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과 성품에 관한 연단

김삼성 선교칼럼 - 인격과 성품에 관한 연단


두 번째 연단은 인격적인 연단이다. 각 사람에게는 하나님이 사용하실 만한 아름다운 은사가 있는가 하면 정반대로 사용하실 수 없는, 기름부음을 가로막는 요소로서 성격적인 부분이 있다. 그래서 하나님은 연단이라는 용광로를 통해서 우리의 성격적인 부분을 연단하신다. 그러나 우리의 성격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부정적으로 보이는 그 성격이 때로는 하나님 앞에 참 아름답게 쓰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고집이 상당히 센 사람들의 경우, 그 고집 때문에 하나님이 사용할 수 없는 측면이 있는 반면에 그 고집 때문에 하나님 앞에 쓰임 받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하나님께서 연단의 과정을 통해서 성격 변화를 이끌어내시고, 혹은 적어도 자기의 성격을 인식할 수 있게 하신다. 자기 성격을 인식한 사람은 그 성격 때문에 오는 어려움을 예측하고 절제할 줄 안다. 적어도 절제라도 할 수 있도록 연단하지만 그 성격을 완전히 없애지는 않으신다.

사람이 물질적으로 어려워지면 인격의 부족함이 드러난다. 사람이 모든 일에 형통할 때는 모든 사람에게 선한 사람이 된다. 나도 내가 선한 사람인 줄만 알고 살아왔다. 그런데 결혼하고 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알았는데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사역을 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갈등과 마음의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부르심을 받은 자가, 확실히 하나님의 부르심을 아는데도 사역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을 때의 그 괴로움은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지 못한다. 이 괴로움에 더하여 내 속에 잠재해 있던 인격적인 결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리 부부는 너무나 사랑하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물질적인 어려움이 다가오니까 불만이 드러나고 원망하는 마음이 서로에게 일어나며 다툼이 생겼다.

그럴 때마다 아내는 이렇게 물질적인 어려움 때문에 고난을 겪고 서로 다툴 바에야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느냐고 말했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나는 독일로 가라고 하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고집스러운 면이 있었다. 수업 중에도 때로 아차산 꼭대기에서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독일로 가라.”는 말씀을 주셨다. 선교사로서 준비를 위한 필요성을 깨닫게 하셨다. 그때 친구들은 그래도 신대원은 마치고 가야지 중도에 독일로 가는 것은 순리가 아니라고 말렸다. 신대원을 마치고 독일에 가서 박사과정을 밟는 것이 좋겠다는 게 중론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 기도할 때마다 독일로 가야 할 필요성을 일깨우시고 감동을 강하게 주셨다. 그래서 독일로 간 것이다.


독일 행은 순종훈련의 첫걸음


아내는 독일에서 지극한 어려움을 겪을 때, 부부관계가 절망적으로 되느니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게서 그런 생각을 거둬가셨다. 내가 여기서 물러나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받아야 할 인격적인 연단과,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함으로 말미암아 진정한 선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는 데 실격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하나님은 나를 선교사로 훈련시키시기를 원하시는데, 신학 과정보다는 물질과 생활의 어려움,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통해서 하나님을 100 퍼센트 의지하기를 원하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독일로 보내셨다면 보내신 하나님이 왜 책임을 지시지 않겠느냐?’는 아주 단순한 믿음이 나에게 있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나를 독일로 보내셨다는 확고한 이 믿음, 하나님이 나에게 말씀하신 것에 대해 충실하고 싶은 마음, 이 두 가지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대학4학년 때 부르심을 받고 가족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결국 선교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음성에 순종해야겠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사실 우리는 한국에 있을 때보다도 독일에서 유학생활을 하면서 물질과 인격의 특별훈련을 받았다. 법대를 졸업하고 처음 신학교를 가려고 할 때 학과장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나도 예수를 믿지만 자넨 좀 광신적으로 믿는 것이 아닌가? 왜 꼭 지금 신학교를 가려고 하는가? 그러지 말고 고시공부를 어느 정도 해보다가 그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때 회사에 특채로 들어가는 길도 있네. 그리고 천천히 사정을 봐 가면서 신학과정을 해도 좋지 않겠나?’

아내도 처음에는 내가 목사 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둘이 사랑해서 만났지만, 아내는 끊임없이 나로부터 부르심을 제거해 보려고 노력했다. 아내는 내가 평범한 삶을 살길 원했다. 독일로 가서 자기는 피아노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아서 교수가 되고 나 역시 신학을 전공한 후 교수가 되어 귀국해서 장로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낫다고 말하곤 했다. 우리 부모님들도 왜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려고 하느냐, 직장생활을 조금 하다가 나중에 목사 되기로 결정하면 집안에서도 인정을 해주겠다고 회유하셨다.

어쩌면 그들의 입장에서는 옳은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도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 부르는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순종해야 함을 내 마음속에 감동으로 주셨다. 더 이상 늦어지지 않도록 즉각적인 순종 훈련을 그때부터 시켰던 것 같다. 많은 반대와 어려움, 외적 갈등을 이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장 가까운 주위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 부모님, 학과장님, 교수님들, 친구들 모든 사람들이 다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령님께서는 내 마음속에 지금이 바로 순종해야 할 때임을 깨닫게 하셨다. ‘미루어야 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연단을 받아야 한다면 일찍 받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런 마음도 내게 싹텄다.


독일로 가기로 결정을 하고 입학 허가를 신청했는데 허가서가 오지 않았다. 2주간 금식하면서 ‘하나님이 약속한 것이라면 이기간이 끝날 때까지 입학 허가서를 주세요.’하고 기도했다. 그 작정한 금식기도 마지막 날 입학허가서가 도착했다. 나로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독일에서 아내가 아무리 한국으로 돌아가자고 했어도 경거망동할 수 없었다. “아니야, 하나님이 나에게 감동을 주셔서 독일로 온 것처럼 감동을 주셔서 한국으로 가라고 하기 전에는 나는 움직일 수 없어.” 이것이 나의 입장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그때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칼럼 #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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