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파르 시므온 복지원 - 정소연 외 1명

오늘도 아침 8시부터 일을 시작했다. 아침의 첫 시작은 노가를 케어 하는 일로 시작이 된다. 노가는 나를 정말 기분 좋게 만드는 레지던트이다. 요즘은 나와 많이 친해졌다고 느꼈는지 나를 잘 따르고 날 보면서 잘 웃어준다. 신기하게도 노가의 미소를 보면 내 기분이 확 좋아진다. 내 육신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 때도 많은데 노가의 미소를 보면 정말 나까지 행복해지고 기운이 나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나에게 너무나 사랑스러운 레지던트이다.

그리고 오전 10시부터 동물체험 수업에 참관했다. 오늘은 약 3시간에 걸쳐서 동물체험 수업과 함께 했다. 얼마 전부터 동물 사육장을 짓고 사육장 안에 동물들을 풀어 놓았다. 토끼, 기니피그, 메추리와 앵무새들을 풀어 놓고 키우고 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틈날 때 마다 사육장에 가서 먹이와 물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에서 또 특별히 서울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경험을 하는 것 같아서 참 재미있고 자그마한 동물들이 우리가 준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볼 때 마다 너무 귀여워서 기분이 좋다. 어쨌든 요즘 동물체험 수업 때 동물 체험뿐만 아니라 레지던트들이 직접 동물들을 사육하는 체험을 시작했다. 그래서 사육장에 지푸라기를 까는 일부터 시작해서 먹이와 물을 주는 일도 수업 시간에 진행하고 있다. 오늘은 먹이주기도 하고 깔아 놓은 지 오래 된 지푸라기와 토끼의 변들을 치우고 새로운 지푸라기를 까는 일을 했다. 레지던트들에게 일을 시켜보았는데 당연히 쓱싹쓱싹 잘 할리는 없었다. 그저 체험해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욕심을 내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나서서 열심히 지푸라기들을 쓸어 모았다. 내가 먼저 모범을 보이면서 레지던트에게 시키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다. 그렇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레지던트들은 빗자루를 놓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기 일쑤였다.

그런데 의외로 ‘아비브’라는 레지던트가 열심히 쓸기를 시작했다. 평상시에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고 할 줄 아는 일도 없고 반항도 잘해서 그저 워커들에게 골칫거리 같이 여겨지던 레지던트였는데 비록 힘은 약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빗자루 질을 끝까지 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 나 혼자 속으로 “드디어 아비브가 잘하는 걸 찾았네!” 하면서 아비브에게 “콜 하카봇!!”을 연발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부작용으로는 새로 깔아 놓은 지푸라기까지도 자꾸 쓸어버리려고 했던 게 부작용이었지만... 어쨌든 그래도 아비브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그를 응원해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 4:30분부터 학부모 간담회 같은 모임이 있었다. 그래서 레지던트들의 부모님들이 대거 오셔서 그동안 자녀들이 어떻게 지내왔는지 프레젠테이션도 하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회의를 하는 자리인 듯 했다. 그런데 이곳의 원장님인 일란이 우리에게 학부모들 앞에서 축복송을 불러줄 수 있겠냐고 제안을 해주었다.

그래서 우리는 흔쾌히 수락하고 특별히 ‘츨릴’이라는 노래하길 좋아하는 레지던트와 함께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부르기로 했다. 평소에 우리가 츨릴에게 마주칠 때 마다 불러주던 노래였다. 일부러 츨릴이 외우고 따라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했었는데 오늘 부모님들 앞에서 그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그래서 츨릴과 함께 한국어 찬양을 불렀다. 비록 츨릴은 후렴구의 짧은 구절만 불러주었지만 그래도 함께 꾸민 무대였기에 모두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전공이 보컬이었던 만큼 많은 무대에서 노래 해보았는데, 내 생애 처음으로 레지던트와 함께 한 그 작은 무대가 큰 의미로 다가오고 평생토록 기억에 남을 명장면이 될 것 같다.

엘윈 이스라엘 복지원 - 정시온


남아공 봉사자들과 히브리어 숙제를 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는 누라라는 워커에게로 부터 전화가 왔다. '시온 리오아가 오늘 죽었어' 이 말을 듣자마자 내 귀를 의심했다.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리오아가 있는 병원에 가는 길이라며 함께 가길 원하면 함께 가자고 했다.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멍하니 방에 서있었다. 한참을 서 있다가 손에 잡히는 대로 옷을 입고 워커와 만나기로 한 장소로 갔다.

워커의 차를 타고 리오아가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가는 동안 리오아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슬프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리오아의 웃는 얼굴이 떠오르면서 리오아의 하우스에서 함께 생활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한 명 한 명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평안해 지기 시작했고, 그 친구들이 리오아가 내게 남겨준 선물처럼 느껴졌다. 마치 내 마음에 리오아가 자신을 떠났지만 남겨진 이 친구들을 사랑해주고 이 친구들을 위해 날마다 기도해 달라고 부탁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두 명의 워커와 매니저 라헬리가 있었다. 매니저는 나를 꼬옥 안아주며 리오아와 너가 마지막으로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어 나를 불렀다고 했다. 라헬리의 따뜻한 배려에 나는 정말 고마웠다. 침대 위 리오아는 흰 천으로 덮여있었다. 티비 속 드리마에서만 봐왔던 모습을 실제로 마주하니 마음이 참 이상했다. 리오아와 남겨진 리오아의 가족을 위해 기도를 했다. 리오아와 함께했던 시간 리오아의 사랑스러운 미소들이 나의 마음과 눈앞에 아른거렸다.

말로 표현 할 수없는 평안함이 병실 가득 채웠다. 리오아와 함께 보내는 동안 하루에도 몇 번씩은 나의 감정들이 오르락내리락 했던 것 같다. 리오아가 나와 함께 있다가 병원으로 실려 갔을 당시 하나님을 원망했었다. 하나님께서 리오아를 만나게 하시고 리오아를 위해 기도를 시키시고 리오아의 건강의 회복은 커녕 리오아와의 짧은 만남을 허락하실 거면 왜 리오아를 만나게 하시고 내 마음에 왜 아픔과 슬픔만 남기는 건가요? 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시간들이 지나고 나서야 하나님께서 리오아를 만나시게 한 이유를 깨닫게 되었다. 한 영혼 영혼의 귀함을 깨닫게 되었고 나의 노력과 힘이 아닌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사랑으로 리오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친구들을 대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게 하셨다. 날마다 날마다 하나님의 깊은 사랑을 부음 받아 이들을 사랑하고 이들을 위한 중보자가 되고 싶다.

#봉사 #비아이스라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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