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한 68주년 이스라엘 독립기념식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독립기념일 행사를 한다고 부모까지 모두 오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독립기념일 이틀 전 열린 기념식은 꽤나 신경을 쓴 듯 보였다. 순서에 맞춰 국기게양식과 국가 제창 등을 한 후 각 반의 아이들이 맞춘 의상을 입고 미리 준비한 공연을 했다. 올해의 주제는 ‘알리야’였다. 여러 나라의 의상을 입고 이스라엘 건국을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를 외치며 돌아오는 짧은 연극도 했다. 뙤약볕 아래 한 시간 정도 이어진 기념식은 부모들과 모두 함께 손을 잡고 단체 댄스 타임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지난 5월 5일 홀로코스트 기념일을 시작으로, 11일은 전쟁 전사자들과 테러희생자들을 기리는 메모리얼 데이, 12일은 ‘욤 하아쯔마웃(יום העצמאות)’ 이스라엘 독립기념일이다. 2016년 올해는 이스라엘 건국 68주년 되는 해이다.

시온으로의 귀환

‘오랜 세월 속에 유대인의 영혼을 갈망하리.

그리고 동방의 끝에서 모두의 시선이 시온을 향하리.

2천 년 동안의 희망이 있기에 우리의 희망은 잃지 않으리. 우리의 땅에서 자유롭게 살기 위해 사람들은 시온과 예루살렘의 땅으로 가리.’

영국의 팔레스타인 지배가 끝난 날인 1948년 5월 14일((유대력 5708년 이야르월), 오후 4시. 텔아비브 박물관에서는 ‘하티크바(התקווה희망)’라는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천여 년간 나라 없이 떠돌아다니며 받아 온 고통과 아픔, 시온을 향한 갈망이 짙게 배여 있었다.

국가 제창 후 초대 이스라엘 총리인 벤 구리온은 독립 선언문을 낭독하기 시작했다. ‘에레츠 이스라엘은 유대 민족의 발상지였다. 여기에 그들의 영적, 종교적, 정치적 정체성이 형성되었다. 이곳에서 그들은 처음 국가 지위를 획득했으며, 국가적 또 보편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적 가치를 창조했고 세상에 영원한 책인 성경을 주었다. 강제로 그들의 땅에서 추방 된 이후, 사람들은 흩어졌음에도 이를 통해 믿음을 지키며 결코 기도를 멈추지 않았고, 그들의 정치적 자유가 회복되며 자신들의 땅으로 돌아가는 것을 희망했다……’

성경을 기반으로 한 그들의 독립선언문 낭독은 15분도 채 걸리지 않아 끝났고, 건국 리더십들의 서명과 임시 국민 의회의 비준을 마쳤다. 드디어 역사 속에 사라졌던 나라 ‘이스라엘’이 다시 건국되는 순간이었다. 유럽에서의 모진 박해와 홀로코스트 대량 학살 가운데서도 살아남은 유대인들은 이제 자신의 나라와 주권을 회복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의 눈물과 기도가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미국, 소련 정부의 인정과, 그 후 일요일에는 이스라엘의 초대 대통령 하임 바이츠만을 선출하는 등 국가로서 정비되던 그 날밤, 이스라엘 건국을 인정치 않던 아랍 5개국 연합군이 공격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열악한 전세였지만 승리하며 이를 모두 막아냈다. 1949년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와는 휴전 협상을 했으나 이라크는 끝내 거부했다. 이로써 이스라엘은 영국 식민지 시절 80% 정도의 영토를 가지고 국가로 서게 되었지만 그 후로도 전쟁과 테러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지금도 이스라엘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여러 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 독립 기념일을 ‘나크바의 날(재앙의 날)’이라 부르며 매년 5월 15일에 기념하고 있다.

내가 참석한 독립 기념식에서 마지막 순서는 이스라엘 국기색의 풍선들을 하늘로 날려보내는 것이었다. 기념식 초반 하티크바 국가를 부를 때도, 마지막에 풍선 날려보내기 때도, 나는 왠지 모를 슬픔을 느꼈다. 이 천년 숙원이 이루어져 나라를 다시 건국한 뛸 듯한 기쁨과 함께, 여전히 이스라엘을 지켜내기 위해 가족과 친구를 잃어야 하는 그들의 아픔이 절묘히 오버랩되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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