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켈 복지원 - 김현진 외 1명

세켈 복지원- 김현진


기나긴 휴가를 마치고 출근하러 가는 길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우리 레지던트들은 어떻게 잘 지내고 있었을지 어서 만나고픈 마음이다. 에너지 만빵으로 가득 충전되어 출근하는 몸이었음 좋겠지만 온 몸이 피로로 가득 차있다. 힘을 내어보자! 오랜만에 엘빈으로 픽업을 나갔다. 엘빈에서 활짝 피어 있는 꽃조차 오랜만의 나를 반기는 것 같아 마음이 기쁘다. 오늘은 소풍을 간다고 한다. 샤워를 서둘러 끝내고 준비물을 챙겨 나갔다. 예루살렘 근교의 숲으로 가는 것 같다. 한 시간정도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건,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이었다 . 나는 긴 티를 세 개나 겹쳐 입었는데도 추워서 온몸이 움츠러들었다. 걱정되는 건 우리 레지던트들이었다. 반팔 티 한 장 겨우 입고 있는게 다 인데... 추위를 엄청 잘 타는 야엘은 벌써 추위에 질린 얼굴이다. 나는 가방에 있는 여유분의 옷을 꺼내 얼른 입혀 주었다. 그걸로 턱도 없어 보였지만 그것이 최선이었다. 5시쯤 도착했는데 차는 7시에 우리를 데리러 온다고 한다. 두 시간을 이 추위 속에 잘 견뎌내야 한다! 다른 워커들도 모두 춥다고 오들오들 떤다. 숲속이라 그런지 바람도 참 많이 몰아치는 느낌이었다. 산책길을 따라 휠체어를 밀며 산책을 나섰다. 지는 햇살은 거센 바람 속에서도 참 따사롭게 빛났다. 햇살에 비치는 풀들이 참 예쁘다. 나는 샤니와 함께 산책길을 나섰는데 우리 샤니 너무 사랑스럽다. 내가 뒤에서 열심히 휠체어를 밀고 가는데 샤니가 고개를 옆으로, 뒤로 돌려 나를 바라본다. 그렇게 뒤에 있는 나를 향해 자꾸 시선을 주는 샤니가 참 고맙고 사랑스럽다. 내가 샤니에게 보내야 할 시선을 샤니가 오히려 나에게 보내준다. 사랑 가득한 눈망울로. 샤니 고마워.

그렇게 삼십분 정도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였다. 어서 돌아가 따뜻한 차 한 잔 먹여주고 싶은 마음 뿐이다. 밥을 다 먹고 나니 차가 올 시간이다. 돌아가자마자 나는 서둘러 따뜻한 차를 만들어 추위를 녹여주었다. 이들에게 따뜻한 집이 있어 쉴 곳이 있음이 감사하다. 이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이다. 헤어짐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저 내 마음에 드는 생각은 더 많이 사랑을 주고 가야지, 더 깊은, 더 넓은, 예수님의 사랑을 잘 전해주고 가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주님 내 마음에 더 풍성한 사랑을 부어주세요. 예수님의 사랑을 잘 전해주게 해주세요. 먼저 내 안에 그 사랑을 충만하게 채워주세요 !



세인트 빈센트 복지원 - 서시내


지금 예루살렘은 빛의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다. 화요일 밤, 아주 갑작스럽게 빛의 축제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왔다. 나는 목요일에 기도회가 끝난 후에 한번, 토요일에 거리찬양이 끝난 후에 또 다녀왔지만 아이들과 같이 가고 싶어서 거절할 수 없었다. 샤밧 나눔 때 봉사자들이 레지던트들과 함께 여행 다녀온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가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꽤나 의미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이번 빛의 축제에 가는 일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특별했다.

보통 여행을 가는 일은 일하는 시간에 움직이는데, 이번 빛의 축제를 가는 것은 일과 시간 외에 움직이는 엑스트라였다. 봉사자들끼리 밥을 먹다가, 우리 아이들도 가면 너무 좋아할 거라는 얘기가 나왔고, 때마침 식당으로 들어온 매니저에게 우리의 의견을 얘기하면서 운전기사를 요청했다. 매니저는 밤에는 운전기사가 없다고 안 된다고 했는데 좋은 의견이라는 생각을 했는지 저녁 관리 담당자를 운전자로 빼주며 다녀오라고 했다. 너무 신기한건, 엑스트라로 움직이는 일이지만 그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마다하지 않았다. 솔직하게 나만 고민하지 않았을까 싶다. 봉사자의 수만큼 아이들이 움직일 수 있는데, 이번에는 5명이 함께 했다. 아이들만큼이나 봉사자들도 신이 났다. 'so exciting!'을 외치며 출발! 출발하는 차 안에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까 오길 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정말 너무 많아서 이동도 힘들었고, 외출이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꽤나 힘들었을 텐데 아이들의 표정도 좋고 잘 웃고, 마지막까지 잘 버텨주어서 참 감사했다. 이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보는 일이, 색깔이 있는 조명을 보는 일이, 노래가 나오는 분수를 보는 일이 몇 번이나 가능할까.


신기했던 건, 그 많은 인파에서 세인트빈센트 식구들을 줄줄이 만났다는 것. 봉사자 5명이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과 함께 다녔다. 워커들과 워커 가족들은 개인적으로 보러 왔다가 만나서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어느 순간 다 모여서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 이 사랑은 참으로 특별하다. 빛의 축제 여행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향한 사랑에서 출발해서 사랑으로 끝이 났다. 일과 시간 외에 움직이는 봉사자들, 개인적으로 놀러 와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워커들, 자발적인 마음들이 모여서 시작된 이 여행은 내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런 마음이 진짜 봉사이고 사랑이구나. 나의 권리보다는 아이들의 권리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행동. 두 번째 봉사를 하고 있는 지금, 이제야 봉사에 대해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기분이다. 그리고 봉사사자들이 있었기에 여행도 가능한 일이었기에 이런 것들이 진짜 봉사자들이 해야 하는 일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11시가 다되어서야 홈으로 돌아왔고, 돌아와서는 정말 몸이 녹초가 되었지만, 행복했다. 사랑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 지금부터 앞으로 내가 해내야 하는 일! 차근차근, 레아트 레아트, 슈와이 슈와이.

#봉사 #비아이스라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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