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청소년을 돌보는 학교, 키둠 노아르(קידום נוער) 취재기

예루살렘에서 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한 카스티나에 있는 키둠 노아르 학교에 다녀 왔다. 이 학교는 15세~18세 사이에 남자 청소년 20명을 돌보고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일반 학교 진학에 실패한 성적이 부진한 청소년이거나,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소위 ‘비행청소년’들이다. 이 학교의 주요 운영 목적은 ‘보호관찰’ 처분을 받고 있거나 문제가 있는 청소년들이 더 큰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교화시켜서 군에 입대할 수 있는 준비를 시키는 데 있다. 청소년 상태에 따라 2~3년 코스를 적용하는데, 매주 1회 전문가의 상담과 전담 교사의 훈육을 통해 군입대가 가능한 건전한 이스라엘 젊은이로 변모시키고 있다.

  1. 조직: 사회 복지사 2명, 교사 6명, 심리 치료사 1명이 학생들을 샤밧을 제외하고 주 6일 동안 돌본다. 특이한 점은 군인 2명이 상주하며 이들이 군입대에 필요한 여러가지 조언과 기초 훈련을 시킨다.

  2. 교육 과정: 영어, 수학, 역사, 윤리, 히브리어, 범죄방지를 위한 정신 교육을 중심으로 매일 9시~3시까지 수업이 진행되고 점심을 포함한 학비는 전액 무료로 제공된다. 이 기관은 중앙 정부와 시에서 공동 지원하고, 사회복지 센터와 함께 운영되고 있어 예산은 넉넉한 편이라고 한다. 이 외 매년 3월에는 “가드나(גדנה)”라는 군예비 훈련과, 1주일 간 부트 캠프를 실시하며, 카약, 승마 등 스포츠도 배울 수 있다.

  • 이곳 과정을 이수하지 못하면 군대도 갈 수 없고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교육 과정은 엄격한 편이다. 전 과정 이수자는 ‘바그롯’이라는 고졸 자격증이 주어지고, 10년 교육 이수자와 12년 교육 이수자로 나뉜다.

  • 대부분 불우한 가정 환경으로 인해 방학 때도 특별히 갈 곳이 없어서 범죄 유혹을 많이 받기 때문에, 방학 중에도 특별 수업을 한다. 학교 자체를 큰 가정집처럼 꾸며서 쉼터는 항상 열려있고, 먹을 것을 늘 준비해 놓으며, 본인이 직접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도 있다. 중요한 절기는 물론 매주 화요일엔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만찬을 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데 이러한 사랑 만이 그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교장은 말한다.

  • 일반 키둠 노아르에는 탈무드나 성경 교육이 없고, 종교인을 위한 키둠 노아르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3. 청소년들의 문제점: 이스라엘 청소년 범죄는 미국이나 다른 나라처럼 심각하지 않다. 테러라는 ‘공공의 적’이 있는 국가적 특수성 때문에 범죄율이 낮은 편이다. 최근 십년 사이에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이 이민을 많이 오면서 이들 자녀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다른 지역 이민자에 비해 가정 교육 수준도 떨어지고, 인종 차별도 겪고 있어 범죄의 길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두 가지는 매춘과 마약이다. 매춘은 아직 심각하지는 않지만 성매매로 인해 싱글맘이 늘고 있어서 관계 기관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마약은 일반 상점에서도 쉽게 구입이 가능한 ‘nice guy’라는 흥분제를 청소년들이 오용 및 남용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대마초 흡입이 아직도 불법이고, 코카인이나 헤로인 등 마약 거래나 밀반입 단속이 심해서 심각한 마약 범죄는 찾기 어렵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갖고 문제 가정 상담을 하다가 이곳에 와서 7년 째 교장으로 재직 중인 오릿은, ‘졸업생들이 군에 입대 전 혹은 제대 후에 찾아와서 인사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 학교 졸업생 중에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사회 중진으로 활약하며 가끔 이곳을 찾아 특강이나, 기부를 통해 재학생들에게 꿈을 주는 사람도 많다.

취재 중 두 명의 청소년을 인터뷰했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반데'는 축구선수가 꿈인데 마약중독자며 폭력이 심한 아버지를 피해 가출을 했다가, 키둠 노아르에 2년 째 다니며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본격적인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겠다고 한다. 이 중 인상에 남는 학생은 '엘리야'였다. 엘리야는 하레딤 가정에서 태어나 엄격한 종교 생활에 회의를 품고 하레딤 학교를 자퇴하고 방황하다가, 이곳에 오게 됐다. 지금은 부모와는 완전히 결별하고 조부모님과 살면서 16년 만에 처음으로 귀밑 머리도 자르고, 머리에 물도 들이고, 탈무드가 아닌 영어, 수학, 역사 등 일반 과목을 공부하며 완전히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저녁에는 바이오텍 공장에서 일하고 낮에는 공부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영어를 배운 지 1년 만에 필자와 인터뷰가 가능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다. 그는 “자신을 이곳으로 인도해 준 키둠 노아르와 선생님들께 감사 드리고, 제대 후에는 대학에 진학해서 컴퓨터 엔지니어가 되겠다”며 활짝 웃었다.

소외된 비행청소년 하나 하나에도 정성을 아끼지 않는 이스라엘 사회 복지 시스템과 교육 정책이 바로 다국적 이민 국가 이스라엘을 지탱하는 힘으로 보인다.

#교육 #기획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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