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에서 본 기적

김삼성 선교칼럼 - 3. 알마티에서 본 기적


지금이다


유럽 트레스 디아스(Tres Dias)가 있었다. 독일에 있을 당시 나와 함께 공부하면서 친형제처럼 지내는 전도사님이 한분 있었다. 그분이 독일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데 교회 성도 한분이 트레스 디아스를 다녀온 후로 사람이 여러 모로 달라진 모양이다. 이 성도께서 담임 전도사에게 자꾸 트레스 디아스를 가보라고 권유했다. 공교롭게도 이 전도사님이 나에게 자기 대신 다녀와 달라고 부탁해서 그 수련회에 참가하게 됐다. 여기서 김광신 목사님을 만났고, 그가 선교의 열정으로 불타고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게 됐다. ‘저런 분이 나의 멘토(mentor)가 되어 주신다면, 저런 분에게서 배운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바람을 가지고 돌아 왔다.

다시 3월에 유럽에 있는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이 있었다. 강사는 김광신 목사님이셨다. 소련 문이 열렸다는 선교 보고를 겸해서 신학생들을 대상으로 선교에 대한 도전을 주기 위한 모임이었다. 그때 김 목사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선교 합창단을 이끌고 사할린, 하바로프스크, 알마티, 타시켄트, 모스크바 등 다섯 도시에서 공연했습니다. 얼마나 영적 추수가 많은지 모릅니다. 가는 곳곳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회심했습니다. 8백 명, 천 명씩 모이는 홀에서 3분의 2이상이 예수를 믿겠다고 결신했습니다. 지금 공산주의 원조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신학생인 우리를 선교사로 파송하기 원한다는 말씀을 하시는 순간, 성령님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네 때가 이르렀다. 이제 가라. 내가 준비해 놓았으니 이제 가라.” 이것은 “가고 싶다,” “참 좋겠구나.” 정도가 아니었다. 명확한 음성으로 가기를 명하셨다. 그래서 모임이 끝나고 나서 잠깐 쉬는 시간에 김광신 목사님을 찾아갔다. “목사님, 제가 오늘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중에 성령님께서 저의 마음속에 선교사로 그곳으로 가라는 감동을 주시는데 선교사로 보내시려면 저를 제일 먼저 보내 주십시오.”하고 말씀을 드렸다.



이혼이냐 선교사냐


그리고 집회에서 돌아와서 아내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내는 대경질색, 깜짝 놀랐다. 그때 나는 이미 독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고 있었다. 아내로서는 자기의 꿈이 막 이루어지려는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참으면서 들어간 박사학위 코스인가. 자기 박사학위를 포기하면서 남편을 먼저 밀어주고 그 다음에 할 수 있으면 도전하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가. 이제 그 계획이 이루어지려는 순간인데 아닌 밤에 홍두깨도 유분수 아닌가. 그것도 실력이 부족하다든지 건강이 나쁘다든지 하는 이유가 아니었다. 오로지 갑작스럽게 선교사로 가겠다는 말을 아내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내의 서운함은 두 가지였다. 첫째로 박사과정에 들어온 것 자체가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냐는 이유였다. 두 번째는, 어떻게 아내인 자기에게조차 대화 한 번 나누지 않고 그런 결정을 했느냐는 것이었다. “당신은 하나님의 일이라면 가족도 버릴 수 있는 사람이다.” 아내는 나에게 굉장히 실망을 하고 배신감을 느꼈던 것 같다. “당신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을 보니 당신은 이미 나를 버린 것이다. 이혼을 해도 마땅하다.” 아내는 극도의 허탈감과 배신감을 표출했다. 그리고 내게 이혼을 요청해 왔다. 아내가 내 결단을 의당 기쁘게 받아들여 줄 것으로 지레짐작한 나는 당황했다. 나는 그렇게 믿고 마음 편해하고 있었는데 아내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당신 마음을 하나님께서 감동시켜 주실 때까지 금식을 하겠소.”하고 선언했다. 내가 금식을 시작하니까 아내가 조금 누그러졌다. 내 성격을 잘 아는 아내는 ‘이건 반대해서 될 일이 아니구나. 정말 하나님의 부르심이 맞는다면 내가 힘들어도 따라 가야겠다.’하고 생각을 바꾸었다. 드디어 금식 2일째 되는 날 나에게 와서 이렇게 말했다. “정말 당신에게 섭섭해요. 어떻게 나에게 말 한마디 의논하지 않고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어요? 정말 당신이 원하는 데면 어디든지 따라 갈 수 있어요. 당신이 나를 신뢰하고 아내로 생각한다면, 정말 한 몸으로 생각한다면 그럴 수는 없는 거예요. 나는 이 상처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신의 결정을 주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죽으면 죽으리라 하는 각오로 당신을 따르겠어요.” 우리가 알마티로 향하게 된 사연은 이렇듯 구구하다.

#선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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