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 오짜르 창간 기획 특집 "이스라엘 교육"을 기획하며

오짜르 창간 기획 특집을 준비하며 과연 이스라엘의 진정한 '오짜르(보화)'가 무엇인지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성경, 땅, 사람 등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한국 독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진정한 오짜르는 “교육”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그 후 두 달 간 이스라엘 교육을 심층 취재하기 위해 교육 전문가. 교육 공무원. 교사. 학부모. 학생들과 인터뷰를 하고 학교를 방문하며 취재를 했다. 또 참고 자료를 얻기 위해 이스라엘 교육 관련 한국 교육부 자료는 물론 이스라엘 내 모든 교육 관련 기관의 웹 싸이트를 검색 했다. 이렇게 방대한 자료를 뒤지고 현장을 취재할수록 유대인 교육에 대한 가닥이 잡혀가며 ‘보람’과 ‘기쁨’이 샘솟을 줄 알았던 당초 기대와는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더 오리무중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60여년의 짧은 독립의 역사와 780만 정도의 인구, 강원도 정도의 영토 크기에 척박하고 열악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벤처투자의 35%가 이스라엘에 있고 세계 100대 하이테크 기업의 75%의 연구소를 이스라엘이 보유하고 있으며 원자력 안전기술, 인터넷 보안기술과 같이 최첨단 하이테크의 70% 이상을 이스라엘이 차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구의 2000명당 1명이 벤처 사장이고 나스닥 상장 이스라엘 업체가 64개나 존재한다. 또한 세계적인 핵심브레인을 최다 배출한 민족이 바로 유태인이다. 노벨상 수상자의 22% 이상이 유태인이며 미국의 동북부에 위치한 8개의 명문대로 알려진 아이비리그 졸업생의 30%이상이 유태인이다.”(전성수, 2012).


<현 이스라엘 교육부 장관 나프탈리 베넷과 초등학교 아이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위와 같은 화려한 수식어가 유대인에게는 늘 따라붙는가 하면, 65개국의 OECD 회원 국가를 대상으로 한 2012년 PISA(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청소년들의 학습 능력 평가 프로그램으로 만 15세 학생들의 읽기, 수학, 과학 소양 수준 파악 및 소양 수준에 영향을 주는 배경 변인과의 연계 분석을 통해 각국 교육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 제공<국가지표체계 제공>) 조사 결과 한국은 수학. 과학. 독해 세 분야에서 모두 5~7위를 차지하며 최상위권을 유지한 반면 이스라엘은 34~41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나 행복지수 조사 결과 는 조사 대상 45개국 중 이스라엘은 90점으로 10위에 랭크된 반면 한국은 가장 꼴찌인 45위를 차지했고, 이러한 행복 지수 결과로 서로를 위로하며 “이스라엘의 앞날은 밝다”고 희희낙락하는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그런데 PISA 결과와는 달리 필자가 한글을 가르치는 유대인 학생들은 고등학생들도 이미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가 하면, 히브리어, 영어를 포함한 3개 국어 정도는 거의 ‘기본’ 으로 할 줄 알았다. 영어 교육에 연간 몇 조를 쏟아 붓고도 외국인 앞에만 서면 갑자기 ‘작아지는’ 한국의 4년제 대졸자의 영어 실력과는 엄청난 차이가 나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더구나 창업 국가(start-up nation)로 유명한 이스라엘에서 벤처 기업 육성안을 배우는 길만이 한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는 데 국가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지난 5월 29일 미래창조과학부가 이스라엘 요즈마 그룹-보안·의료·통신 등에서 세계적인 벤처·스타트업 기업을 여럿 육성한 기업으로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모델(편집자 주)-과 MOU를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 온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한국에서는 종교 유대인들의 예시바 학습법인 “하부루타” 가 유대인 성공의 비결로 알려져 하부루타 관련 사설 교육기관이 성행하고 있으며, 유대인의 ‘밥상머리 교육법’이니 탈무드를 배우자는 움직임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지에서 체감하는 이스라엘 교육 실상은 많이 다르다. ‘공교육 실패’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어서 현재 ‘교육 개혁’이 진행되고 있고, “20년 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기술 학교를 폐교하는 등 기술교육을 무시한 대가로 현재 간단한 기술이 필요한 테크니션 조차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며 교육 행정을 개탄하는 교장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와이즈만 연구소의 공대 학장은 “이스라엘 과학 교육 증진을 위해 현재 싱가폴을 과학 기술 모델로 연구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털어 놓았다.


<예루살렘에 있는 교육부 전경>-GPO News 제공


한국에 알려진 ‘유대인 교육 예찬론’과 이스라엘 내부에서 일고있는 ‘교육 자성론’의 괴리감 사이에서 오짜르 기획팀은 고민에 빠졌다. 기획 방향을 잡기가 어려웠다. “이스라엘 전문 잡지”의 전문성을 살리고자 시도된 심층 기획이었지만 어디서 시작해서 어떻게 결론을 내려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 정치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기 때문에 전세계에서 “표준지표” 만들기가 가장 어려운 나라로 알려져 있다. 이스라엘 사회의 다문화적 성격은 교육 시스템의 틀 속에 반영되어 있는데, 그에 따라 학교는 크게 4개 그룹으로 구분된다. 일반 공립 학교와 유대 학문, 전통, 규율을 강조하는 공립 종교 학교, 아랍어로 수업을 진행하는 아랍 및 드루즈 학고, 사립학교 등이 있다.(www.mfa.gov.il) 이러한 분류는 심지어 유치원에도 적용되며, 유대교 종교 학교도 교파에 따라 정통(Orthodox) 개혁(Reform) 보수주의(Conservative)로 나뉘고, 기독교 학교, 메시아닉 쥬 학교 등 사립학교에 영재 학교, 장애인 학교 등 특수 학교 까지 포함하면 많게는 13개의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결국, 이 땅에서 만들어지는 잡지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자”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스라엘 교육에 대한 선입견과 거품을 뺀 실상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가능하면 많은 학교를 방문해서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기로 했다. 그야말로 “리얼 버라이어티 교육기획”이 시작된 것이다!


유치원부터 대학교 까지 이스라엘의 전 교육 기관을 지역별, 종교별로 선별해서 방문 취재하고, 외국어 교육과, 가정 교육, 대안 학교 등 한국 학부모의 관심사를 최대한 충족시켜 드리려 노력할 것이며, 각계 각층의 교육 관련 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스라엘 교육”의 실체를 파악할 것이다.


결론 또한 독자에게 맡기기로 했다. 이스라엘 교육의 허와 실을 직접 파악하고, 한국 실정에 적용 가능한 점과 불가능한 점을 분석해서, “한국형 교육체계 확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스라엘 교육 기획”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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