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다아티'에서 '레 다아토'로 : 히브리어로 본 선악과의 의미

우리말 성경에서는 선악과에 대한 묘사를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라고 했다. 그러나 영어 성경에서는 ‘지식의 나무(the tree of the knowledge)’ 즉,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의 나무라고 번역을 했다.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지식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닐까?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선과 악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그것을 잘 활용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얼마나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이 좋은 것을 하나님은 왜 먹지 말라고 하셨을까?

히브리어 성경 원문에도 선악과가 ‘에츠 하다아트(עץ הדעת), 지식의 나무라고 표현되어 있다. 지식을 뜻하는 이 ‘다아트’는 지혜, 이해, 상식, 논리 등의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에츠 하다아트’의 열매를 먹게 되면 생각이 들어오게 되고, 지식이 들어오고 이해가 들어오고 논리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 때부터 사람은 하나님을 멀리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내 생각, 내 논리가 내 안에 먼저 들어오면 하나님의 말씀은 자연스럽게 거부되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명령과 말씀에 ‘내 생각에는~’이라는 반응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내 생각에는’이라는 현대 히브리어 표현이 바로 ‘레-다아티(לדעתי)이다.)

불순종의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내 생각에는 지금 벌거벗은 모습이 부끄럽다. 내 생각에는 내 잘못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잘못이다.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합리적이지 못한 것이다. 내 생각에는 하나님이 두렵고 무서워서 숨어야 하겠다. ‘에츠 하다아트’의 열매를 따 먹음으로 ‘레-다아티’가 생겨버린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 앞에는 ‘레-다아티(내 생각에는)’가 아니라 ‘레-다아토(לדעתו, 그의 생각에는)’로 나아가야 한다. 그분의 말씀이 우리 삶의 진정한 지식이요, 지혜요, 상식이며, 논리임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이 순종을 기뻐하신다. 아담과 하와 이후로 ‘레-다아티’가 들어왔기 때문에, 이것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분도 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순종을 제사보다 기뻐하시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자에게 세상이 알지 못하는 비밀한 영광을 보이신다.

이 ‘레-다아티’ 때문에 우리는 선천적으로 순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 땅에 본보기를 보내주셨다. 죽기까지 자신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생각과 말씀에 순종하고, 그 순종의 핏값으로 그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살리신 분, 주 예수 그리스도.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를 전적으로 의존할 때, ‘레-다아티’를 버리고 ‘레-다아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 때에 우리는 하나님 앞에 순종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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