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빈 이스라엘 복지원 - 김예란 외 1명

엘빈 이스라엘 복지원 - 김예란


아침을 먹이다가 문득 프니나가 너무 예뻐 보여 무의식적으로 이마에 뽀뽀를 해주었다. 이마에 입술을 '푸부부부' 문대며, 스킨십을 좋아하지 않는 나도 이제 이런 애정표현이 되는구나... 조금은 놀랐다. 신기한 것은 오늘따라 고개를 도리도리 몸을 휘적휘적하는 프니나가 잠깐 얌전해졌다. 뽀뽀를 느껴준 걸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맞은 편의 케렌에겐 늘 볼을 쓰다듬어 준다. 뺨을 쓰다듬어 줄 때에 웃는 모습이 환한 친구라서 내가 참 좋아한다. 케렌은 가끔 사이렌 같은 소리를 내며 공명 통을 사용해 공간 전체를 울린다. 성악을 했으면 참 인재였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참 소리가 크다. 그렇게 울 때에도 뺨을 쓸어주며 톡톡 쳐주면 천천히 웃어준다. 다만 언제나 장갑을 낀 손이 었어서 오늘은 내 뺨을 부벼 보았다. 아기 피부같이 보들보들한 피부가 느껴진다. 얼굴을 쳐다보니 역시나 웃고 있다. 장갑을 끼고 쓰다듬어주는 것과 살갗을 맞대는 것은 참 느낌이 달랐다. 그녀들에겐 이러나 저러나 상관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스킨십이 한 발자국 더 찐해지니 나홀로 친밀감이 깊어졌다.

아낫과는 요새 사이가 많이 좋아졌다. 아낫은 손톱으로 얼굴을 긁어서인지 얼굴에 피부가 찢어진 자국이 자주 있다. 나는 그녀의 엄마가 부탁한대로 수분크림을 발라주어야만 하는데, 당연히 따가웠을 것이다. 한때는 내 손을 깨물려고도 해서 나 역시 마음이 상했었다. 어느 정도 인지능력이 있는 친구라 본인을 위한 일임을 왜 몰라줄까 더욱 속상했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인사를 건넨 내 마음이 전해졌던 걸까, 크림을 발라 주어도 얌전하게 가만히 있는다. '하무다-'라며 머리를 쓸어 줄때엔 웃어주기도 한다. 뭔가 삐져 있던게 풀린 것 같아 고맙다.

리바나가 어디서 배워왔는지 '아이러브유'라는 문장을 자주 이야기해준다. 나 역시 '아이러브유 투'하면 또 다시 '아이러브유'라고 몇 번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사소한 행동 하나에 감동을 받는 것은 그들에게 어떠한 기대도 안하고 있어서 일까. 그냥 웃어주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참 고맙다. 이들과 있으며 사랑을 돌려 받는 것엔 욕심이 없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마음에 감동을 준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비슷하지 않을까. 사람에게 기대를 하니 기준이 생기고 그만큼 실망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레지던트들은 어떤 잘못을 해도 내게 실망스럽지도, 상처를주지도 않는다. 기대를 안 하는 사랑의 행복함을 조금씩 배워간다. 계산하지 않는 사랑을 섬김을 진짜 살아내고 싶다.



크파르 시므온 복지원 - 이상훈


3주 전 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수업에는 다같이 수영을 한다. 미카엘이란 친구는 전체적으로 모든 일을 잘한다. 그래서 수영도 느리지만 제법 자유형을 잘한다. 그리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수영을 못하지만 한 가지 공통적으로 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것을 느꼈다. 말없고 조용하던 친구들도 수영장에서는 얼마나 웃던지 정말 어른아이 같았다. 몸은 나보다 크고 어른이지만 행동이나 해맑게 웃는게 참 어린아이였다. 미카엘이랑은 서로 자유형을 하면서 왔다 갔다 하면서 놀기도 하고 질문을 하길 좋아하는데 요새는 그래도 아는 단어들이 들리면서 대답이 맞는지는 모르지만 유추해서 대답을 하니 미카엘이 씨익 웃으면서 계속적으로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래서 결국엔 내가 좀 더 히브리어를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해서 상황을 넘겼다.

그리고 요즘 월, 화, 목요일 오전 목공 수업에 항상 같이 하는 노가랑은 그냥 손만 잡고 끌어주는데도 참 좋아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그냥 수영을 하려고 반대편으로 가는데 노가가 특유의 그 미소를 띠우며 내 뒤를 따라왔다. 졸래졸래 따라 오는게 너무 귀여워 다시 손을 잡아주며 놀았다. 그리고 처음 내가 이곳에 와서 아침, 저녁에 담당으로 맡아 샤워를 시키던 친구 두 명이 있다. 지금은 저녁 샤워만 하고 있는데 그 중에 우디라는 친구가 있다. 말도 없고 수업도 스포츠 말고는 잠만 자는 친구다. 웃음도 많지 않고 어쩔 때는 눈물을 그냥 흘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날은 얼마나 신이 났는지 혼자 수영장에서 손바닥을 내리치며 물장구를 치는데 주위에 갈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나랑 손을 잡더니 발을 벌려 내 허리를 감싸 안고선 아기가 매달려 있는 것같이 평온하게 있었는데 우디에게 이런 면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덩치는 큰데 우쭈쭈 해주면서 나한테 의존에 뒤로 허리를 젖혀 물에 뜨려하고 아무래도 나보다 힘이 좋아 강압적으로 나를 붙잡고 있는 격이 되긴 했다. 나도 그 순간에는 싫은 것이 아니라 애기랑 물에서 놀아주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런데 현실의 그림은 그게 아니라 참 묘했었다. 그렇게 수영하는 시간을 보내고 샤워를 시키러 갔는데 항상 톰을 먼저 씻기면 중간 중간 내가 언제 오나 톰 방 문 앞으로 와서 눈을 맞추고 가만히 서있어서 이 날은 우디를 먼저 씻겨주고 톰을 씻겨주고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제 7월이 다가오면서 4개월 차에서 5개월 차로 넘어가고 있다. 그러면 거의 내가 봉사할 기간의 반이 다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알게된 다. 그리고 조금씩 이 친구들과 지내면서 보이지 않지만 많은 정을 쌓아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아직 멀었지만... 봉사를 마칠 때쯤이면 어떨지 생각도 해본다. 이 친구들이 나를 기억해줄지... 내가 샤워 시키던 톰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서 왔기에 영어를 할 줄 알아 샤워를 시킬 때 괜스레 나를 잊지 말라고 가끔씩 얘기한다. 뭐 아직은 남은 시간이 많으니 지금은 그것보다 더욱 친구들과 함께 놀고 지내며 어떻게 되든지 더 많은 정을 쌓아 보려한다. 후회 없이!!ㅎ

#봉사 #비아이스라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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