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한국 알리미 밧엘 씨를 만나다

비교적 한류 열풍이 약한 이스라엘에서 ‘South Korea’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한국을 알리고 있는 밧엘 씨를 만났다. 그녀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낯익은 한국 풍경들과 한국어 표현들로 가득했다. 이미 16,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두고 있는 밧엘 씨의 한국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에 빠져들다

“처음에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3년 ‘Playful kiss’라는 한국 드라마를 우연히 보게 된 후였어요. 김현중 씨가 남자 주인공이었는데 그에게 빠져버렸고, 그의 나라와 언어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김현중 씨가 가수이기도 해서 한국 음악도 처음 듣게 되었고, 이젠 한국 드라마와 K-pop의 열렬한 팬이 되었지요.”

‘장난스런 키스’라는 제목의 이 드라마는 당시 스물 다섯 이스라엘 아가씨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리고 곧이어 하루 12-14시간씩 한국에 대해 파고 드는 외골수 사랑으로 이어졌다.

“저는 곧 한국어를 독학하기 시작했고, 한국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알면 알수록 한국의 언어, 풍습, 문화, 매너들에 빠져들었고 제 가슴은 더욱 뛰기 시작했어요. 그런 저를 보고 부모님께서는 걱정하시며 말리기도 하셨고, 주위 사람들도 좀 이상하게 보았지요.”

이스라엘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사랑하는 모습에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그러나 그녀의 꾸준한 노력으로 지금은 가족과 친구들 모두 그의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었다.


쉽지 않은 한국어 배우기

“한국을 알아가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어요. 주위에서 한국 관련 책을 구하는 것 조차 쉽지 않았어요. 제가 사는 곳 근처에는 한국어 교실도 없었고요. 무엇보다 쉽지 않았던 것은 바로 한국어였는데, 한국어는 스페인어나 영어에 비해 더 어렵고 문법 규칙이 복잡해요. 히브리어와 어순도 다르고 혼자 공부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어요. 제가 안타까워 보였는지 친구가 한국어 책을 구해다 줘서 처음에는 사전과 표현 모음집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예루살렘에는 히브리 대학에서 공부하는 한국인들이 제법 많아서 한국 문화원도 있고 한글 교실도 있다. 그러나 그녀가 사는 이스라엘 북쪽 기럇 모츠킨에는 한국인도 없고 한국에 대해 관심도 거의 없다. 한걸음씩 꾸준히 내디딘 한국 알아가기는 어느덧 3년이 넘어 이젠 간단한 한글을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해졌고 한국 문화를 깊게 알게 되었다.

“저는 한국인들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것, 그리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에게 경어체를 쓰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어요. 서구 문화와는 달리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문화라고 생각이 되었어요.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한국 친구들이 저희 집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젓가락 사용법도 알려주고 한국에 대해 이야기 나누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지요. 직접 한국인들을 만나며 더욱 한국에 빠져 들게 되었어요.”

이제 한국이 자기 삶의 일부가 된 것 같다는 그녀는 태극기와 한국 물건들로 가득한 자신의 방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방은 이미 이스라엘 안의 작은 한국 문화원이었다.



이스라엘의 한국 알리미되어

그녀는 현재 팔로워 16,000명 이상을 둔 페이스북 ‘South Korea’(링크 클릭)를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류 드라마와 K-pop을 알리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이스라엘에서 한국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요. 전보다 조금 나아진 점은 목요일마다 TV 채널에서 한국 시리즈가 방영되고 있고 한국 대사관과 히브리 대학교가 조인해서 한국의 날 행사를 갖고 있어요. 텔아비브나 각 대학들 중심으로 한국어 교실도 조금씩 생기고 있고요. 한국은 특히 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비즈니스적으로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저는 이스라엘에 한국이 더 알려지길 원해요.”

밧엘 씨는 어머니 일을 돕느라 시간이 빠듯한 날에도 한국 뉴스는 빼놓지 않고 챙겨본다고 한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뉴스들이 내 나라 일인 양 남의 일 같지 않다.


“지난 번 세월호 사건을 보며 많이 슬펐어요. 그 어린 학생들 수백 명의 어이없는 죽음과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보며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그녀가 수첩에서 한글로 ‘세월호’라고 직접 쓴 글씨와 노란 리본을 보여 주었다. ‘반은 한국인’이 된 그녀에게 한국은 먼 남의 나라가 아닌, 또 하나의 조국과도 같은 존재였다.


밧엘 씨에게 ‘바라는 것이 있느냐’고 묻자, 당연한 듯 대답한다.


“제 꿈은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에요. 드라마를 통해 본 장소도 직접 가보고 한국의 문화와 풍습의 그 실제를 경험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한국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한국 방문에 대해 말을 꺼내자 마자 얼굴이 상기된 채 눈이 반짝 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애완견 파비에게도 한국어로 ‘네’라는 말을 가르치고 있다는 밧엘 씨. 그녀의 바램처럼 이스라엘에 한국이 더 알려지고 많은 교류가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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