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베 메나쉐 복지원 - 진선규 외 2명

5/11 수요일은 이스라엘에서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같은 날이었다. 이 나라를 건국하기까지 죽은 장병들을 기억하고 그들을 기리는 시간을 시설에서 가졌다. 기념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전에 프렌즈와 산책을 하면서 잔디밭에 스피커와 의자들이 세팅되어 있고, 이스라엘 국기가 크게 걸려 있었다. 10시에 이곳으로 오면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워커들이 홀로코스터 기념일과 같이 기념 음악과 함께 사이렌이 울렸고, 또 네베므낫세 대표 담당자가 기념식 축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학교 다니면서 수많은 학생 조례들을 경험해봤지만 진짜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시간들을 보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프렌즈들 중에서 그래도 정신이 온전하고 몸이 약간 불편한 친구들과 같은 경우 정말 진지하게 이 시간에 임하는 것들을 보면서 이들의 애국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낄 수 있었다. 역사를 잊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개개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적으로 이어져가는 모습이 신기해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이들이 그저 하나의 민족주의로 자신들의 나라만을 사랑하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나라가 하나님께서 택하신 나라이며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된 것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참 대단해 보였다. 그러한 그들을 돌보고 도와주는데 내가 서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되었고, 그들이 하나님의 참된 사랑을 보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나의 삶과 봉사를 통해 전해지길 다시 한번 새기게 되었다.

베이트 타마르 복지원 - 이수정


나는 잠시 여유가 생겨 검색을 하며 구글링을 하고 있었고 워커는 아이들을 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야라가 내 앞에 오더니 잠깐만 자기 방으로 와 보라고 하였다. 아클람(워커)이 나를 찾는다는 얘기까지 하였다. 내 생각에는 잠깐 와 보라고 한 뒤 내가 쓰고 있던 컴퓨터를 야라가 독차지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몇 분 동안은 야라와 실갱이를 하며 꿈쩍하지 않고 있다가, 결국 야라와 함께 야라의 방으로 갔는데 정말로 아클람이 나를 찾는 게 맞았었다. 아이에게 얼마나 미안하던지 아임쏘 리를 연거푸 외쳐댔다. 아클람은 야라가 잘 수 있게 옷을 갈아입히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옷을 갈아입히고 침대에 눕히기 전에 야라의 책 한 권을 내가 구경하고 있었는데 야라는 침대에 눕자마자 나에게 욕실의자와 같은 것에 앉으라고 하고는 동화책을 읽어주었다. 마치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찍는 듯한 느낌이었다. 어차피 히브리어를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읽어주려는 그 자체가 얼마나 가슴 따뜻하던지. 점점 달라지는 야라의 모습을 보니 감개무량이란 표현이 딱 맞지 않나 싶다.

이 일에 있어 한 가지 부끄러웠던 점은, 내가 아이를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속는 셈 치고라도 바로 야라의 방으로 갔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온전한 신뢰를 먼저 줄 때 온전한 신뢰를 받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엘윈 이스라엘 복지원 - 한성훈


아침에 일어나 하우스에 갔더니 또 레지던트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레지던트들의 아침 식사가 오기를 기다리는 틈에, 내가 몸이 뻐근해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옆에서 다운증후군인 오릿이 일어나서 나처럼 스트레칭을 했다. 오릿은 똑똑한 친구다. 옆에서 하는 말들, 노래, 특별히 춤을 아주 유연한 몸으로 잘 따라하고 춘다. 그런데 오늘은 스트레칭이었다. 혼자 몸을 굽혀서 두 팔을 뻗어 바닥을 향하는 동작을 하고 있었는데 같이 하고 있는 거다. 크큭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호랭이 워커 역할을 하는 디나 아줌마워커가 오릿을 보고, 또 나를 보고 웃으면서 나랑 같이 스트레칭을 하는 거다. 놀라웠다. 디나 아줌마는 정통 유대인 워커인데 잘 웃지도 않고 인사도 잘 안하는데, 그렇게 환하게 웃는 건 처음이었다. 아침에 의도치 않은 작은 운동시간을 가지게 된 상황이 참 재미있었다.

이번 주에는 초에는 폭염특보가 난 날도 있고 이틀 후에 바로 일교차가 크게 나면서 엄청나게 찬바람이 불었다. 이스라엘 날씨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모르겠다. 그 탓인지 목이 다 가버렸다. 유월절 이후로 한 2주~3주 동안 나를 좋아하고 참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랑스러운 비비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걱정이 되서 워커에게 물어봤더니 집에 갔다고 했다. 히브리어가 되지 않아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 주에 비비가 휠체어를 타고 항상 있는 곳에 앉아 있는거다! 그런데 나는 코카바를 산책을 시켜야 해서 시키고 있었는데 멀리서 매니저가 워커들에게 왜 비비 산책하고 싶어 하는데 안해주냐 하는 것 같았다. 코카바를 산책을 마무리하고 비비에게 가서 산책준비를 시켰다. 그랬더니 워커들이 박수를 치면서 좋아했다.

비비랑 산책을 하는데 비비가 이상했다. 예전처럼 계속 말도 안하고 가만히만 있는 거다. 원래 비비는 계속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묻는데 뭔가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았다. 말도 안하고 슬픈 표정인데 사랑을 너무너무 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가 왜 그러냐고 아프냐고 하면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이마 로 포, 아바 로 포.'(엄마가 여기에 없어, 아빠도 여기에 없어.) 그런 소리를 한번 했다. 그래서 내가 '아니 포 베세델'(내가 여기 있잖아, 괜찮아.) 했는데.. 비비가 내 품에 안겨서 슬픈 기색을 띄며 얼굴을 비볐다. 비비 산책을 끝내고 봉사 나머지 시간을 다른 곳에서 한 후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또 혼자 비비가 휠체어를 타고 우울하게 앉아있어서 괜찮냐고 안아주었는데 더 나를 힘껏 안았다. 너무 속상해서 걸어 나오는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또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더 사랑해주고 싶었다.

#비아이스라엘 #봉사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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