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가 푸른 농토로 : "점적관수기술"

이스라엘 연강수량은 한국의 절반 수준 밖에 미치지 못한다. 더구나 예루살렘 동쪽지역으로는 유대광야와 브엘쉐바 남쪽 지역으로는 네게브 사막이 펼쳐지며, 연 강수량이 100mm 이하이다 (Chang & Maxim, 2016). 이스라엘은 지중해성 기후로서 겨울에 3개월 가량만 비가 오기 때문에 관개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불리한 환경으로 인해 국토에 내려지는 비 한 방울까지 모두 이용한다는 발상으로 관개기술이 개발되었다.


점적관수를 처음 개발한 것은 심카 블라스라는 이스라엘 수자원 공사 기술자였다. 이웃집의 수도파이프가 조금씩 새는 것과, 그 집 마당의 나무에 물을 주지 않아도 잘 자라는 것을 발견,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연구 끝에 파이프를 이용한 관개 점적관수시스템을 완성했다. 1965년 설립된 네타핌은 전세계 ‘점적관수기술(drip irrigation)’을 선도하고 있으며, 지형에 맞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이스라엘 북쪽/중앙/남쪽 3곳에 회사를 두고 있다.


점적관수기술은 적정 양의 물을 일정하게 공급하는 점적 호스를 가지고 최소한의 물을 이용하여 최대한의 수확물을 얻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밑의 그림은 점적관수시설을 보여준다. 복잡한 것 같지만 아주 간단한 설비이며, 지형과 기후, 식물의 종류에 따라 적정 양의 물이 공급된다. 특별히 뜨거운 햇빛과 더운 온도 가운데에서도 재질의 특성이 변하지 않는 파이프와 물의 막힘이 없게 하는 여과장치는 이스라엘의 특유 기술이다.


또한 식물에 필요한 영양분을 물과 함께 호스를 통해 공급할 수 있으며, 식물의 뿌리나 잎에 발육 센서를 설치하여 물과 영양분을 조절하는 최신 기술들도 소개되고 있다 (http://www.israel21c.org/whats-next-for-drip-irrigation/).


이스라엘 농업성 자료에 의하면 과거 60년간 농업 생산은 15배로 신장했으나 물의 사용량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한국 이스라엘 산업연구 개발재단, 2014.12, 이스라엘 농산업 현황 및 농업 IT 기술과 시사점). 점적관수시설을 통한 절수기술도 이러한 슈퍼 집약적 농업(Super Intensive Agriculture)을 뒷받침 했다. 또한 이스라엘은 주변국으로의 물 수출국이며, 폐수 재활용률은 세계 1위다. 전 세계의 농업 기술자들이 견학을 와 이스라엘의 놀라운 농업 기술들을 배워간다.

현재 이스라엘은 네게브 사막 지역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사막에 나무를 심고, 사막에 공원을 만들고, 사막에 마을을 건설하고 있다. 사실은 벤구리온 초기 총리 때부터 사막 지역 개발에 많은 열정과 노력을 보여왔기에, 현재 이스라엘이 이렇게 풍성해 지게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같은 기술 개발에 비교적 소극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물 수요의 급증이 전망 되고 있고, 환경 기후의 불안정에 따른 가뭄 현상도 세계적으로 보고되는 상황에서 점식관수기술은 하나의 해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스라엘의 기술을 접목한 첨단 농업기술들은 한국에 많이 적용 가능하며 더욱 배워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사막과 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환경을 변화시켜가는 자세를 배우게 되면, 한국에 최적화된 농업기술 개발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이스라엘의 점적관수기술은 엄청나게 뛰어난 기술이라기 보다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자세 가운데 나온 지형과 환경에 최적화된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이 기뻐하며 사막이 백합화 같이 피어 즐거워하며 무성하게 피어 기쁜 노래로 즐거워하며 레바논의 영광과 갈멜과 사론의 아름다움을 얻을 것이라 그것들이 여호와의 영광 곧 우리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리로다”

이사야 35:1-2


장지성

하이파 테크니온 공대 토목환경과 & 지형정보과 박사 과정


#칼럼 #농업 #과학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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