 설명회를 하기 때문에 여기 저기 다녀보고 원하는 학교를 결정하여 교육부에 신청하면 된다. 신청을 안 해놓으면 주소에 해당하는 학교로 자동 배정된다. 나의 이웃은 자신의 딸을 민주식 학교를 보내고 싶다 하여 집에서는 조금 멀지만 민주 교육 이념을 실천하는 초등학교에 보냈다. 우리는 아이 픽업도 그렇고 그냥 가까운 평범한 이스라엘 공립 학교로 보냈다.

입학을 몇 주 남겨놓고 교육부와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교육부에서는 보험료와 활동비, 책값으로 340세켈 정도를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보냈고, 학교에서는 준비물 체크리스트와 담임과의 개인 면담 시간이 적힌 카드를 보냈다. 한국과는 많이 다른 초등학교 준비물들이어서 모르는 것은 물어보며 문구점에 사고, 교복도 여러 벌 준비했다. 이스라엘 학생들은 교복을 입는데 한국 같은 교복은 아니고, 그림이 없는 무지 티셔츠에 학교 마크를 찍어서 입으면 된다. 체육 수업은 노란색 티셔츠인데 근처 옷 가게의 노란색 무지 티셔츠가 동이 나서 사느라 애를 먹었다.

9월1일 첫 등교일을 앞두고, 8월 28일 저녁 학부모 모임, 8월 30일 오전 개인 면담, 8월 31일 저녁 입학식의 일정이 있었다. 학부모 모임에 갔더니 아이가 배정된 반에 모여 담임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인사를 나누고 연락망을 작성하고 학부모 대표를 뽑았다. 그런데 한국의 어머니회와는 분위기가 상당히 달랐다. 30명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거의 다 온 데다가 실제적인 교과 관련 혹은 학교 운영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누었다. 갖가지 다양한 의견들 속에서 주거니 받거니 각자의 의견들을 계속 주장하며 결론을 도출해갔다. 나는 앉아서 들으며 ‘이게 유대인의 삶에 녹아 있는 하브루타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이틀 뒤, 개인 면담 시간에 아이와 함께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처음 선생님과 아이가 만난 자리라 서로 인사를 나누고 ‘히브리어를 할 줄 아느냐’ ‘유치원에서는 재미있었냐’ 등 간단한 질문들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나서 부모와 함께 아이의 건강 상태나 그전 다녔던 유치원의 생활, 알아야 될 사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류를 작성했다.

드디어 입학 전날, 8월 31일 저녁 6시에 입학식 행사가 있다고 해서 가족 모두가 학교로 향했다. 입학생들의 가족들이 학교 앞 마당(운동장이 없다)을 가득 메웠다. 학부모 석 앞 쪽으로 아이들의 의자가 큰 원을 그리며 놓여있었다. 그런데 입학식이 한국의 입학식과 많이 달랐다. 시간이 되자 2학년 아이들이 먼저 나와 놓여있던 의자에 앉았다. 이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과 환영사 후 키타 알레프 신입생들이 박수를 받으며 나와 의자에 앉았다. 이제 2학년 아이들이 가운데로 나와 그룹 별로 자신들이 준비한 노래와 율동, 환영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2학년 선배들이 열심히 준비한 축하 공연을 해주는 것이 이스라엘의 입학식이었다. 한 시간 정도에 걸친 모든 환영 공연이 끝나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 첫 등교일 아침. 부지런히 샌드위치 도시락을 준비했다. 오늘은 첫 날이라 8시 40분이까지 가야 하지만 내일부터는 8시 20분까지 가야 한다. 도시락은 이스라엘 아이들이 아침을 주로 안 먹고 다니기 때문에 오전 10시에 먹고 점심은 12시 45분에 수업이 끝나면 집에 와서 먹는다고 한다. 첫날 수업이 끝난 아이를 데려오며 학교 생활이 어땠냐고 묻자 ‘재미있었다’고 한다. 아이도 처음, 나도 학부모로서 처음 경험해보는 이스라엘에서의 학교 생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더 큰 기대를 안고 한 걸음을 내디뎠다.

#향유옥합 #김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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