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유대인식 생일잔치

나에게 생일이란 어떤 날일까? 나에게는 의례히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불을 끈 후 선물을 받는 무심한 그림일 뿐이었다. 생일빵의 기억도 있긴 하지만.

나의 첫째와 둘째 아들은 현재 이스라엘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때문에 유치원에서 하는 생일파티에 여러 번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식의 생일 파티만 접했던 나는 이스라엘의 생일 파티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주관적인 경험이지만 이스라엘 유치원에서의 생일 파티에 대해 써보려 한다.

아이 생일 파티 날에 부모가 모두 참석해달라고 해서 알려준 시간에 맞춰 유치원에 갔다. 반 아이들이 원을 지어 앉아 있었고 우리 아이는 선생님 옆에 꽃과 프릴 등으로 장식한 의자에 왕관을 쓰고 앉아 있었다. 먼저 아이들이 율동을 하며 이스라엘 생일 축하 노래 ‘욤 훌레뎃(יום הולדת )’을 불러주었다.

그리고 아이가 원하는 친구 두 세 명을 선택하게 한 후 모두 함께 일어나 신나게 춤을 추었다. 댄스 타임이 끝나자 반 친구들은 다 자리에 앉았고 남편과 아이는 선생님이 준비한 간단한 게임을 하며 둘이 춤을 추었다. 아이가 의자에 앉자 선생님은 친구 둘을 선택하게 했고, 두 친구가 볼 뽀뽀를 해주며 반 아이들이 함께 만든 선물을 증정했다. 물론 두 친구는 예쁜 여자 친구들이었다.

이제 아빠의 팔 힘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이것은 이스라엘 만의 생일 축하 전통 같다. 생일을 맞은 아이가 앉아 있는 의자를 아빠가 아이 나이+1만큼 통째로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하는 것이다. 모두 함께 숫자를 세고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의자를 올렸다 내리자 환호의 박수와 함께 아빠의 팔 후덜덜은 끝이 났다. 이것은 행운을 염원하는 의식이라 하는데 내 추측으론 사람들에게 존귀히 여김을 받으며 축복이 되라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나면 반 친구들이 아이에게 축복의 말을 해주었다. ‘건강하길’ ‘축하해’ ‘행운을 빌어’ 등의 내용이었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아이에게 손을 얹고 축복의 기도를 해주면 생일 파티 의식은 끝이 난다. 참 감동적인 장면이다. 그 후는 한국과 같다. 생일 케이크에 나이만큼 촛불을 켜고 함께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이스라엘 버젼으로 부른 후 불을 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수고대하던 케이크를 같이 나눠 먹는다.

장장 40분 정도에 걸친 유치원 생일 파티는 재미도 있었고 약간은 감동까지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그간 그냥 후루룩 인스턴트 라면 먹듯 생일 파티를 해왔던 나에게 이스라엘에서의 생일 파티는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유대인들은 생일도 ‘하나님께 감사’를 기본 바탕으로 한다고 한다. 먼저 귀중한 생명을 가정에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유대 민족을 축복하사 그 수를 한 명 더 늘리셨음에 감사하고, 모두 삶이라는 선물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는 것이다.

이미 수십 번 매해 생일마다 감사의 기회를 놓쳐 버렸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생각하며 마음 속으로 조용히 하나님께 기도 드렸다. ‘하나님 귀한 아이들을 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삶이라는 선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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