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샤 베아브(תשעה באב,Tisha B`Av)

티샤 베아브(תשעה באב Tisha B`Av)일은 유대인의 성전파괴 사건을 기억하는 날이다. 티샤 베아브는 유대인 종교력의 5번째 달인 아브(אב)월의 9일(תשעה)째 되는 날을 의미한다. 성경역사에서 공교롭게도 솔로몬의 제 1차 성전파괴와 헤롯의 제 2차 성전파괴가 이 티샤 베아브날 동시에 일어났다. BC 586년 1차 성전은 바벨론에 의해, AD 70년 2차 성전은 로마군에 의해 파괴됐다.


사실 성경기록을 살펴보면, 제 1차 성전파괴일은 아브월 7일(왕하 25:8-9)혹은 10일(렘52:12-13)로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요세푸스의 전쟁사나 랍비적 문서들은 10일을 지지하기에 일반적으로 아브월 9일과 10일 모두 성전파괴일로 보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미쉬나 타아닛(Mishnah Taanit 4:6)의 랍비적 전통에 따르면,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한 10명의 정탐군의 가나안 정복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밤새도록 통곡했던 사건(민 14:1-3)과 아브월 9일의 성전파괴의 사건을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우연이라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유대인들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아브월 9일 혹은 유사한 시기에 계속해서 일어났다는 점이다. 제 2차 성전파괴 이후 바르코크바 항쟁 때 베타르(Betar)요새 함락(AD 135년), 1차 십자군 원정(AD 1096년), 영국추방(AD 1290년), 프랑스 추방(AD 1306년), 스페인 추방(AD 1492년), 폴란드 학살(AD 1648년), 제 1차 세계대전(1914년), 유대인 학살최종책(The Final Solution)및 제2차 대전 선포와 관련된 날(AD 1935년, 1942년), 그리고 레바논-이스라엘 전쟁(AD 2006)등 역사적으로 성전파괴 및 학살, 포로 및 추방 등과 관련된 유대인들에게 매우 치욕적인 사건들이 이 날에 여러차례 겹쳐 일어났던 것이다. 그래서 이 날은 유대인들에게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특별하고도 의미있는 날이다.


이 날 유대인들은 온종일 에이카(אֵיכָה, eikhah)라는 예레미야애가서, 예레미야 일부, 욥기서, 애도하는 법들을 다루는 탈무드의 일부분들을 읽는 일에만 집중한다. 이외의 다른 토라 공부도 금지된다. 축복 기도도, 샬롬의 인사도 금지되며, 기도 시 탈리트와 테필린도 착용하지 않는다. 오직 애통하는 분위기 속에서 하루 종일 금식하며, 크림이나 오일을 사용하고 바르는 일, 가죽신을 신는 일, 부부관계는 물론 씻고 목욕하는 일까지 금지된다.

대부분 유대인들은 회당과 서쪽 통곡의 벽에 함께 모여 애통의 예식을 행하는 일에 집중한다. 이 날 아침 시간은 랍비 유다 하레비와 엘라잘 하카릴이 만든 킨노트(קינות, Kinnot)라는 애도가를 줄곧 부르면서 시간을 보내며, 저녁 시간은 예레미야 애가를 합독하며 애통의 시간들을 가진다.

올해 티샤 베아브는 2016년 태양력으로 8월 14일이다. 우리는 유대인들처럼 이 날을 그대로 지킬 필요는 없겠지만, 그날의 깊은 뜻을 우리의 신앙적인 유익으로 삼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유대인들에게 있어 본받을 만한 사상과 전통은 바로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전통이다. 아픈 과거는 들추지 않고 잊어버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8.15 광복절에 비해 나라가 빼앗겼던 8.29 경술국치일(1910년 8월 29일 한일병합조약)을 특별한 의미로 기념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죄와 고통의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기억하고 되새김질하는 일은 우리의 신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실 기독교적인 차원에서 볼 때는 티샤 베아브일은 유대인들의 회개치 않은 죄악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하는 날이기도 하다. 특히 예수님께서는 미래에 일어날 그 성전파괴의 참상을 예언하심과 동시에 슬퍼하시며 우셨다.


“너희 보는 이것들이 날이 이르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눅 21:6)

“보라 너희집[성전]이 황폐하여 버려진 바 되리라”(마 23:37)


하나님의 크신 계획 속에 예루살렘 성전파괴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돌무더기가 된 그 성전터에서 더 이상 짐승의 희생제사를 통한 속죄의 길을 찾을 것이 아니라, 참된 성전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을 통한 유일한 속죄의 길을 찾아야 할 때가 도래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으리라. 오늘날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것을 보고 애통하며 울라고 말씀하시는 대신, 우리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무너진 그 마음의 성전을 돌아보고 애통하고 회개하라 촉구하고 계시는 듯하다. 거룩과 사랑, 공의의 하나님께서 영광스럽게 좌정하셔야 할 우리의 영혼과 마음의 성전은 어떠한가? 당신의 마음 성전은 하나님을 주인으로 온전히 모시기에 충분히 아름답게 잘 준비되어 있는가? 혹 우리의 마음 성소에 죄로 인해 더럽혀지고 무너진 곳들은 없는가? 티샤 베아브에 우리 자신의 마음 깊은 곳, 그 거룩한 지성소를 돌아 볼 때인 듯하다.


사실 이 날은 현대 유대인들에게 단지 성전을 잃어버린 슬픔만을 기리는 날은 아니다. 그들은 이 날 하나님께서 그 슬픔의 금식들이 변해 "기쁨과 즐거움과 희락의 절기"로 바꾸어 주실 것이라는 약속을 기억한다.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노라 사월의 금식과 오월의 금식[유대인들은 이 금식을 티샤 베아브로 이해함]과 칠월의 금식과 시월의 금식이 변하여 유대 족속에게 기쁨과 즐거움과 희락의 절기가 되리니 오직 너희는 진실과 화평을 사랑할지니라.”(슥 8:19)


나아가 그들은 스가랴 9장으로 이어지는 여호와의 구원과 메시아 오심의 약속을 기대한다. 흥미롭게도 고대 랍비 전승에 따르면, 이 날에 자연적 할례의 표를 가진 어떤 한 아기가 메시아로 탄생할 것이라는 예언이 등장한다. 예쉬바 대학교 랍비 나타넬 위더블랭크는 “이 날이 유대인의 역사 중 가장 절망적인 날로 기억되지만, 이제는 하나님의 구원에 대한 갈망과 메시아적인 시대의 도래를 기대하는 날로 기념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날이 슬픔과 절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메시아가 도래하여 국가적, 종교적, 영적인 회복을 가져다 주고, 하나님의 이름이 세계 열방 가운데 거룩하게 되는 일을 위해 다같이 기도해야할 때”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 정통 유대교 랍비들이 말하는 메시아적 존재는 아직 우리의 구주 예수님이 아니다. 구원의 개념도 기독교에서 말하는 내용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나 언젠가는 그들이 말하는 메시아가 바로 우리 기독교의 예수가 되고, 그들이 말하는 구원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로 온전케 하신 하나님 사랑의 구원과 동일하게 될 그 날을 기대하고 소망해 본다.

티샤 베아브! 이 날 우리는 우리의 마음성전을 돌아보며 진실한 회개의 시간을 가져보자. 참 성전되시고, 참 소망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우러러 바라보자. 잊지 말자. 오직 그 분만이 재대신 화관을, 슬픔대신 희락을, 근심대신 찬송을(사 61:3)주시고, 우리 마음의 거룩하게 된 성전들을 연합케 하셔서 아름다운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하실 분이심을..


<티샤 베아브를 지내는 유대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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